업무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챗GPT 글쓰기

   
정태일 (지은이)
ǻ
천그루숲
   
18000
2025�� 04��



■ 책 소개


자기소개서, 이메일, 보고서, 회의록부터 보도자료, 사과문, 리뷰와 칼럼까지
빨리 배워 바로 써먹는 직장인의 글쓰기 공식과 챗GPT 프롬프트 전격 공개!

챗GPT가 등장한 이후 직장인의 글쓰기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엔터키를 두드리며 써내야 했던 문서들이 이제는 단 몇 분 만에 완성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매일 야근을 하며 보고서와 이메일, 회의록에 시달리고 있다. 왜일까? 생성형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단순히 “보고서 써줘”라고 요청하는 것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정교한 글을 얻어내는 것은 천지 차이다.

현직 스피치라이터인 저자는 “단순히 챗GPT를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특히 “회사에서 AI를 잘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업무 생산성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회사와 최고경영자를 대신해 20년간 글을 쓰며 살아온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모두 발휘해 막연하고 뻔한 글쓰기 이론과 복잡한 챗GPT 사용법은 싹 빼고, 직장인 글쓰기에 특화되고 검증된 구체적 방법과 결과만 가득 담았다.

■ 저자 정태일
저자는 20년간 포스코퓨처엠, 삼양홀딩스, 한국전력공사 등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최고경영자의 말과 글을 다듬어 온 비즈니스 라이팅 전문가다. 그는 회사에서 보도자료, 보고서, 연설문, 취임사, 경영서신 등 온갖 글을 맡아 쓰고 있으며, 퇴근 후에는 브런치와 책을 통해 글쓰기 직장생활 에너지산업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세상과 공유하고 있다.

챗GPT,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생성형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이고 설득력 있게 글을 쓰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실과 동떨어진 글이 아닌, 직장인의 진짜 글을 쓰겠다라는 좌우명으로 살아가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에서 글을 씁니다》 《홍보인의 사(社)생활》 《서른 살, 회사를 말하다》 《바이시클 다이어리》 《내일은 오를 거야, 제발》 등이 있다. 휴넷과 윌라에서 〈직장인의 글쓰기〉 온라인 강사로 활동 중이며, 가끔은 학교나 카페, 도서관에서도 독자를 만난다. 앞으로도 직장인을 위한 글쓰기 책과 이야기 책을 계속 써낼 생각이다.

■ 차례

프롤로그

PART 1 챗GPT와 함께하는 직장인 글쓰기
[골라 쓰는 3대 생성형 AI] 직장인의 글쓰기가 쉬워진다
[글쓰기 기초 프레임워크] AI는 알잘딱깔센을 못합니다
[연쇄질문의 힘] 생각의 사슬(CoT)로 집요하게 글쓰기
[라이터스 블록] AI가 묻고 사람이 답하는 거꾸로 글쓰기
[할루시네이션] AI의 헛소리를 줄이고 활용하는 방법

PART 2 YES를 부르는 비즈니스 라이팅의 절대원칙
[골든서클과 PREP] 직장인은 재즈보다 클래식처럼 써야 한다
[로그라인과 두괄식] 좋은 글은 첫 문장이 전부다
[복명복창] 아부를 잘해야 글도 잘 쓴다
[피드백의 힘] 상사의 지적질을 고마워해야 글이 좋아진다
[문체] 상사의 문체를 읽어내면 승진이 보인다

PART 3 퇴근이 2시간 빨라지는 유형별 글쓰기 프롬프트
[자기소개서] STAR 구조로 몸값을 높이는 글쓰기
[이메일과 카톡] 회사가 당신을 평가하는 첫 번째 글쓰기
[회의록] FAST 구조로 핵심만 정리하는 글쓰기
[보고서] 한 번에 통과하고 빨리 승진하는 글쓰기
[보도자료] 기자와 고객의 마음을 얻는 글쓰기
[사과문과 시말서] 만능은 없지만 원칙은 있다
[거절과 질책] 싫은 소리도 품격 있게 하는 방법
[프레젠테이션] TALK 원칙으로 프레젠테이션 글쓰기
[비전선언문] 목표가 보이는 조직의 글쓰기
[리뷰와 칼럼] 플랜B를 만드는 회사 밖의 글쓰기

