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불황기 시대에 30년 연속 매출·이익이 증가한 불사조 기업
유례없는 저성장의 늪 속에서 일본의 기업들이 혹독한 침체기를 보내던 시기. 2017년 기준 ‘30년 연속 매출 및 이익 증가’를 달성해 일본의 4,000여 상장사 가운데 1위를 기록한 기업이 있다. 일본에서는 저성장 파고를 이겨낸 대표적 불사조 기업으로 꼽는 기업 ‘니토리’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에 걸쳐 43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2016년 한 해 동안 일본 전체 인구의 절반인 6,500만 명이 니토리 제품을 구매했으니 ‘국민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회사. 2016년 7월 기준, 니토리의 기업가치는 매출 80조인 일본 유통업계 1위 이온을 1조 3,000억 원 이상 앞섰다.
지난 30년 동안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동일본 대지진, 원전 폭발 등 내·외부의 충격이 경제를 강타하고 그로 인한 기나긴 저성장 구간에 업계 전체가 발목을 잡혔을 때 니토리는 어떻게 거꾸로 성장을 꾀할 수 있었을까?
가장 느린 거북이가 가장 빛나는 트로피를 거머쥐다
‘꼴찌’라는 자리가 늘 익숙했기에 자신을 비우고 남의 장점을 흡수하는 데 조금의 주저함이나 부담이 없었다는 거북이 CEO, 니토리 아키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풍요로운 주거생활을 누리게 하고 싶다’는 뜻을 세우고 쉼 없이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한 발자국도 허투루 내딛지 않고 나아간 끝에 그는 다른 영리한 토끼들보다도 더 찬란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뭘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에만 매몰된 시대에 니토리는 ‘무엇을 위해 그 일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했고 불가능한 성취를 일구었다. 『거북이 CEO』는 장기 저성장의 초입에 들어선 우리 기업들에게 명쾌한 본보기와 비전이 될 것이다.
■ 저자 니토리 아키오
저자 니토리 아키오는 니토리 홀딩스 회장이다. 1944년 러시아 사할린섬에서 태어났다. 1964년 삿포로 단기대학을 거쳐 훗카이가쿠엔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1967년 삿포로에서 니토리 가구점을 창업한 뒤, 1972년 니토리 가구도매센터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같은 해 미국 시찰 여행에 참가하며 인생관이 크게 달라진 그는 1978년 사명을 주식회사 니토리 가구로, 1985년 주식회사 니토리로 잇따라 변경했다. 2010년에는 지주회사로 전환. 2016년 연 매출 5,129억 엔(약 5조 1,290억 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매출 80조의 이온을 제치고 일본 유통업계 1위에 올랐다. 2017년 현재 니토리 매장 수는 해외 지점을 포함하여 470여 곳에 달한다. 특히 2017년 2월기 기준 ‘30년 연속 매출 및 이익 증가’를 기록하면서 일본 4,000여 개 상장사 중 1위를 기록, 유통업계는 물론 일본 사회를 놀라게 했다.
■ 역자 이수형
역자 이수형은 미국 롱아일랜드대 MBA 과정을 졸업하고 일본 문부과학성의 리서치 펠로우십을 수료했다. 뉴욕 한국일보에 기명칼럼 <뉴욕의 문화-예술 명소를 찾아서>를 장기 연재했으며, 파나소닉 한국 법인에서 홍보-CSR, 기업철학 교육, 올림픽 마케팅 업무 등을 담당했다. 현재는 독립 출판 기획가(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데서 큰 보람과 기쁨을 얻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셀러브리티의 시대』『뉴욕의 특별한 미술관(공저)』등이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구글의 철학』『드러커의 마케팅 인사이트』『사업은 사람이 전부다』『돈이 벌리는 조직』『라쿠텐 스타일』등이 있다.
■ 차례
글을 시작하며
거북이 속도? ‘이룸’을 위한 최고의 속도!
제1장 큰 뜻. 껍질 속의 거북이를 깨워 먼 바다로 이끄는 힘
제2장 비전. ‘기한 있는 목표’로 추진력을 더한다
제3장 의지. 의지는 마음이 아닌 정교한 습관이다
제4장 집념. 리스크를 기회로 삼는 ‘밝은 철학’
제5장 호기심. 혁명의 근간을 이루는 ‘다른 생각, 다른 시도’
거북이 CEO
큰 뜻. 껍질 속의 거북이를 깨워 먼 바다로 이끄는 힘
희망이 안 보이던 학창 시절
나는 홋카이도 출신이다. 어린 시절, 머리가 썩 좋지 못해서 선생님의 말을 바로바로 이해하지 못했고, 기억력도 나빠 교과서를 읽어도 내용을 금세 까먹기 일쑤였다.
