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제프리 페퍼 - 스탠퍼드경영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조직행동론을 가르친다. 그는 세계를 돌며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 및 경영자 개발 교육 프로그램 등의 경영자 세미나를 주최해왔다. 또한 미국 내 여러 기업, 협회 및 대학들의 경영자 개발 교육 과정에서도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 『권력의경영(Managing with Power)』『휴먼 이퀘이션(Human Equation)』『숨겨진 힘-사람(Competitive Advantagethrough People)』 등이 있다.
로버트 I. 서튼 - 조직 혁신과 조직 행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기업 경영 컨설턴트이며 스탠퍼드 공대 경영과학 교수이다. 또한 디자인 사고를 가르치고 보급하는 학제간 프로그램인 "신하소플래트너 디자인 연구소"의 공동 소장이며, 혁신 기업 IDEO의 특별 연구원이다. 저서로 『역발상의 법칙(Weird Ideas ThatWork)』『또라이 제로 조직(The No Asshole Rule)』 등이 있다.
■ 역자 안시열
서울대학교 화학교육학과졸업 후 서강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 외국어대 톷번역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네슬레, 지학사, 인터브랜드 코리아 등에서 다양한경력을 쌓았으며, 옥시레킷벤키저에서 4년 반 정도 인하우스 통번역사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며 출판 번역 네트워크"사이에"의 위원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는 『소크라테스 카페』『엄마와 딸』『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와 『프루스트는 신경화학자였다』를공역하였다.
■ 차례
1장 지식의 부족이 아닌 실행의 부족이 문제!
지행격차를 진단하는 방법
지행격차가 정말로 중요한가?
어떻게 지식경영은 지행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가?
실행을 통해 배운다면 지행격차는 없다
2장 말이 행동을 대신할 때
어떻게말이 행동을 대체하는가?
왜 "말" 잘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가?
경영대학원과 컨설팅 회사들은 어떻게 문제를 악화시키나?
복잡성의 신비
빈 말은 피하고 행동을 촉진하는 조직들
3장 기억이 생각을 대신할 때
행동의선례
새턴: 역사의 두 얼굴
조직을 과거에 머물게 하는 인간의 약점들
기억이 생각을 대신하는 함정을 극복하는 조직
4장 두려움이 지식 실행을 가로막을 때
의도적 경영 기법으로 이용되는 두려움
만연한 공포 경영
두려움과 불신은 어떻게 지행격차를 넓히는가?
두려움을 몰아내는 조직
역경의 시간에 두려움 몰아내기
5장 숫자가 판단을 가로막을 때
문제유발 측정 항목
왜 나쁜 측정 관행들은 사라지지 않는가?
지식 개발과 활용을 향상시키는 측정 항목들
지식의 실천을 돕는측정
6장 내부 경쟁이 친구를 적으로 만들 때
내부 경쟁 역학은 어떻게 지행격차를 유발하는가?
조직들은 왜 쓸모없는 내부 경쟁을 계속 부추기는가?
외부경쟁 대 내부 경쟁
친구가 적이 되는 상황을 예방하는 방법
7장 지행격차를 극복한 기업들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즈
뉴질랜드 우정국
8장 지식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법
지식실천을 위한 8가지 지침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지식의 부족이 아닌 실행의 부족이 문제!
매년 조직들은 수십억 달러를 경영 컨설턴트들에게 뿌리며 조언을 구한다. 1996년 한 해 이렇게 쓴 돈이 430억 달러라는 추정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비싼 값을 치르고 구한 조언이 실행되는 예는 거의 없다. 지식이 늘 실행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까? 지식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조직 성과를 저해하는 문제임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조직이 스스로 안다고 믿는 지식을 실제 어느 정도 실행하는지 조직은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 이 세 번째 물음이 아마도 가장 중요한 질문이겠지만, 세 질문 모두 중요한 동시에 비교적 명백한 쟁점들이다. 사람을 관리하고 일을 조직하는 데 우수한 방식들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개별 업종마다 여럿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우수 관리 관행들이 꽤 잘 알려져 있지만 그 확산은 느리고 산발적이며, 뒷걸음질도 흔한 일이다.