PART 4 AI를 뛰어넘는 진짜 고수의 글쓰기 비법
[경험, 개성, 맥락] 챗GPT가 절대 못 쓰는 걸 써라
[매일, 그리고 매일] 원펀맨에게 배우는 글쓰기의 기초
[결정적 타이밍] 글쓰기에는 3때가 있다
[관찰, 구조화, 대응]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찾은 직장인 글쓰기의 3법칙

PART 5 회사 밖으로 확장되는 퍼스널 라이팅
[링크드인 글쓰기] 회사 밖으로 나가는 슈퍼 직장인의 첫걸음
[주식보다 글쓰기] 글은 지식과 경험이 집약된 획득자산
[월급쟁이 책쓰기] 퇴근 후에 쓰는 진짜 회사 이야기
[나만의 GPTs] 글쓰기 AI 비서를 길들이는 방법

에필로그 _ 쉽게 잘 쓰고 싶은 직장인의 욕심을 응원합니다

 




업무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챗GPT 글쓰기


챗GPT와 함께하는 직장인 글쓰기

[글쓰기 기초 프레임워크] AI는 '알잘딱깔센'을 못합니다

일단 챗GPT를 깔긴 깔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직은 좀 막막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챗GPT와의 대화가 낯설어 말문을 쉽게 열지 못했고, 어렵게 만든 결과물은 영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챗GPT와 대화하는 방법이 궁금한 분들께, 제 선배인 C그룹 이 부장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날은 퇴근 1시간 전에 프로젝트가 위에서 툭 떨어진 불길한 하루였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프린트 오류까지 자꾸 나서 선배가 신입사원에게 파일 출력을 부탁했다죠. 분명 급하다고 말을 했는데도 몇 분째 무소식이라 신입사원을 다시 불렀습니다.


아까 말한 출력 아직도 안 됐어요? (살짝 짜증)

아뇨, 그때 출력했습니다. (의기양양)

출력물은 어디 있는데요? (의아)

프린터 앞에 있겠죠. (순진무구)

뭐? 나한테 갖다 줘야지! (완전 황당)

출력하라고만 하셨지 가져오라고는 안 하셨잖아요? (퉁명)


선배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놈이 날 놀리나?' 싶었는데, 표정을 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기색이라 오히려 놀랐다고 합니다. 시트콤 속에 빨려 들어온 기분이 들어서 몇 초간 버퍼링이 왔다고 해요. 선배는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는 신입사원이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출력물 하나 책상에 못 올려놓느냐라며 저에게 한참을 하소연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 선배의 답답한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신입사원이 부장을 골탕 먹이려는 게 아니라면 저럴 수는 없다고 봐요. 그런데 의외로 제 주변 선후배들에게 물어보니 Z세대한테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데, 그 부장님이 좀 꼰대 아냐?라며 신입사원 편을 드는 사람도 여럿 있더라고요. 다른 건 몰라도 그 선배가 꼰대인 건 200% 확실합니다. 그런데 저도 반쯤 꼰대니까 이 문제에 대해선 선배 편입니다.


정확하게 물어야 원하는 답을 얻는다

생성형 AI의 대화문법과 방식을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챗GPT와 일을 할 때도 이런 상황이 종종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짬과 눈치'라는 게 있지만, 국립도서관을 통째로 머리에 넣고 있다는 그 똑똑한 챗GPT에게는 놀랍게도 그런 게 전혀 없으니까요. 그래서 챗GPT에게는 정확히 묻고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원하는 대답과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구글의 시대에는 '검색'이 핵심역량이었다면, 챗GPT의 시대에는 '질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성형 AI에게 건네는 이 질문을 조금 어려운 말로는 '프롬프트(Prompt)'라고 부르고, 이것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일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합니다.


생성형 AI 시대의 올바른 질문법

그렇다면 프롬프트를 어떻게 설계해야 회사에서 챗GPT로 적정 수준 이상의 글을 빨리 써낼 수 있을까요?