고등학교에서 치르는 진급 시험조차 커닝으로 겨우겨우 통과할 정도였으니, 정규 대학 입시에서 모두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가업을 택해야 하는 순간이 코앞에 다가오자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단기대학 시험을 치렀는데 다행히 누군가가 빠져나간 자리가 생겨 추가 합격할 수 있었다.
망하기 직전의 가게를 뒤로하고 떠난 여행
1967년 현재의 니토리로 이어진 최초의 가구점을 시작했을 때 나는 스물세 살이었다. 당시 나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해서 접객 자체를 거의 하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그럴 바에는 차라리 결혼을 해서 아내에게 손님 접대를 맡기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여덟 번 연속된 맞선 끝에 만난 이가 지금의 아내였다.
다행히도 아내는 사람을 상대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인상도 서글서글했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거리낌 없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아내 덕분에 그 전까지 40만 엔(약 400만 원) 수준이던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적자에 허덕이던 가게가 순식간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제 손님은 아내에게 맡기고 나는 제품 매입이나 배달에 전념하기로 했다. 이게 효과가 있었는지 1971년에는 2호점을 출점했고 이듬해인 1972년에는 자본금 300만 엔(약 3,000만 원)으로 주식회사까지 설립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호점이 생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에 1,200평(약 3,967제곱미터) 상당의 대형 가구 매장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적자가 이어졌고 은행에서 신규 융자도 중단되어 가게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 나는 우울증에 빠져 매일같이 극단적인 생각에 시달렸다.
그런데 그즈음 가구실내연구소라는 컨설팅 회사가 초청장을 하나 보내왔다. 미 서부 지역 시찰 세미나가 열리니 참가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나는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덜컥 참가 신청을 했다.
팔자대로 살자에서 뜻을 위해 살자로
당시 나와 함께 여행에 참가했던 다른 이들도 미국 소매체인의 규모에 새삼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과 일본은 문화 자체가 전혀 다르다거나 미국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해봐야 일본에서는 잘 안 팔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나는 미국의 주거 문화를 접하고 사고방식이 180도 달라질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동행한 이들이 이 테이블 정말 예쁘네, 스타일이 세련됐는데라고 느낄 때 나는 일본의 가구 문화는 앞으로 크게 달라질 거야. 미국의 스타일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벤치마킹해야겠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 가기 전, 나는 스스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며 내 인생을 지레 포기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친 뒤로 미국과 같은 풍요로움을 일본에도 확산시키고 싶다는 꿈, 즉 큰 뜻이 내 안에서 싹텄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때까지 내가 일하는 목적은 나 자신이 즐겁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하는 목적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된 뒤로는 모든 게 바뀌었다. 나 하나만 득을 보고자 노력하던 데서 내 일이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기 시작하자, 일하는 방식과 의욕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큰 뜻은 그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몰입하는 것
큰 뜻이란 개인의 이해손득을 훨씬 뛰어넘는 곳에 자리한 바람이다. 사람을 위해, 세상을 위해가 아니라면 그건 큰 뜻이 아니다. 또 실제로 사람을 위해,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인생관이 바뀌지 않고, 인생관이 바뀌지 않으면 인생도 바뀌지 않는 법이다.
큰 뜻과 비전을 달성하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해내겠다라는 굳은 각오가 필요하다. 다른 누가 아닌 내가 하겠다는 마음, 실패하더라도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있을 때 비로소 큰 뜻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회사의 큰 뜻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있을 때만, 혹은 월급을 받을 때만 그것을 생각해서는 부족하다. 출근하기 이전과 퇴근 이후, 개인적인 시간 속에서도 그 큰 뜻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회사 일을 사적인 영역까지 끌고 오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솔직히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
비전. 기한 있는 목표로 추진력을 더한다
숫자 1로 시작하는 일곱 개의 목표
큰 뜻과 더불어, 성공으로 나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또 한 가지가 바로 비전이다. 비전이란 20~30년가량의 시기 동안 달성할 목표를 말한다.
내가 장기 계획을 처음 세운 건 스물여덟, 그러니까 미국 시찰 여행에 참가했을 때였다. 그렇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앞으로 30년 동안 달성해야 할 목표를 고민했고, 그것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결의서를 작성했다.