휴렛팩커드는 어느 제조 유닛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 노력에 대한 심층 연구결과는 이렇게 보고한다. “구매, 프로세스 관리, 엔지니어링, 재무를 비롯한 타 부서들 소속 이해관계자들 13명을 면담한 결과 디자인 팀원들은 부서 간 소통이 형편없고, 그런 이유로 서로에게서 충분히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혁신적 프로세스 기술과 기타 경쟁 우위의 원천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들이 간과되고 있었다.” HP 내 지식 전파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CEO 류 플랫은 이렇게 한탄했다. "HP에서 우리가 아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기업 내 베스트 프랙티스 또는 최상 지식의 전파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주목한다.
더 나은 관행들이 전체 조직에 산불처럼 번져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록스의 수석 부사장인 윌리엄 부흘러는 “성과가 좋은 공장이나 사무실이 있지만, 그것이 확산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어느 말콤볼드리지 상(The Malcolm Baldrige National Quality Award: 미국에서 탁월한 품질 성과를 이룩한 조직에 수여하는 상) 수상자는 “두 공장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경우에도, 이 둘 사이에 베스트 프랙티스가 전파되도록 하는 것은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다.” 라고 말했다.
지행격차(지식과 실행의 격차)가 정말로 중요한가?
지행격차가 조직 성과에 실제로 중요한가라는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조직 성과의 차이가 기업들의 지식 실천 능력에서 비롯된다기보다는 기업들이 ‘아는 것’의 차이에서 유래할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비즈니스 전략, 기술, 제품, 고객, 운영에 대한 통찰의 수준과 깊이의 차이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식의 차이가 조직 성과의 차이를 설명한다는 아이디어는 의문투성이다. 기업 간 지식에 중요한 차이들이 있음을 우리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관리와 운영에 대한 이해가 그 정교함 면에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식 차이는 단지 기업 성과 차이의 일부만을 설명할 뿐이며, 성과 차이의 더 큰 부분은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에 기인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왜 우리는 지행격차가 지식격차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걸까? 첫째, 지식 획득 및 전파와 관련된 활동과 조직 사례는 무수히 많으며 각기 중요한 성과의 ‘비밀’이 있다고 그럴싸하게 내세운다. 이미 책, 논문, 컨설턴트, 훈련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이 모든 것들이 앞세우는 목표 중 하나가 정보의 전파이다. 경영 관행에 대한 지식을 수집하고 저장하며 성과 향상을 위해 그러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직들이 있다. 이러한 조직들은 지식 브로커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성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다. 적어도 두 개의 주요 컨설팅 회사가 이런 일을 전담하는 유닛을 가지고 있는데, 앤더슨 컨설팅과 맥킨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유닛들은 과거 클라이언트들과 일하면서 배운 베스트 프랙티스에 대한 지식을 그런 지식 지식을 모르거나 적용해 본 적이 없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전달한다.
둘째, 연구결과를 보면 조직 성과 개선을 위한 방안이 성공하려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새로운 일 처리 방식을 도입하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것을 실행하는 게 좋다. 대표적 연구 하나를 살펴보자.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어느 전기 도매 회사를 상대로 현장 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실험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지점들과 성과 목표를 높게 세우는 지점들의 매출 변화를 비교했다. 이 가운데 벤치마킹이 더 효과적이었다. 이 경우 “매월 초 각 지점은 ‘전체 지점 순위표’를 받았는데 거기에는 지난 달 해당 그룹 내 모든 지점들의 순위와 함께 매출 성장이 백분율로 나와 있었다. 이에 더하여 각 지점은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s) 힌트 목록도 받았다. 그 목록은 최고 성과를 내는 지점의 관리자들이 제공한 정보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약 3개월 동안 이 지점들은 매출 성과가 거의 6퍼센트나 개선되었다.