첫째, '구조화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내용과 순서를 설계하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순서 없이 물으면 챗GPT가 써내는 글의 수준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즉, 누가(역할), 무엇을(지시), 어떻게(예시, 단계, 포맷), 왜(맥락)에 대한 내용을 명확하게 입력해야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프롬프트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콘텍스트, 즉 '맥락'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 글이 사용되는 장소와 시간, 새로운 정보와 이미 알고 있는 정보, 독자와의 관계, 독자의 배경지식, 글쓴이의 입장 등을 함께 알려주면 엉뚱한 글을 써올 우려가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듭니다.


둘째, 정보의 내용을 가득 채워 넣어야 합니다. 구조를 잡는 게 '철사'로 인형의 뼈대를 세우는 일이라면, 정보 제공은 '찰흙'으로 뼈대 위에 살을 붙이는 일입니다. 일단은 지루할 만큼 최대한 길고 자세하게 쓰는 게 좋습니다. 준비한 재료가 많아야 어떤 요리든 입맛대로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예들 들어 너는 직장인이야!라고 모호한 역할을 주기보다는 너는 에너지 공기업 사장의 취임사를 쓰는 20년 차 전문 스피치라이터야! 라고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건배사를 써 줘!라고 하지 말고 “탄소중립, 에너지안보, 에너지효율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에서 국내외 에너지기업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오찬을 수행할 거야. 너는 VIP의 긴장을 풀어주는 편안하면서도 격식있고, 주제를 잘 살린 건배사를 선창과 후창의 형태를 갖춰서 20자 내외로 3개 제시해 줘!”라고 조금 시시콜콜하게 쓰는 게 훨씬 좋습니다.


셋째, 구조에 맞춰 내용을 충분히 채워 넣었다면 불필요한 ‘노이즈’를 제거할 차례입니다. 이때는 과도한 예의나 감정표현, 불필요한 말습관, 미사여구 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아무리 챗GPT가 사람처럼 대답을 한다고 해서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를 부탁드려도 될까요?”와 같은 존댓말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사람 같아도, 인공지능은 기계입니다.


말의 의도를 숨기거나 빙빙 돌리는 복잡한 말투도 지양해야 합니다. 그렇게 급하면 어제 오지 그랬슈?라는 충청도식 과속금지 안내판처럼 의도를 숨겨서 요청하면 챗GPT는 지시의 맥락, 문화적 배경, 의도를 사람처럼 즉시 이해하지 못합니다. 혼선만 커질 뿐입니다. 심지어 문장이나 대화가 아니어도 됩니다. 번호를 붙여 개조식으로 쓰거나, (), [] 같은 문장부호를 활용해 핵심만 써도 깔끔합니다.


해석의 여지가 많은 '열린 프롬프트'보다 해석이 분명한 '닫힌 프롬프트'가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대해 알려 줘라는 요청과 인공지능의 3가지 주요 응용 분야를 나열하고 각각에 대해 한 문장으로 요약해 줘라는 요청의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아무런 정보나 지식이 없는 특정 상황에서는 '열린 프롬프트'를 사용해 1차적으로 자료수집을 하거나 예상치 못한 통찰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철저하게 계산된 질문일 때 제한적으로만 쓸모가 있습니다.



퇴근이 2시간 빨라지는 유형별 글쓰기 프롬프트

[자기소개서] STAR 구조로 몸값을 높이는 글쓰기

여러분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며 쓴 글이 뭔지 기억하나요? 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입니다. 둘이 세트로 붙어 다녀서 어떤 분들은 같은 걸로 착각을 하는데, 영어로만 풀어 봐도 이력서는 레쥬메(Resume), 자기소개서는 커버레터(Cover Letter)로 그 뜻과 내용이 엄연히 다릅니다.


이력서에는 학력, 경력, 외국어 점수, 봉사활동, 그리고 남자들은 군대까지 인생의 주요사건들을 객관적으로 기록합니다. 마치 하나의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한 점을 콕콕 찍는 것처럼 말이죠. 반면 자기소개서에는 지원동기, 직무 경험, 성격, 가치관 등을 주관적으로 서술하죠. 이력서가 과거의 점(點)이라면, 자기소개서는 그 점들을 이어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선입니다.


