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Healing Spaces

   
에스더 M. 스턴버그(역자: 서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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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퀘스트
   
17000
2013�� 07��



■ 책 소개
창밖 풍경이 다르면 왜 병이 낫는 속도가달라질까?

우리가 주변 환경에서 느끼는 감각과 치유 능력의 연결고리를 탐색하는 신경과학 연구의 연대기를 철저하게파고든 책.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몸속의 변화, 감정과 기억 사이에서 어떤 놀라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 공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적인 믿음에 근거를 제시하고, 집, 마을, 도시, 세계로 시각을 넓혀가며 좀 더근본적인 치유(힐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저자의설명에 따르면, ‘감각’이 우리를 ‘치유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끌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떤 공간, 어떤 장소에 있는지가 우리 삶에 결정적으로중요하다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환경의 건강함은 개인의 행복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책에서 선보이는 수많은 발견들은 병원, 공동체,그리고 근린 환경이 모두의 치유와 건강을 증진하도록 설계할 때 고려할 가능성들을 보여준다.

■ 저자 에스더 M. 스턴버그(Esther M. Sternberg)
매슈A. 윌슨(Matthew A. Wilson)과 함께 「셀(CELL)」지에 발표한 논문 「신경과학과 건축, 공통의 토대를찾아서(Neuroscience and Architecture: Seeking Common Ground)」로 ‘신경건축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의태동을 알렸다. 스트레스 반응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 뇌와 면역체계 사이의 상호작용 등에 관해 광범위하게 연구해온 정신건강 전문가.워싱턴주립대학교 교수를 거쳐 1986년부터 미국 국립보건원에 재직했으며, 지금은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정신보건원에서 연구하는 동시에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통합의학센터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면의 균형(Balance Within)』이있다.

■ 역자서영조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영어권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의 출품작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철학을 권하다』『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내가말하는 진심 내가 모르는 본심』『브레인 룰스』『생각의 공식』 등이 있다.

■ 감수 정재승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정신과 연구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조교수 등을 거쳐 지금은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로있다. 지은 책으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크로스: 정재승+진중권』 『쿨하게 사과하라』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등이있다.

■ 차례
추천의 글 - 행복을 위한 건축, 건축을 위한 신경과학 
프롤로그 - 삶의안식처를 찾아서 

1부 마음속, 가장 강력한 치유의 공간 
1. 심리학이 건축과 만나다
창밖 풍경이 당신을 치유한다 | 신경건축학의 태동 | 뇌와 건축의 오래된 만남 | 치유의 메커니즘을 찾아서 | 그곳에 가면 영감이떠오른다 

2. 보는 것이 낫는 것 : 시각의 비밀
우리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법 |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풍경의 비밀 | 빛과 색깔이 기분을 바꾼다 | 시각의 강력한 조건형성

3. 나의 뇌를 울리는 소리 : 청각의 경이
소리는 어떻게 감정이 되는가 | 정적, 소음, 놀람 | 록 뮤지션, 신경과학자가 되다 | 음악을 들으면 정말 치유에 도움이 될까?

4. 손끝과 코끝에 닿는 것 : 촉각과 후각
세공기 중에 떠도는 정보들 | 공포의 냄새, 행복의 향기 | 동방박사는 왜 예수에게 유향을 선물했을까 | 아기를 많이 안아줘야 하는 이유

2부 공간과 기억이 빚어내는 마술
5. 미로와 미궁 
해리 포터를 불안하게 만든 것 | 미로: 낯선 것과 마주치는 순간 | 미궁에서 걷고, 숨 쉬고,치유하다 | 면역력을 높이려면? 명상하거나 운동하거나! | 미국 국립보건원의 색다른 시도 

6. 현대 건축의 심리학적 모험 
천재 건축가와 디즈니의 만남 | 창안자들, 환상을 창조하다 | 길찾기의 신경과학 

7. 기억과 길 찾기 
“당신들내 기억에다 무슨 짓을 한 거요?” | 기억이 ‘나’를 만든다 | 아프던 때의 기억이 희미한 이유 | 인터루킨-1 :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디즈니랜드를 닮은 요양원 