베스트 프랙티스 힌트들은 실은 “잘 알려진 관행들로서 성과가 우수한 지점에서 성실하게 실행되고, 강화되어 왔다는 점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그 힌트들에 대해 공감했고, 그것들 대부분을 이미 알고 있고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스트 프랙티스 힌트들의 이러한 성격을 고려할 때 벤치마킹 집단의 성과 개선이 남들이 모르는 매우 새롭고 효과적인 관행들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주 단위 활동계획에 규칙적인 스케줄을 사용하거나 직원들의 성과를 검토하고 의논하기 위하여 지점 직원회의를 열거나, 매출 추세 보고서의 이해 및 해석에 대해 영업사원들을 훈련하거나. 신뢰할 만한 고객 서비스의 신속한 제공을 가능케 하는 관행들을 이용하는 것은 첨단과학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상식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그 실천에 있어서는 신기하게도 상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베스트 프랙티스 또는 적어도 ‘베터(better) 프랙티스’에 대한 정보가 널리 퍼져 있다면 그리고 성공적 변화를 위해서 타 기업의 모호하고 비밀스런 관행을 알아내거나 새로운 통찰을 창출하기보다는 알고 있는 지식을 실행하는 데 의존해야 한다는 증거들이 많다면 지행격차가 기업 성과에 중요하다는 견해가 논리적으로 타당할 것이다. 이 논리적 귀결은 지식 창조, 벤치마킹, 지식경영이 중요한 만큼 지식을 조직행동으로 옮기는 것 역시 조직 성공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두려움이 지식 실행을 가로막을 때
두려움과 불신은 어떻게 지행격차를 넓히는가?
두려움과 불신이 너무도 많은 직장 내에 팽배해 있는 것이 명백해 보이는 한편 이 두 가지 불쾌한 감정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논리에 회의적인 경영자들을 자주 만났다. 그들은 어느 정도의 편집증·중압감·공포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어쩌면 많을수록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다운사이징과 일자리를 위태롭게 만들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게 되고 ‘농땡이’를 치지 않게 된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동기부여에 대한 이 암묵적 이론은 중압감 없이는 사람들의 마음이 풀려서 별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저 바깥은 경쟁이 치열한 세상이므로 안일하게 여유를 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조직에서 잘릴까봐 두려워 계속 성실하게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식의 인센티브 경제 모델 중 알려진 것들도 있는데 이런 주장을 지지하는 실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공포 분위기 조성을 활용하는 경영법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면 부지런히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조직이 자신에게 일을 더 잘할 것을 기대하거나, 업무 집단 내에서 타인을 돕기 원하거나, 업무가 본질적으로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거라고 가정한다. 많은 경영 시스템들 역시 사람은 믿을만한 존재가 아니라고 가정한다. 그리고 조직 요건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조직 요건 위반 시 처벌하지 않으면 조직을 통제할 수 없다고도 가정한다. 인력 관리와 동기부여에 대한 이러한 접근법들이 너무도 널리 퍼져있다 보니 사람들은 의혹을 제기하지 않고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타당성에 대한 증거가 매우 미약하고 오히려 감시와 처벌이 성과를 저해한다는 증거가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경영에 대한 공포 기반 접근법(fear-based approach) 또는 처벌 기반 접근법(sanction-based approach)은 사회적 용인이라는 힘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 언론사들은 비열하고 우악스러운, 심지어는 무섭기까지 한 경영자들에게 종종 끌린다.