1972년 말에 세운 이 30년 계획의 최종 기한은 2003년 2월이었다. 당시는 매장이 아직 두 곳밖에 없던 상황인지라 30년 후의 목표도 소박했다. 목표로 삼은 매장의 수는 30개, 매출은 100억~200억 엔(약 1,000억~2,000억 원)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5년 뒤 아쓰미 선생의 페가수스클럽에 가입하고 장기 계획 세미나를 수강한 적이 있다. 장기 계획의 비전을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고서 나는 전에 이미 만들어둔 30년 계획을 그대로 냈다.
그런데 아쓰미 선생의 답은 내 예상과 달랐다. 그가 말하기를 "페가수스클럽에서는 100배 발상이 기본"이라고 했다.
기존의 두세 배 정도 되는 목표라면 지금껏 해오던 방식을 지속해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100배 정도가 되면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론 결코 달성할 수 없다. 즉, 경영자 자신의 성장도 함께 요구되는 것이다.
몸으로 한 번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으로 수천 번 선언하라
비전은 나 혼자만 마음먹고서 달성할 수 없다. 사장 혼자만이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목표를 공유해야 하며, 특히 임원 등의 책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나는 회사 구성원 모두 아쓰미 선생의 강연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회사가 재정적 여유가 없는 와중에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임원들을 데리고 도쿄 세미나에 참석했다. 처음에 동행한 사람은 3명뿐이었지만 회사가 조금씩 커지면서 5명, 또 10명으로 그 숫자가 점차 늘어났다.
또한 나 자신도 직원들과 만나는 여러 자리에서 수시로 큰 뜻과 비전을 이야기했다. 매년 한 번식 열리는 경영방침 발표회나, 점장 이상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분기별 결산 발표회, 매월 한 차례 갖는 점장회의, 그리고 모든 회의가 끝난 뒤 마련하는 뒤풀이 자리 등,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큰 뜻과 비전에 대해 설파했다. 나의 반복적인 이야기에 직원들도 서서히 이 문제를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100개 매장, 1,000억 엔 매출이라는 내가 내세운 목표에 자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자나 깨나 "1,000억 엔은 달성해야지. 아니, 꼭 달성할 거야."하고 입 밖으로 내서 말하자 의욕과 자신감이 점차 커졌다. 마음먹은 것을 누군가에게, 또 나 자신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자기암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독설가 컨설턴트를 다시 찾은 이유
지금 와서 밝히지만, 나는 페가수스클럽에 가입한 뒤 한동안 그곳을 떠난 적이 있다.
그때 선생은 세상 누구보다 무섭고 날카로웠다. 연이은 질책에 바보 취급을 당하면서 나도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나는 더 이상 선생의 얼굴을 보고 싶지도, 목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다는 심정으로 페가수스클럽을 탈퇴했다.
하지만 정말 귀한 사람은 떠나고서야 깨닫는다고 했던가. 이후 몇 군데 회사의 컨설턴트를 거쳤지만, 그들의 충고는 뭔가 명확하지 않았다.
결국 2년쯤 지나 나는 다시 아쓰미 선생에게로 돌아갔다. 다시 그의 문하로 들어가면서 나는 완전히 신봉자가 되었다.
20년 뒤의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10년 목표, 5년 목표, 2년 목표, 1년 목표를 차례로 설정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6개월, 3개월, 1주일이라는 세부 목표를 더해간다는 니토리의 경영 스타일은 모두 아쓰미 선생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선생은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년을 52주로 나눠 주 단위로 결산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그 작업을 1년 간 쌓아나간다. 그다음 6개월간 개선을 한 뒤 이를 다시 수치로 남긴다.
만일 그의 가르침을 믿고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않았다면 니토리는 결코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의지. 의지는 마음이 아닌 정교한 습관이다
크고 먼 비전에서 의지가 생겨난다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나도 의지는 있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흔히들 가볍게 얘기하는 의지는 진정한 의지가 아니다. 큰 뜻도, 비전도 동반하지 않기에 공허할 뿐이다.
의지에는 반드시 수치가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앞으로 이익을 높이겠다고 말할 때와 이익을 100배로 높이겠다고 말할 때, 각각에서 드러나는 의지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여러분은 지금보다 100배 높은 목표를 성취하겠다는 의지가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치를 배제한 채 생각하기에 의지쯤은 나도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단지 의지라고만 말하는 건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평소대로 해서 도달할 수 있을 만한 목표를 비전이라 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해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비전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달성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의지다.