3부 힐링스페이스를 찾아서 
8. 사람들은 왜 산티아고로 떠나는가 
성모 마리아의 기적 | 믿음반응: 강렬한 황홀감으로치유하다 | 달라이 라마와 명상에 빠진 승려들 

9.호르몬? 호르몬! 
플라시보 효과와 뇌에서 분비되는 마약 | 면역도 학습된다 | 루르드의 기적을 재현하다 | 호르몬과 긍정적 감정이 만나면

10. 더 나은 삶의 시작 
‘근거중심 디자인’의탄생 | 병원의 무시무시한 역사 | 부부 싸움을 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 | 커크브라이드의 실험 | ‘자연친화 설계’란 무엇인가 | 병원의미래를 바라보다 | 인간을 위한 과학, 치유하는 디자인 

에필로그 - 이제, 도시와 세계를 바꿔라 
참고문헌 · 찾아보기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행복을 위한 건축, 건축을 위한 신경과학 - 정재승(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몸이 아픈 환자들은 발코니가 넓고 창이 커서 나무와 꽃이 잘 보이는 공간에서 더 빨리 치유된다. 치매 환자들은 숲길을 산책하고 정원에서 차를 마실 때 인지기능이 오래 유지된다. 나무가 가까이 있고 꽃이 근처에 있어야 만족감을 만들어내는 세로토닌이 더 많이 분비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건축을 탐색하는 학문을 신경건축학(Neuroarchitecture)이라 부른다. 인간은 본래 인공건축물 안에서 생활하는 존재이니, 건축이 우리의 몸과 뇌에 끼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중요한 학문인가! 다행히 이제는 휴대용 뇌파측정기로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대뇌활동을 측정할 수 있어, 건축과 디자인, 환경 등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얻은 최신 신경건축학 연구 결과들을 일러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공간에서 삶을 영위해야 행복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힐링이 필요한 시대에 건축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나는 어떤 공간에서 가장 행복한가?",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는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프롤로그 - 삶의 안식처를 찾아서

우리는 모두 작은 규모로든 큰 규모로든 주변 장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장소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우리가 보고 느끼고 냄새 맡고 듣는 것, 즉 우리의 모든 감각을 거쳐 만들어진다. 우리가 그 장소를 한 번 경험하고, 다시 경험할 때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지고, 다시 만들어진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의 일부다. 우리를 둘러싼 공간에서 우리는 그 공간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형성하기도 한다. 우리는 환경을 집어삼키고 파괴하며, 결과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는 장소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정반대도 가능하다.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게 하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장소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한 치유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세상 어디에 있든, 바쁜 삶 속에서 잠깐만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자신만의 작은 섬을 만들 수 있다. 치유의 공간은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을 지닌 곳은 바로 우리 뇌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1부 마음속, 가장 강력한 치유의 공간

심리학이 건축과 만나다

환경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기도 할까? 주변 환경이 치유에 도움을 줄까? 물리적 공간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문제를 다룬 최초의 연구 결과가 1984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되었다. 그에 따르면, 병실 창으로 자연풍경이 내다보일 때 환자들은 더 빨리 회복되었다.


창밖 풍경이 당신을 치유한다

병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1984년의 기념비적 연구를 해낸 사람이 바로 로저 울리히였다. 울리히는 1972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펜실베니아 주 교외에 있는 한 병원에서 담낭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기록을 관찰했다. 그러고 나서 입원기간 중 침대가 창가에 있던 여성 환자 30명, 남성 환자 16명을 선정했다. 환자 46명의 침대 중 23개는 창을 통해 작은 숲이 내다보였고, 나머지 23개는 벽돌담이 내다보였다.