실직의 두려움은 소위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을 위한 노력들이 실패한 주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리엔지니어링의 최초 주창자들은 업무 프로세스 효율 향상을 위한 자신들의 방법이 다운사이징을 초래하지는 않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엔지니어링 하면 떠오르는 경영 컨설팅회사인 CSC 인덱스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73퍼센트가 리엔지니어링을 직무 폐지를 위해 사용했다. 미국 기업들이 리엔지니어링 실시를 위해 1994년 한 해 컨설턴트들에게 지불한 돈만 해도 70억 달러가 넘는데, 드러난 바에 따르면 리엔지니어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비율은 70퍼센트나 되며 리엔지니어링 프로젝트의 85퍼센트가 실패했다고 추정하는 문헌도 있다. “리엔지니어링의 실패는 정리해고와 일부 관련성을 갖는다.” 그리고 리엔지니어링이 정리해고를 연상시키면서 생겨나는 공포와 저항도 실패에 한몫 한다. 직원들이 업무 프로세스의 군살이 제거되면 결과적으로 자신이 해고당할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을 때, 그들에게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에 훼방놓을 이유가 충분히 있고 자기 일자리를 앗아갈지도 모르는 제안들을 내놓지 않을 이유 또한 충분히 있다.
두려움은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도 저해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상사를 두려워한 나머지 회사에 대한 나쁜 소식의 전달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 나쁜 소식이 자기 탓이 아닌 경우조차 그렇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침묵 효과(MUM effect: To Keep Mum about Undesirable Message, 바람직하지 않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잠자코 있기)’라고 부른다. 침묵 효과는 사람들이 나쁜 소식과는 거리를 두기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나쁜 소식 전하기를 원치 않는데 소식을 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엉뚱하게 자기가 추궁을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심리 실험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근거가 있다. 또한 침묵 효과에 따르면 경영자들이 나쁜 소식을 수면 위로 올리도록 적극 권장하지 않는 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보를 햇빛 아래로 꺼내놓기를 꺼린다. 그러한 정보가 지식 실천에 필수적이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개선을 남보다 먼저 제안하는 것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암시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개선 제안 자체를 회피하기도 한다. 이것도 침묵 효과와 관련이 있다.
두려움을 몰아내는 조직
많은 조직들이 의도적으로 두려움을 몰아내는 관행을 개발했다. 그럼으로써 이 조직들은 지식이 즉각적으로 개발되고, 공유되는 건강한 기업이 되었다.
실패에 대해 불이익을 주기로 유명한 산업인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이와 유사한 접근법을 SAS 인스티튜트가 취했다. SAS 인스티튜트의 HR 부사장인 데이비드 루소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벌을 주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창의력에 상을 줍니다. 유명한 교육학자 마리아 몬테소리가 그랬듯이 우리는 창의력을 이끄는 자리에 있어야지, 이끌리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SAS 인스티튜트는 기꺼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도록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회사는 교육 소프트웨어와 비디오 게임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는데 이 두 분야는 회사가 중점을 두었던 통계 분석, 의사결정 지원, 데이터베이스 관리와는 꽤 거리가 멀었고, 이들 사업으로의 진출이 인수가 아닌 내부 개발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 물론 새로운 벤처나 프로젝트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맞춤 남성복 소매업체인 더 멘즈 웨어하우스의 최고 경영진은 두려움을 반드시 추방해야 한다고 깊게 믿고 있다. 더 멘즈 웨어하우스는 직원이 매장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걸려도 처음에는 내쫓지 않고 봐준다. 심지어 두 번째 걸려도 해고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것이 이상하게 생각된다면 창업자이자 회장인 조지 짐머의 말을 숙고해보자. “우리는 의복이 아닌 사람을 다루는 비즈니스를 합니다.” 소매업은 비교적 임금이 낮은 산업이다. 인적자원 개발 부사장 찰리 브레슬러는 소매 산업에서는 일선 판매를 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순탄치 않은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학교 다닐 때 문제가 있었다든지, 경력 상 문제가 있다든지, 개인적 문제가 있다든지 하는 등의 이유로 비교적 저임금 산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고, 많은 회사에서 이들이 담당하는 업무는 낮은 숙련도를 요구한다. 더 멘즈 웨어하우스는 이런 사람들을 계발하고, 그들의 숙련도와 자존감을 높여서 더 큰 성공으로 이끄는 것을 회사가 해야 할 숙제라 여긴다.