두 문서의 가장 큰 차이는 내용이 고정적인지 유동적인지 여부입니다. 쉽게 말해 남편이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이 아니고서야 이력서에 들어가는 내용들은 나중에 슬쩍 바꿀 수 없습니다. 결국 이력서를 충실하게 채우고 싶다면 미래를 위해서라도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바꿀 수 있습니다. 거짓을 쓰라는 게 아니라, 같은 내용도 방법만 알면 좀 더 잘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력서가 사실의 영역이라면, 자기소개서는 해석과 비전 제시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STAR 구조로 자기소개서 작성하기

자기소개서의 항목들을 살펴보면 회사마다 질문들이 거의 비슷비슷한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원동기, 직무 경험, 성장환경, 취미, 장단점, 좌우명, 가장 힘들었던 일, 입사 후 포부, 이런 것들을 시시콜콜 물어봅니다. 이게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4가지 질문으로 분류됩니다.


당신은 어떤 점이 다릅니까? (차별적 강점)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요? (구체적 증거)

ユ 다른 점이 지금 우리 회사에 왜 필요합니까? (기여 적합도)

그래서 회사에서 뭘 할 수 있나요? (입사 후 계획)


이 4가지 질문을 이렇게 섞고 저렇게 꼬아서 그때마다 다르게 물어보는 겁니다. 참고로 이 중에서 '직무 관련 경험의 구체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취업포털의 통계가 있습니다. 이때 'STAR' 구조를 활용하면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고민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S(Strength)는 차별화된 강점, T(Testimony)는 구체적 증거, A(Advantage)는 내가 만들 수 있는 변화, 마지막으로 R(Results)은 입사 후 만들고 싶은 결과입니다. STAR 구조를 적용하면 강점을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근거와 사례를 들어 신뢰를 주고, 구체적 성과를 제안해서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원부서가 마케팅 분야라고 한다면 S: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 T: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 행동 패턴을 파악해 마케팅 전략에 반영, A: 신규 캠페인 매출 20% 상승, R: 귀사의 브랜드 충성도 증대에 기여'라고 쓸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라면 S: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 T: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네트워크 장애 해결, A: 긴급 대응능력을 팀에 전파, R: 시스템 가용성 극대화'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STAR 구조에 채워 넣을 내용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분도 분명 계실 겁니다. 학교생활만 해봐서, 회사밖에 몰라서, 너무 평범해서 그렇다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걸 찾아내는 건 결국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행 중 낯선 나라에서 길을 잃었지만 현지인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협업과 문제해결 능력'으로, 알바를 하면서 고객 재방문을 유도했던 경험은 '커뮤니케이션' 스킬로, 팀 과제에서 갈등을 조정하며 마감기한 내 결과물을 도출했던 경험은 '갈등관리와 책임감'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의 경우 늘 해왔던 업무에서도 자신을 드러낼 이야기가 충분히 숨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업무일지'입니다. 매일 기록했던 회의 내용, 프로젝트 목표, 마감일정 같은 일상적인 메모 속에서도 의미 있는 경험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난달 작성한 보고서가 CEO 발표자료로 채택되었다는 사실은 '문서를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능력'과 연결됩니다. 팀원들에게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교육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거나 부서 내에서 진행된 생성형 AI 활용 업무고도화 세미나를 기획하고 발표했다는 경험들도 충분히 매력적인 나만의 강점입니다.


[보고서] 한 번에 통과하고 빨리 승진하는 글쓰기

직장인은 보고서로 말합니다. 일을 시작하고 끝낼 때, 지시사항의 추진상황과 결과를 알릴 때, 의미 있는 자료나 정보를 공유할 때, 새로운 생각을 전달하고 추진할 때, 심지어는 노트북을 교체하거나 세미나에 다녀와서도 직장인은 보고서를 씁니다. 이걸 제대로 쓰지 못하면 아무리 현장에서 실무를 잘해도 승진할 수 없습니다.