울리히는 각 환자의 바이탈 사인·투약량·진통제의 종류·입원기간 등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여러 지표들을 기록했다. 그리고 작은 숲이 내다보이는 침대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벽돌담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보다 24시간가량 먼저 퇴원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게다가 창밖으로 자연풍경이 내다보이는 곳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진통제도 덜 복용했다.


모더니즘 건축가 알바 알토와 리처드 노이트라는 잘 설계된 건축물이 건강에 얼마나 이로운지,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건강과 치유에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 인식은 항생제가 없던 19세기와 20세기 초의 결핵 요양원에 뿌리를 두고 있을지 모른다. 당시에 결핵환자들은 높은 산속에 있는 병원으로 보내졌다. 사람들은 고지대의 공기가 병을 없애주기를 바랐다. 그 병원들이 모두 아름답고 외딴 자연환경 속에 있었다는 것은 뜻밖에 덤으로 얻은 이점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알바 알토가 설계하여 1929년부터 1932년 사이에 그의 조국 핀란드의 파이미오 시에 지어진 결핵 요양원은 그 뒤로 병원 설계의 표준이 되었다. 파이미오 요양원의 특징은 남쪽으로 넓게 낸 창과 소나무숲이 내려다보이는 밝은 병실이었다. 휴게실은 한쪽 면 전체가 숲이 내다보이는 넓은 창으로 이루어져서 아주 밝았다. 알토는 병원의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평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실의 가구도 환자가 편안하게 느끼도록 디자인했다. 그가 디자인한 매끄러운 합판 재질의 파이미오 의자는 등받이를 비스듬하게 만들어 환자가 숨을 좀 더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그곳에 가면 영감이 떠오른다

면역학자이자 바이러스학자인 조너스 솔크는 장소가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사람이었다. 1950년대에 피츠버그에 있는 지하 연구실에서 소아마비 백신을 연구하던 중에 솔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좌절감에 빠져 사기가 저하된 솔크는 안식년을 갖기로 하고 한동안 이탈리아 중부의 아시시(Assisi)라는 마을에서 지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곳의 햇빛과 아름다운 풍광과 독특한 정신적 기운에 영감을 받아 문제의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는 서둘러 연구실로 돌아와 백신을 만들었고, 그 백신은 그 뒤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솔크는 아시시에서의 체험에 입각하여 햇빛으로 가득하고 아름다운 풍광으로 둘러싸인 곳에 연구센터를 짓기로 결심했다. 아시시가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처럼 다른 과학자들의 상상력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연구소를 짓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고 근처에 위치한 라호야를 선택했고, 건축가 루이스 칸과 함께 많은 건축가들이 20세기 가장 위대한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는 솔크연구소를 건설했다.


현재 솔크연구소는 건축가와 과학자들의 메카가 되었고, 기초과학·분자생물학·신경과학 연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솔크는 과학자와 건축가들의 유대를 강화시켜 자신이 크나큰 영감을 얻었던 분위기를 연구자들도 느끼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


아직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기초공사는 끝났다. 각 학문 분야는 상대 분야에게서 배우고 있고, 그 지식은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고 시행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우리의 뇌와 신체에 영향을 끼치고 치유를 돕는 환경의 많은 특성을 찾아냈다. 그러면 공간과 장소가, 나무들이 내다보이는 창처럼 간단한 사물이 어떻게 병세를 호전시키고 치유를 빠르게 하는지 진정으로 이해하는 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보는 것이 낫는 것 : 시각의 비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풍경의 비밀

풍경의 구조 속에 본질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서 우리의 기분을 바꿔주거나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을까?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의 어빙 비더먼 교수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아름다운 경치나 노을, 숲 같은 풍경을 볼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경로의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은 뇌가 많은 양의 모르핀을 투여해 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풍경에 색·깊이·움직임이 더해지면 그 경로를 따라 더 많은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된다.