사람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줌으로써, 더 멘즈 웨어하우스는 직원들이 회사에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충성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두 번째 기회란 걸 인생에서 누려보지 못한 사람들이고, 첫 번째 기회조차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상식적인 의미에서 추가적 기회의 호의는 호의로서 되갚아진다. 이에 더하여 찰리 브레슬러가 설명하듯 더 멘즈 웨어하우스는 이미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선발하고 훈련에 투자해오고 있다. 문제의 첫 신호등이 켜졌다고 사람을 내보낸다면, 또 다시 똑같은 노동시장에 돌아가 선발 과정을 되풀이해야 할 것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을 뽑는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브레슬러는 이미 회사에 발을 들인 사람을 내보내고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가 이미 내보낸 사람보다 더 안 좋을 수도 있는 사람을 뽑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는 있는 사람을 계발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고 믿는다.
지식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법
지식 실천을 위한 8가지 지침
지행격차에 대해 간단한 분석이나 쉬운 답은 없다. 문제는 단순히 비용이나 리더십이 아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바꿀 수 있는 단일 조직 관행도 아니다. 지행격차는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결합하여 일어나고 조직의 리더들은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그것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주제들이 거듭 등장하며, 마찬가지로 이것들로부터 문제의 근본 원인을 다루는 방법들도 찾아볼 수 있다.
1. ‘어떻게’보다 ‘왜’가 먼저이다: 철학이 중요하다.
지행격차에 성공한 기업들에 대해 읽고 성공적 기업들을 방문하지만 배움은 왜 그렇게 적은 것일까? 한 가지 이유는 너무 많은 경영자들이 철학과 행동을 위한 일반적 원리의 측면에서 ‘왜’를 배우기보다는 상세한 관행들과 행위들과 기법들의 측면에서 ‘어떻게’만을 원한다는 것이다. 여러 조직들은 구체적인 기법이나 관행들이 아닌 기초적인 원칙들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기초적 원칙들은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나 지침들이다.
AES(전 세계적 민간 전력 생산 업체)는 네 가지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다. 재미ㆍ공정ㆍ정직성ㆍ사회적 책임이 그것이며, 이 핵심 가치는 행위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AES에는 사람들에 대한 다섯 가지 핵심 가정들도 있다. 이 핵심 가정들을 AES는 경영에 반영하려고 애쓴다. 즉, AES 사람들은 ① 창조적이며 생각하는 사람들로서 학습할 줄 안다. ② 책임을 맡고 사후 책임을 진다. ③ 실수를 저지르고 넘어질 수도 있다. ④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하기를 갈망하고 도전을 즐긴다. ⑤ 숫자나 기계가 아닌 고유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 마땅하다.
SAS 인스티튜트는 사람들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신뢰와 존중으로 대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회사가 사람이 조직에 있어 중요하다고 믿는 그 믿음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다. 더 멘즈 웨어하우스의 철학은 창립자 조지 짐머의 배경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짐머는 미처 개발되지 않은 인간의 잠재력이 엄청나고 사람들이 그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 그의 회사가 할 일이라는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수천 명의 직원들 안에 개발되지 않고 잠자고 있는 인간의 잠재력을 회사 자산으로 보느냐 아니면 공장과 장비를 회사 자산으로 보느냐에 따라 회사의 수명이 결정된다.”
이 회사들은 조직 성과를 향상시키는 일반적 원칙들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학습하고 변화하고 일한다. 조직 성과에 대한 일반적 비즈니스 모델이나 이론, 핵심 가치들, 기저의 철학들에 운영의 토대를 둘 때 단지 과거에 늘 이런 식으로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과거에 발이 묶이거나 비효과적 업무 처리 방식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이런 회사들은 선례나 기억이 생각을 대신하지 못하게 한다. 어떤 특정 관행도 그 자체가 신성한 것은 아니다. 변함없고 근본적인 것은 몇 가지 기초적인 비즈니스 원칙들과 운영 원칙들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회사들은 배울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 회사에 합류하는 사람들과도, 지리적으로 널리 흩어져있는 사람들과도 의사소통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사업에서 성공하고 높은 성과를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줄 안다.