니토리 전체 매장이 삿포로 지역 두 곳밖에 없던 시절, 그 두 배에 해당하는 4개 매장을 목표로 삼았다면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청사진의 크기가 작으면 의지도 그 수준에서 멈추게 된다. 10년에 두 배라는 비전을 세운다면 그 정도 목표를 이룰 만큼만 의지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20~30년 뒤의 비전이라면, 게다가 그 목표가 현재의 10배, 100배에 달한다면 그곳에 도달했을 때 현재와는 차원이 다른 경치가 펼쳐지게 된다. 지금은 매장이 두 곳뿐이더라도 그 100배면 200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이 정도면 삿포로는 물론이고 홋카이도 전체를 대상으로 해도 모자라다.
워크 디자인, 비전에 정밀한 날개를 다는 작업
의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대한 비전을 설정하는 동시에, 그것을 지금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친숙한 목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30년 계획이라는 커다란 비전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세분화된다. 30년 계획→10년 계획→3년 계획→1년(52주) 계획→분기(13주) 계획→주별 계획. 여기서 1년을 52주로 나누어 매장별, 지역별, 상품별 실적을 산출해서 상황을 체크한다.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주 세부 목표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워크 디자인(work design)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회사는 결산을 월차로 하며, 1개월분의 수치가 나오는 것도 보통 다음 달 5일이나 10일쯤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결산이 늦어지면 영업에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그 달 내로 즉각적인 대책을 세울 수가 없다.
게다가 월차 결산을 하면 한 달의 영업일수가 30일, 31일, 2월의 경우 28일로 저마다 다르다. 요일 구성도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를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에 비해 주차 결산의 경우 영업일수와 요일이 항상 동일하기 때문에 100년, 아니 1,000년이 지나도 어긋나지 않는다.
매주 보고하는 리포트에는 1년 뒤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반드시 적도록 한다. 주간 보고를 하면서 내년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듬해가 시작되기 전, 그 내용들을 모아 수백 단원을 담은 1년 치 계획을 완성한다. 사전에 세워둔 이 같은 계획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쓸데없는 작업이 많아져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사람은 원하는 크기만큼 성장한다
회사가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나다. 그래서 회사나 사장을 위해서 일하는 곳이 아닌, 자기 자신이 성장하는 장으로 느낄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싶었다. 여기서도 큰 뜻과 비전을 공유한다면, 회사가 발전하는 길과 직원들 개개인의 성장하는 방향은 서로 어긋나는 일이 거의 없다.
한편으론 직원들마다 회사의 비전과는 별도로 각자의 비전이 있었으면 한다. 그러니까 20년 뒤나 30년 뒤 자신이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머릿속에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갔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니토리의 직원들은 커리어 설계시트라는 것을 작성한다. 30년 뒤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 미래로부터 역산해 10년 뒤, 5년 뒤, 3년 뒤, 1년 뒤 본인이 도달해야 할 단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각 단계에서 자신이 맡을 직위나 업무 등, 실적 관련 사항들도 구체적으로 적어본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성장이 더딘 사람들은 시트에 기재된 10년 뒤 목표도 작은 경향이 있었다. 30세 직원의 10년 뒤 목표가 점장이라면 어쩐지 심심하다.
10년 뒤 목표는 가급적 크게 가져야 한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닌 본인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목표는 원대해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회사가 책임을 지면 그뿐, 털고 일어나 다시 한 번 도전하면 된다.
집념. 리스크를 기회로 삼는 밝은 철학
집념이란 곧 긍정적인 노력
집념이라고 하면 집착과 비슷한 어감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니토리에서 말하는 집념의 의미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밝은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무리 열심히 각오를 다지더라도 사람은 금세 태만해지기가 쉽다. 또 생각처럼 일이 잘 안 되면 금세 기세가 꺾이곤 한다. 그래서 높은 목표와 강한 뜻이 없으면 노력은 지속될 수 없다.
10년 뒤 이렇게 되고 싶다는 명확한 비전이 있고 지금 하는 일이 비전으로 이어질 첫걸음이라는 자각이 있다면,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그럴 때 뭔가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더 열심히 매달리는 자세가 바로 집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한 고집
내가 수입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는 가격이었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건 저렴한 가격이다. 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싼 물건을 찾는 고객의 요구가 컸기에 나는 내 방식을 밀고 나갔다.