시각의 강력한 조건형성

북유럽 국가들은 날씨뿐 아니라 기분도 우울로 가득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은 우울증 환자 비율과 자살률이 높은데, 긴 겨울과 북극지방의 긴 밤을 원인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계절성 정서장애라는 우울증은 햇빛이 부족하거나 인공적인 빛이나 어둠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에 생긴다. 이런 우울증을 지닌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밝은 햇빛이나 햇빛과 동일한 강도와 파장 스펙트럼을 지닌 빛에 노출시키는 치료법을 사용하면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막고, 에너지를 회복시켜 주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정상으로 되돌려준다.


햇빛이 기분을 좋게 하고 생리적 반응을 북돋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햇빛이 부족하면 기분이 나빠지고 생리적 반응이 저하될 수 있다. 햇빛을 너무 많이 쬐면 DNA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반면 너무 적게 쬐면 비타민 결핍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적당한 양의 햇빛이 필요하다. 우리의 몸과 뇌에는 회로가 있는데, 그 회로는 햇빛과 만나면 우리의 기분과 스트레스 반응의 리듬, 면역세포가 감염과 싸우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2부 공간과 기억이 빚어내는 마술

현대 건축의 심리학적 모험

창안자들, 환상을 창조하다

월트 디즈니는 깜깜한 데서 영화를 보게만 하지 말고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가장 재능 있는 애니메이터(만화영화 제작자) 열두 명을 뽑아서 작업에 끌어들였다. 그는 그들을 창안자들(Imagineers)이라고 불렀다. 디즈니의 창안자들은 인간 지각과 행동의 많은 면을 연구해 테마파크를 짓는 데 적용했다. 그 결과, 그야말로 진짜 같고 마음을 끄는 세계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해마다 4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 세계의 디즈니랜드, 월트디즈니월드, 엡콧센터(미국 플로리다 주 디즈니월드 안에 있는 미래 도시)를 찾는다.


디즈니 테마파크에서 입장객들이 길을 따라 걸어갈 때 각 공간은 천천히 다음 공간으로 디졸브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세계를 떠나 다음 세계에 도착한다는 걸 서서히 의식하게 된다. 창안자들은 다가오는 새로운 세계를 암시하는 신호들을 모든 감각을 통해 지각되도록 더해 가는 동시에 우리가 지나온 세계의 신호들을 제거함으로써 그런 효과를 완성했다. 크로스 디졸브(한 장면이 다음 장면으로 천천히 교차하며 바뀌는 기법)가 얼마나 교묘하게 이루어졌는지, 우리는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주변이 바뀐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다.


디즈니와 창안자들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 방법을 구상해 냈다. 사람들의 뇌가 주변 환경에서 얻은 감각적 단서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이용하고, 랜드마크를 이용해 사람들이 특정 방향, 즉 성으로 가도록 만든다. 향기와 알록달록한 장식, 흥겨운 음악을 이용해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천천히 내려오도록 유혹한다. 그러다가 온갖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중심지에서 멈추게 만들며, 사람들의 기분을 교묘하게 바꾼다. 매력적이고 안전한 상상 속 과거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가, 불안하고 놀라게 만들었다가, 다시 안전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테마파크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과 속도를 그들이 의도한 대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말은 단 한마디도 없이.


기억과 길 찾기

기억이 나를 만든다

사건과 장소에 대한 기억은 우리가 자아를 감지하는 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의식하는 데는 의식적인 의지를 관장하는 부분, 사랑의 느낌과 소속감을 관장하는 부분, 믿음과 욕망을 관장하는 부분 등 두뇌의 많은 영역이 기여하지만, 기억을 만들어내는 해마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억은 이 세상이라는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달라지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들을 만들어낸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 그리고 무엇을 어디서 어떤 기분으로 했는가 등 일상에서 날마다 습득하는 기억들은 한 덩어리로 뭉쳐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시작하면 장소에 대한 감각과 자아의식도 희미해지고, 사라지는 기억과 함께 자기 자신도 조금씩 잃어간다.