보고서는 생각을 정리하는 '기획', 그것을 글과 도표와 그림으로 풀어내는 '작성', 내용을 검토하고 다듬는 '편집'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후 결정된 사안을 실행하고 평가하는 '피드백' 단계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죠. 직장인들이 말로 대충 하지 않고, 이렇게 복잡하게 보고서를 쓰는 이유는 조직의 실수나 잘못을 줄이고, 위기를 피하고, 더 나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입니다. 그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고요.


회사에서 작성되고 통과되는 거의 대부분의 보고서는 윗사람이 하거나 할 만한 생각을 아랫사람이 열심히 파악해 쓴 글입니다. 즉, 답이 이미 정해진 '100% 을의 글쓰기'입니다. 아래에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위로 전하는 획기적인 경우는 얼마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보수적이거나 관리 중심의 회사에서는 승인받기 어려울 겁니다.


연설문의 주인이 스피치라이터가 아닌 것처럼, 보고서의 주인도 작성자가 아닙니다. 보고서의 주인은 결재권자이기 때문에 위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따라 글의 톤앤매너와 내용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보고서는 실무자의 개인적 생각을 쓰는 칼럼이나 일상을 담는 에세이가 아니니까요. 이처럼 보고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명확합니다. 그러니 작성자가 아니라, 의사결정권자 중심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가끔 보면 '내용이 중요하지'라며 콘텐츠에만 집중하는 분들이 많은데, 세상을 뒤집을 깜짝 놀랄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보고서는 '형식'이 곧 전략이고, 내용보다 중요할 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보고서는 상황이나 목적별로 사실과 근거를 제시하는 구조와 순서가 패턴화되어 있어서, 이것만 잘 익혀도 상사의 결재 속도가 서너 배는 더 빨라집니다. 당연히 퇴근도 일찍 할 수 있고요.


보고서는 What부터 So What까지

보고서의 핵심 구성요소는 '무엇(What)'에 해당하는 제목과 개요, '왜(Why)'에 해당하는 추진배경, 실행목적, 현황, '어떻게(How)'에 해당하는 문제점과 원인, 유사사례 분석, 해결방법, 진행계획, '그래서 나더러 뭘 어쩌라고(So What)'에 해당하는 기대효과, 협조사항, 최종 결심사항 등입니다. 보고서 종류에 따라 어디에 주안점을 둬야 할지 혹은 순서가 조금씩 달라지고 몇 개는 빠질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뭘 쓸지 몰라서 빼먹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첫째, 보고서의 '제목'은 팩트 중심으로 건조하게 쓰되, 대상과 목적을 강조해서 함께 적는 게 좋습니다. 'CEO 메시지 소통T/F 운영(안)'이라고 써도 좋지만 'CEO 말씀자료의 시의성 제고를 위한 소통T/F 운영(안)'이라고 목적까지 풀어씁니다.


둘째, '추진배경'에는 트렌드 변화나 사회의 흐름을 정리해 줍니다.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제 확대를 도입하려 한다면 직장인들이 팬데믹 이후 얼마나 유연근무제를 선호하고 있는지에 대해 믿을 만한 통계, 기사, 예시, 도표, 그래프를 제시합니다. 상사의 배경지식 수준에 따라서는 유연근무제의 개념과 기존 고정근무제와의 차이점을 비교할 필요도 있습니다.


셋째, '해결방법 제시'는 앞서 언급한 문제를 풀기 위한 핵심제안입니다. 보고서의 본문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여기가 부실하면 전체 작업이 무의미해집니다.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문제해결 기간, 소요예산, 담당자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유사사례 분석을 덧붙이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넷째, 보고서의 하이라이트는 'So What'입니다. 상사가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 방아쇠를 '땅' 하고 당겨 주는 겁니다. '이게 정말 좋은 선택일까?' 라며 상사가 결정하길 두려워할 때 불안감을 걷어내 줘야 합니다. '이건 정말 좋은 생각이다. 꼭 해야 한다'라고 상사에게 최면을 거는 거죠. 혼자서 힘들면 유관부서와 기관들에게 요청할 협조사항을 정리해 우리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것도 슬쩍 알려줍니다.