2. 실행하고 가르치면서 지식을 얻는다
개념적 틀과 멋진 그림들이 들어찬 프레젠테이션과 말이 난무하는 세상은 말과 사고를 넘어 실천하는 행동(이 행동에는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이 포함된다)이 배움의 방식으로서 갖는 힘을 지나치게 무시한다. 가르치는 것은 알아가는 한 방식이고 일을 하는 것도,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실험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킹스턴 테크놀로지의 데이비드 선이 말했듯이 “해보면 알 것이다.” 혼다는 실제 작업 상황에서, 실제 부품을 볼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을 두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것은 곧 보고 만지고 실제 상황에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이 진정한 이해와 배움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반영한다.
학습 대상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경험을 스승으로 삼고, 실행해보고, 가르침으로써 배우다니, 이 얼마나 구시대적인 발상인가! 우리는 원격 학습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CD롬을 판매하여 사람들이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회사들이 수두룩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아이디어들과 개념들에 대해 앉아서 듣기만 하면 되는 세미나도 무수하게 많이 열린다. 우리 인간들은 어떤 것들은 그런 방식들로 배울 수 있다. 특히 구체적인 인지적 내용일 때 그렇다. 그러나 조직이나 사람들에 대한 많은 것들은 체험을 통해서만 학습된다. 실행을 통한 학습, 코칭과 가르침을 통한 학습에서는 지식 획득과 전달의 유형적이고 물리적이며 물질적 측면들이 중요하다. 증거로 보나 논리로 보나, 분명한 사실은 실행을 통한 배움이 지식의 차원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고 지행격차를 사실상 제거할 수 있다.
3. 계획과 개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콘티넨탈 항공의 COO인 동시에 회사의 회생을 이끈 사람들 중 하나인 그레그 브렌먼은 그 회생을 행동지향성 덕분이라고 말한다. “앉아서 우아하고 복잡한 전략들을 짜고, 결점 없는 의사결정들을 연속적으로 내리며 그 전략들을 집행하면, 끝장나는 거다. 우리는 행동하고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콘티넨탈을 구할 수 있었다.” 똑똑하게 말하기가 똑똑하게 행동하기를 너무도 자주 대신하는 세상에서는 계획 세우기, 결정 내리기, 회의하기, 말하기가 실행을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행위가 아닌 말을 통해 위상과 지위를 높인다. 경영자들은 일단 결정을 내리고 토론과 분석을 하고 나면 그 사실만으로 뭔가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믿지만 그런 일은 없다.
4. 실수 없는 실행 없다. 회사의 반응은?
행동의 문화를 구축함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들 중 하나는 상황이 틀어질 때 벌어지곤 한다. 행동이란 아무리 계획을 잘 세우더라도 잘못될 가능성이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PSS 월드 메디컬이 하듯, ‘연착륙’을 제공하는가? 아니면 시행착오를 가혹하게 다루어 사람들을 실패가 두려운 나머지 다른 일은 안 하고 오직 끝없는 분석ㆍ토론ㆍ회의에 빠져들게 만드는가?
AES에는 용서의 문화가 있다. 그 문화는 회사의 가치관과 신념들과 어울린다. AES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 회장인 로저 샌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서로를 지지하고 용서하는지 알면 놀랄 겁니다.” 또 다른 공동 창립자이자 현 CEO인 데니스 바케는 이렇게 논평한다. “실수는 대부분 괜찮습니다. 우린 모두 인간입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용납하는 것이 AES의 가치관의 일부입니다.”