디즈니랜드를 닮은 요양원

그렇다면, 이런 과학적 원리를 고려하여 병원이나 의료시설을 설계하면 어떨까? 길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덜 불안하게 만들도록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월트 디즈니와 프랭크 게리가 입증했듯이, 불안과 공포를 유발하는 장소를 설계할 수도 있고, 즐겁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장소를 설계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픈 사람에게는 차분하고 편안한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를 둘러싼 공간들은 그런 일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의료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가들이 병원과 의료시설을 설계하면서 이런 원칙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런 곳 중 하나가 미국 코네티컷 주 뉴케이넌의 웨이버니 요양원에 있는 더 빌리지라는 시설이다. 웨이버니 요양원은 지팡이나 보행기로 약해진 다리를 보조하는 것처럼, 점차 흐려지는 기억에 도움이 될 만한 특성들을 한데 통합했다.


이 독특한 공간은 요양원을 설계할 때 한 고객의 요청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그 고객은 대다수 입주자들이 뉴케이넌 또는 그와 비슷하게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도시 출신이라는 데 주목했다. 그런 도시 사람들은 시 중심가에서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므로, 그들이 익숙한 메인 스트리트 같은 공간이 있으면 좀 더 편안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건축가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디즈니랜드의 메인 스트리트를 떠올렸으며, 그곳의 여러 특징을 요양원 설계에 반영했다. 그런 시설들은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으며, 기억상실과 세상으로부터의 고립에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환경의 이점 중 몇 가지는 입주자들이 하루 종일 마주치는 다채로운 경험에서 생겨날지도 모른다. 자극이 풍부한 환경과 적당한 운동이 만나면 기억을 지키고 기분이 좋아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실, 이 세상의 어떤 곳들은 불안과 절망을 가라앉히고 몸의 질병도 치유하는 기적 같은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 장소의 치유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연구가 새로이 시작되고 있다.



3부 힐링 스페이스를 찾아서

사람들은 왜 산티아고로 떠나는가

지구상에 안에서 밖으로, 그러니까 실내에서 실외로, 내면으로부터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외부세계로 나갈 수 있는 곳이 하나 있다면, 그곳은 프랑스 피레네 산맥 기슭에 있는 루르드다. 1858년에 베르나데트 수비루라는 열네 살짜리 소녀가 루르드에 있는 한 샘에서 성모 마리아의 환영을 보았고, 그 뒤로 마을은 치유의 성지가 되었다. 해마다 6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과 8만 명쯤 되는 병든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끌까?


성모 마리아의 기적

처음에는 아무도 베르나데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의 환영은 계속해서 총 열여덟 번이나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러던 중 어깨 탈구로 고생하던 이웃 마을의 한 여인이 샘물로 베르나데트를 찾아왔다. 이번에도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 여인은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갔고, 기적적으로 병이 치유되었다. 이 소식은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베르나데트는 주교에게 실제로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것을 확신시켰고, 주교는 그 자리에 성당을 짓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뒤 오늘날까지 전 세계 사람들은 그 성당을 찾고, 그 샘물의 물을 마시고, 그곳에서 몸을 씻고, 기도를 하고, 치유를 받는다.


성당을 휘감은 돌계단에서 바라보면 루르드 성당이 디즈니 테마파크의 매직킹덤과 매우 흡사해 놀랄지도 모른다. 매직킹덤에도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수많은 인파가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줄을 서 있고, 작은 상점에서 기념품을 사고, 언덕 위에 성이 있고 그 아래로는 광장이 있다. 그러나 루르드라는 왕국은 오락시설이 아니다. 이곳은 치유가 절실한 몸에 아주 실질적이며 강력하게 영향을 끼치는 세계다.