사내에서 수입 반대 의견에 부딪혔을 때는 일단 3년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 고객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그때부터는 해외에 출장을 갈 때 다른 직원과 동행해서 내가 임의대로 상품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게끔 했다. 그러면서도 3년은 부족하니 5년을 채울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수입을 멈추지 않았다. 수입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제품 매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환율은 달러당 250엔 정도였지만, 1985년 플라자합의(미국의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재무장관들이 맺은 합의-옮긴이)로 순식간에 엔화 가치가 뛰어 달러당 120엔 수준에 도달했다. 제품을 매입하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전의 절반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1990년 중반에는 환율이 달러당 80엔 수준까지 하락했다. 국내 생산 제품과 수입 제품의 가격 차이는 압도적으로 벌어졌으며, 수입 제품의 품질도 조금씩 나아져 고객 클레임은 크게 줄었다.
경영자의 일은 20년 앞을 내다보고, 거기서 역산해 10년 뒤의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에 맞춰 경영의 방향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반대에 부딪힐 때마다 다른 길로 돌아섰다면 아마도 지금의 니토리는 없을 것이다. 처음 직거래를 시도했을 때 나는 도매상의 집요한 방해와 차별대우에도 굴하지 않고, 직접 트럭을 준비하고 창고를 빌리는 등 자구책을 고안했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가구를 수입할 때도 각종 문제와 클레임이 터져 나왔지만 회사의 방침을 단념하지 않았다.
호기심. 혁명의 근간을 이루는 다른 생각, 다른 시도
내가 만족하려면 남들을 만족시켜라
호기심이란 항시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마음을 말한다. 다만 그저 새로운 게 좋다는 식의 발상은 니토리에서 말하는 호기심과 의미가 다르다. 큰 꿈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뭔가를 업무에 더 담아낼 수 없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찾는 노력이 바로 니토리의 호기심이다.
꼭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만 우수한 인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기치 않은 중요한 발견은 대개 그 사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이에게서 나온다는 결과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사람은 결코 이 일을 할 수 없다. 항상 뭔가를 갈구하고, 뭔가를 더할 수 없는지 스스로 과제를 찾는 이들에게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래서 아이디어에도 큰 뜻과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남들이 아무리 칭찬을 해주고 큰돈을 벌어도 만족할 수 없다.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
달리기 경주에서는 초반이 중요하다
사람은 원래 누구나 게으름뱅이다. 그래서 얼마 안 되는 노력만으로도 커다란 차이가 생긴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경우 입사 후 스타트 대시(start dash, 출발 후 최고 속력에 달할 때까지의 전력 질주-옮긴이)가 중요하다.
니토리에서는 입사 3년차까지는 연공서열제를 적용하며, 평가 결과에 따른 대우의 차이도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고 노력을 게을리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출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입사 초기 더 열심히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
평생 교육의 한 단계로서, 인생의 계획을 세워보라
니토리의 전 직원들은 커리어 설계시트를 기반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배움을 지속한다. 교육은 젊을 때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평생 동안 이뤄진다.
20대에는 온몸으로 기억해야 할 일이 많다. 30대가 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장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일들이 기다린다. 그건 고객을 위한 작업이기에, 그 자체를 싫어하거나 멀리해선 안 된다.
운동을 할 때도 그렇듯이 끊임없이 반복해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몸으로 기억해야 한다. 20대라는 건 그런 시기다. 온몸으로 일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20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30대부터는 머리를 써서 이를 하나씩 개선해나간다. 그리고 40대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바꿔 개혁하며, 50대에는 하나의 경영에 임한다.
아직 현장의 일도 제대로 모르는 20대가 머리만 써서 큰일을 움직이려 하는 건 과한 욕심이다.
목표를 세울 때는 세분화하고, 수치를 반드시 동반하라
경영자는 30년, 50년 단위의 장기 계획과 3년, 5년 단위의 경영 전략을 세운다. 직원은 그에 맞춰 자신의 업무 계획을 세우게 된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큰 데서 작은 데로 밀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기본이다. 먼저 연간 단위의 큰 목표, 분기(3개월)별 중간 목표, 그리고 주간 단위의 소목표, 여기에 오늘 하루의 목표까지 분명히 정하고 그 방향으로 차근차근 나아가라.
더불어 수치를 구체적으로 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소 지키기 힘든 수치 같아도 괜찮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좋다. 수정에 수정을 거치고, 만일 그 주에 달성할 수 없다면 다음 주에 달성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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