5. 두려움은 지행격차를 벌린다. 두려움을 몰아내라
조직 내 공포는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 콘티넨탈 항공의 COO인 그레그 브렌먼은 이렇게 말한다. “압박감과 두려움이 있을 때 경영자들은 실수가 잦아지고, 일관성이 떨어지며, 비합리적인 일까지 저지른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보상으로 경력상 재앙을 맞을 수 있다면 아무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가 학습 기회를 제공하므로 실패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을 때 신속한 ‘프로토타이핑’이라는 아이디어가 적용될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이렇게 말했다. “수동적인 간부들이 아니라 생각하는 리더들을 키우기 원한다면 모험을 권장하고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실패의 틀이 아닌 용서의 틀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고성과 업무 문화에 대해 경영자들에게 가르치고 그들에게 왜 이런 아이디어들을 회사에서 실행하지 않는지 물을 때 자주 듣게 되는 다음과 같은 대답은 두려움이 일으키는 여러 가지 감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의 성과는 예측 가능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이런다고 잘린 일이 없어요. 그러니 우리가 위험이 따르는 새로운 시도를 할 이유가 뭐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지식 실천을 잘하는 기업들이 두려움을 몰아내는 이유다. 이런 기업은 누가 실수를 저질렀는지 찾아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라는 개념조차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문화를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두려움은 꼭대기에서 시작하고, 꼭대기에서 멈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공식적인 상하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경력에 힘을 줄 수도 있고 해를 가할 수도 있는 권력을 누린다. 사람은 구직이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 때문에 실직의 두려움을 갖기도 하지만, 어떤 형태의 질책으로 개인적으로 당혹감을 가질 때도 실직을 두려워하게 된다. 지식 실천을 잘하는 조직들은 많은 경우 공포가 아니라 존중ㆍ애정ㆍ존경을 고취하는 리더들이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상하질서와 권력의 차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권력 차이를 눈에 덜 띄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두려움이 덜 생긴다. 지위를 나타내는 것들과 상하계층을 강화하는 기타 상징물들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고도 유용한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하질서의 상징물들은 훨씬 낮은 지위의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직무나 급여와 회사 내에서의 미래가 더 높은 직위의 사람들 손에 달려 있음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이것이 사실이지만, 눈에 잘 띄는 상하질서의 상징들(전용 주차 공간, 개인 식사 공간, 별도의 잘 꾸며진 사무실, 복장의 차이 등)은 없애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낮은 직위 사람들의 공포를 쉽게 자아내는 상하 위계질서에 따른 권력의 차이를 상기시키는 물리적 표식들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끼리끼리 싸우지 말고 경쟁사와 싸우라
어쩌다 보니 많은 조직에서 ‘협동’이 나쁜 평판을 얻게 되었다. 협력적이고 협동적인 조직들에서는 사람들이 자신들만 생각하기보다는 서로와 전체의 복지에 대해 염려한다. 그런데 이러한 조직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회주의를 연상시키는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동은 ‘성과가 공동 노력의 산물이며, 목표를 공유하며, 각 구성원의 성공이 다른 사람의 성공과 연결되어 있고, 아이디어와 재료들 역시 공유되며, 업무가 때때로 나누어지고, 집단 내 모든 사람이 과업의 성공적 완수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 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적 체제에서 경쟁이 협동을 누르고 승리를 쟁취한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조직 내 경쟁도 이와 비슷하게 우월한 관리 방법이라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오해는 숙고하지 않은 유추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진짜 사람’들과 ‘진짜 조직’들을 다치게 만드는 ‘진짜 결과’를 빚어낸다. 이 미심쩍은 논리를 따라가다가 기업들은 내부 경쟁관계를 심화시키는 온갖 종류의 관행들을 확립하게 되었다. 강제 수행 등급 할당, 소수의 직원들을 위한 보상과 인정 제도, 제로섬 방식의 급여 인상, 사람들을 서로 대항하게 만드는 개인별 보상과 측정법들이 바로 그것이다.