믿음반응: 강렬한 황홀감으로 치유하다

베르나데트 수비루가 처음 성모 마리아의 환영을 본 뒤, 루르드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기적의 치료 사례는 67건이다. 지금도 매주 그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기적같이 치유되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기적의 치유를 경험한 환자들은 루르드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에 참가한 순간 뭔가를 느낀다. 흔히 샘물로 목욕을 할 때 그런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들의 증언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이 있다. 환자들은 치유의 증거가 눈에 보이기 훨씬 앞선 그 순간 깊고도 강렬한 기쁨과 내면의 평화로 마음이 가득 찼다고 말한다.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 것으로 여겨지는 사례들을 조사한 최근의 한 연구에서 프랑스 리옹에 있는 클로드베르나르대학교의 베르나르 프랑수아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71개 사례 가운데 57개 사례에서 임상적 치유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 치유는 내면에서 느껴지는 온기·통증·전기충격·실신·원기회복·안도감·행복감으로 인식된다. 몇몇 의사는 황홀감을 느끼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대상자들이 자신이 치유되었다고 강하게 확신했다는 점이다."


강렬한 감정적 경험과 치유의 시점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은 치유과정에서 감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렇게 강렬한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에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 순례자들의 몸에 치유를 불러올 수 있을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뇌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처럼, 믿을 때는 믿음반응이 일어난다.


프랑스의 외과의사 알렉시 카렐은 기적적인 치유 사례를 자세히 묘사하면서 "이 기적의 주된 특징은 인체의 회복과정이 극히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신체의 치유과정에 기도, 깊은 믿음, 또는 황홀감이 더해지면서 빨리감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카렐이 세상을 떠나고 50년도 더 지나서야, 첨단기술은 그런 치유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믿음이 어떻게 치유를 앞당기는지 조사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했다. 아직까지 그런 메커니즘을 완전히 규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꽤 많은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 그 해답은 바로 뇌에 있다!


에필로그 - 이제, 도시와 세계를 바꿔라

뉴욕은 어떻게 건강한 도시가 되었나?

2007년에 뉴욕 시의 공공보건국장은 뉴욕이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지역임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배포했다. 뉴욕 주민의 기대수명은 미국 내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뉴욕이 치유의 장소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맨해튼은 놀라울 정도로 비만인구 비율이 낮다. 맨해튼은 전체 주민의 10∼14퍼센트만이 비만이다. 기타 버로우들과 주의 나머지 지역 대부분은 20∼24퍼센트로 나타났고, 주 북부의 일부 카운티는 25퍼센트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맨해튼은 공간이 매우 좁고 흥미로운 광경들로 가득 차 있어서,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걷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 그리고 걸으면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훨씬 덜 받는다. 걸어가면 목적지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편한 신발만 신으면 된다. 도시 설계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건물의 다양한 세부 양식과 마무리 장식 같이 사소한 것들이 사람들을 걷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뉴욕은 그런 것들로 가득 찬 도시다.


뉴욕에는 공원이 많다. 거의 모든 주민이 자기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하나씩은 있다. 1980년대에 이런 녹지공간을 청소하고, 쓰레기와 낙서를 없애고, 마약 밀매업자를 소탕하는 운동을 벌인 덕분에 오늘날 뉴욕의 공원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운동하고, 애완동물을 산책시키는 등 건강에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재미있는 볼거리와 할 거리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걸을 것이다. 특히 선택의 여지가 많고 갈 수 있는 길이 둘 이상일 때 더욱 그렇다. 거리로부터의 건축 후퇴(도로 경계선이나 대지 경계선에서 일정 거리만큼 후퇴한 구역에 건축물을 건설하는 것)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195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거리와 더 가깝고, 점포 앞에 딸린 공간이 거리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런던이나 뉴욕 같은 도시에서 사람들을 더 많이 걷게 만든다.


전 지구적 건강이 문제다

19세기가 도시 전염병의 시대였고 20세기 초반은 도시 전염병이 소탕된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전염병 확산이 증가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해수온도의 상승은 이미 전염병, 특히 콜레라를 확산시키고 있다.