AI를 뛰어넘는 진짜 고수의 글쓰기 비법

[경험, 개성, 맥락] 챗GPT가 절대 못 쓰는 걸 써라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글쓰기는 소수 엘리트들의 사치스러운 전유물이었습니다. 자료 수집, 정리, 집필의 모든 과정을 사람이 해야 했는데, 그게 시작부터 쉽지 않습니다. 리포트 하나를 쓸 때도 도서관에서 참고문헌을 쌓아놓고 한참을 뒤져야 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보고서를 완성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고요. 그 시절의 글쓰기는 지적활동보다는 차라리 고된 육체노동에 가까웠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 네이버와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대거 등장하면서 정보의 접근성이 혁명적으로 높아졌습니다.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방대한 자료가 손끝에 쌓입니다. 이때부터 글쓰기는 단순히 '자료를 찾는 일'이 아니라, 자료를 선별하고 조합하는 기술로 그 성격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다만 정보가 너무 많아 검토내용도 늘어났고, 빨라진 속도만큼 글쓰기 분량도 늘어난 부작용도 있었지만요.


그리고 지금은 챗GPT의 등장으로 글쓰기의 패러다임이 다시 달라지고 있습니다. 속도가 몇 배나 빨라진 정보검색과 수집, 정리는 기본입니다. 인간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논리적 배열과 문장 교열까지 인공지능이 대신해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할 일은 글의 주제 구상, 방향 선정, 그리고 최종검토로 줄어들었습니다.


챗GPT를 둘러싼 반응은 다양합니다. 예상외의 결과물에 만족하고 깜짝 놀란 사람들은 '이제 인간은 바보가 되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합니다.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여기는 열혈 신도들은 '이제 인간은 글쓰기에서 해방된 것 아니냐?'라며 환호합니다. 챗GPT를 그저 '전기 먹는 하마'쯤으로 평가절하하는 냉소적인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진지하게 배워보려 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반응은 다 맞기도 하고, 다 틀리기고 합니다. 챗GPT는 신도 아니고, 장난감도 아닙니다. 인간을 대신할 새로운 존재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해오던 여러 가지 업무와 글쓰기를 도울 수 있는 좋은 파트너이자 도구일 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글쓰기는 챗GPT와 사람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비법

그렇다면 생성형 AI 시대에 남들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글에 자신만의 '경험과 통찰'을 진솔하게 담아야 합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자료를 나열하고 문장을 조합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건 챗GPT가 가장 잘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생성형 AI가 아무리 빨리 정보를 처리한다고 해도, 인간처럼 스스로 무언가를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팀 관리에 대해 글을 쓴다면 단순히 '소통과 신뢰가 중요하다'는 뻔한 내용을 교과서처럼 쓰는 것보다, 팀원과의 갈등을 해결했던 자신만의 구체적 경험을 녹여내야 합니다. 그래야 상사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둘째, 자신만의 '개성과 관점'을 반영해야 합니다. 가끔씩 인공지능이 만든 글이 뭔가 밋밋하고, 어디선가 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맞는 말이지만 쓸데없는(True But Useless) 소리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의 글쓰기와 차별화하려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색깔과 목소리를 글에 담아야 합니다. 독자는 구글을 뒤져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정보, 챗GPT가 1초 만에 쏟아내는 글에는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셋째, 글의 정보가 아닌 '맥락'을 설계해야 합니다. 챗GPT가 독립된 개별 문장들을 제법 그럴듯하게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들은 모두 통계적으로 연결 가능성이 높은 단어, 문장, 문단을 기계적으로 연결했을 뿐입니다. 행간에 숨겨진 의도는 사람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요.


맥락 설계는 독자가 글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핵심메시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글의 순서와 흐름을 조율하는 작업입니다. 단순히 논리적으로 맞는 문장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글을 읽으며 '왜 이 이야기가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잡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공지능이 잘하는 건 인공지능이 잘하도록 놔두면 됩니다. 그 대신 사람은 '경험, 개성, 맥락'을 적극 활용해 글에서 열정과 진심이 느껴지도록 써야 합니다. 여기서 사람과 챗GPT의 글쓰기 진검승부가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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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