7. 지식 실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측정하라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모든 사업체의 토대는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는 전략과 꾸준히 추적되는 몇 가지 핵심 측정 항목들이다.” 그러나 이 간단한 개념이 현실에서는 자주 무시된다. 조직들은 측정 항목들을 늘이고 늘인다. LA에 근거지를 둔 성과 측정 컨설턴트인 마크 그레이엄 브라운은 “어느 텔레콤 기업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의 간부들은 한 주에 100~200쪽짜리의 데이터를 검토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캡처와 분석을 쉽게 해주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시 데이터와 정보를 혼동하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측정하고픈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만든다.
‘측정 가능한 것이 실행된다’는 격언에서 회사가 많이 측정할수록 더 많이 성과를 이룩한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믿음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분실 가방, 고객 불평, 정시 운항과 같은 결정적 측정 항목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것들은 고객 만족과 항공 산업에서의 성공에 핵심적이다. AES는 공장 가동시간, 신규 사업 개발, 환경안전 법규 준수, 발전소 사업 성공에 핵심적인 요인들에만 중점을 둔다. SAS 인스티튜트는 지적 자본 사업체에서 중요한 직원 유지율을 측정한다. 기초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직접 관련된 소수의 측정 항목들이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무수한 측정 항목들보다 낫다.
기업들은 과거를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전형적인 정보 시스템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다. 얼마나 많이 팔렸는가, 비용은 얼마나 어떻게 들었는가, 자본 지출은 얼마나 했는가에 대해 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결정하는 데 유용한 정보는 좀처럼 제공해 주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회의에 앉아 있으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토론하며 보낸다. 과거와 다르고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하기 위해 무엇을 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는 너무 적은 시간을 들인다.
조직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생산 품질이 어떤지 알지만 왜 좋고 나쁜지는 알지 못한다. 품질 운동이 주는 중요한 교훈들 중 하나는 프로세스 측정의 중요성이다.
지식 실천을 측정하는 조직들은 정말이지 적다. 지식 실천을 측정하는 대신 전형적인 지식 경영 시스템과 프로세스들은 지식의 재고량, 특허의 수, 업무 재고량,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나 보고서 형식으로 잡아가둔 또는 그룹웨어(Groupware) 형식으로 가용하도록 포착해둔 지식에 초점을 두곤 한다. 경험적인 지식이 더 중요하지만 이러한 시스템들이 암묵적이고 경험적인 지식을 포착하는지의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런 시스템들이 적어도 경험적인 지식의 실제 이용 여부도 포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지식 실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조직들은 지행격차 자체를 측정하고 그것에 대해 행동을 해야 한다.
8. 리더가 어떻게 시간과 자원을 쓰는지 중요하다
아는 것과 실행 사이의 격차가 작은 기업들의 리더들은 가장 중요한 과업이 반드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많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될 필요가 전혀 없음을 이해한다. 그들의 과제는 지식이 더욱 꾸준히 실천될 수 있도록 하는 실천 시스템들의 구축을 돕는 일이다. 리더들은 환경을 만들고, 규범을 강화하며,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제품 개발 회사인 IDEO의 놀라운 성공은 회사가 어떻게든 ‘더 나은’ 디자이너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IDEO의 성공은 ‘행동하는 태도’와 새로운 시도를 통한 학습의 중요성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에서 유래하는 경영 관행들 덕이 크다. 예를 들어, 데이비드 켈리는 디자이너가 제품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할지라도 ‘바보 같은’ 행동을 시도하는 일은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순진한 척 하면서 멍청한 질문들을 던지고, 잘못됐다고 알려진 디자인 솔루션들까지 시도해 보면서 제품 디자이너들은 ‘너무 많이 아는 것의 해악’을 극복할 수 있다. IDEO 디자이너들이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줄 아는 것은 켈리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이며 회사 전체에 걸쳐 일관성을 갖는 경영 행위의 규범들을 만들려는 그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