메릴랜드대학교의 리타 콜웰이 연구 대상 지역으로 선택한 방글라데시와 그 남쪽의 벵골만에서는 봄과 가을이면 규칙적으로 콜레라가 발병한다. 연중 해수온도를 색으로 표시한 위성지도를 보면, 4월과 5월에 벵골 만을 가로질러 붉은색(해수온도가 가장 따뜻하다는 걸 나타냄)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그러고는 노란색(그다음으로 따뜻한 온도를 나타냄)은 3월에 가장 두드러졌다가, 6월까지 남아 있다. 9월과 10월은 좀 덜하지만 여전히 겨울과 비교하면 해수온도가 따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해수면 높이도 계절에 따라 비슷하게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고, 엽록소 농도도 마찬가지로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콜웰과 방글라데시의 국제설사병연구센터 동료들은 지역별 콜레라 발병 현황을 지도로 만들고, 환경 통계자료와 비교해 보았다. 그러자 콜레라 발병 숫자의 변화 패턴과 바다에서 측정한 변수들에서 나타나는 패턴이 거의 정확히 일치했다. 이로써 인간의 전염병이 기후 패턴에 영향을 받는 것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입증되었다.


다른 감염원에서 오는 질병 부담도 계절에 따라 변하는데, 이는 그 감염원의 서식지에서 성장에 영향을 주는 온도 변수가 달라진 결과다. 말라리아·뎅기열·리프트 밸리열·로스 리버 바이러스·세인트루이스 뇌염(이상은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 그리고 한타 바이러스와 흑사병(이상은 설치류가 옮기는 병)은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으면 발병이 증가한다. 습도가 높으면 모기와 설치류가 번성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병들은 계절에 따른 변수뿐 아니라 엘니뇨 같은 더 큰 규모의 기상 사이클에 따라서도 변동한다. 엘니뇨는 2년에서 7년에 한 번씩 태평양 해수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지구온난화는 과거에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병이 발생하는 원인도 된다. 요즘 들어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가 과거에는 살 수 없던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모기가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아주 건조했던 곳에 새로운 번식지를 만드는 것이다. 예전보다 상승한 기온은 모기가 성충이 되는 속도를 앞당기고, 모기의 흡혈 빈도를 높이며, 모기가 기생균에게 노출되는 빈도를 높여준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에 기생하는 균의 성장속도도 빨라진다. 말라리아가 아프리카 산악지대에서 가장 많이 증가하는 이유는, 낮은 기온에서는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말라리아가 크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또 한 가지 요인은 과거에 말라리아의 영향을 받지 않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서 감염되기가 더 쉽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가 촉발시키는 질병들은 북쪽으로도 퍼지고 있고, 확산되는 시기도 길어져서 이른 봄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지속된다.


도시를 둘러싼 새로운 실험들

이 모든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이런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역적,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식해야 한다. 지역 차원에서는 마을이나 도시의 건물을 설계할 때 건강과 건강을 위한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건축환경의 특징을 반영해야 한다. 국제적 차원에서는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되는 건축환경의 특징을 밝혀내서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는 이렇듯 다양하게 변화를 일으키는 동시에 그것이 우리의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할 근거자료 또한 모아야 한다.


예전에 시카고의 저소득층 공공주택단지인 로버트 테일러 홈스 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념비적인 연구의 연구진은 똑같이 아파트 생활을 하더라도 녹지 근처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황량한 지역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보다 주의력 테스트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인생의 큰 문제에 더 잘 대처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들은 보고서에서 오래전부터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같은 철학자들이 강조해 온 자연의 힘을 이 연구 결과가 어떻게 증명하는지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16층 아파트 건물 밖에 나무 몇 그루와 풀밭이 조금만 있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모든 사실은 지속 가능한 생활을 위한 도시공간을 건설하는 것이 환경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을 거라는 희망을 준다. 우리는 지역환경을 개선하면서 각자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치유해주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치유장소를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때로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평화와 치유의 장소를 찾게 될 수도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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