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에서 경영을 찾다
1篇 경영의 신을 찾지 마라
경영의 신을 찾지 마라 경이원지 敬而遠之
어떤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은 입구부터 시작해서 직원 사무실, 최고경영자의 방까지 특정 종교의 가르침을 크게 인쇄하여 벽에 도배하듯이 붙여놓았다. 당연히 사훈도 특정 종교의 가르침을 본받아 벽에 크게 걸어놓고 있었다. 심지어 CEO는 말끝마다 자신이 믿는 신을 들먹이며 사업계획, 경영계획의 신의 뜻이라 하는 등 전문경영인이라기보다는 마치 전도사 같은 냄새를 풍겼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기업의 경쟁자, 거래처, 고객들 모두가 각자 다른 신을 숭배하거나 무신론자인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자신의 종교를 내세우는 기업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기가 힘들다. 공감대를 얻기는커녕 이질감을 줄 뿐이다. 세계 인류를 고객으로 삼으려는 세계 경영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보통사람들이 기업의 비전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보편성을 잃어버리고 경영의 균형마저 깨지고 만다.
언젠가 어떤 기업의 사업계획을 검토한 적이 있었는데, 기업의 규모나 기술 수준을 봤을 때 그 사업계획의 매출목표액은 거의 실현 불가능에 가까웠다. 최고경영자에게 매출목표의 하향 수정과 투입 자금의 축소를 권했지만, 수긍하지 않았다. “물론 압니다. 다소 무리라는 것을요. 그러나 저는 어제 철야기도를 하면서 하늘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하늘이 저에게 내린 최고의 기회가 이 사업이라는 것을…….”
그는 사업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빚을 끌어다가 투자를 하는 등 비합리적 수단을 동원하여 밀어붙였다. 사업계획 수정요청을 끝까지 거절하면서 반은 자신이 믿는 신의 힘, 반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수행하겠다며 신념을 꺾지 않았다. 이런 기업의 말로는 묻지 않아도 뻔하다. 결국 그 기업은 몇 년 후 문을 닫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업가도 신을 믿고 의지하면 마음의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 단, 신을 믿되 곤경과 위난시에 정신적으로만 의지하는 것이 좋다. 실천적, 논리적, 합리적 경영행위가 요구되는 기업 경영에도 신의 논리를 대입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족을 하나 덧붙이자면 이 ‘신’이라는 글자 대신에 ‘정치’라는 단어를 집어넣어도 괜찮을 듯하다.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공자는 괴이한 것, 초자연적, 초인적, 기적, 신에 대해서 흥미와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신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신을 공경하면서도 멀리해야 지혜로운 자이며, 그것은 공경할 대상이지 친근하게 가까이할 대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그는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기본 모토로 삼았으며, 일상생활을 통한 현실적이고 합리주의적인 것을 추구하였다.
2篇 경영을 물과 같이 하라
경영을 물과 같이 하라 군자불기 君子不器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이 있다. 최고의 미덕은 물과 같다는 말로, 이 지구상에 가장 근원적인 물질인 물의 특성을 의미한다. 두 개의 수소와 한 개의 산소가 합쳐 기상천외한 물이란 물질이 만들어지는 데, 이는 기체가 되었다가 다시 액체가 되고, 또 고체가 되며 그 틀(그릇)이 없어 이 세상의 모든 틀을 포용하고 수용한다. 노도와 같이 만물을 휩쓸어 버리며, 조용히 만물에 새 생명의 물줄기를 공급하여 삼라만상을 자연스럽게 지배한다. 물에는 그릇을 만들지 않고 모든 그릇을 포용하고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 바로 정답이다. 기업이란 잠시도 멈추지 않고 살아 움직이고 변신과 변화를 하는 아메바와 같은 유기체 조직인 바, 이에 대응하는 경영방법이 일정한 틀에 묶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하며 예측불허인 기업의 경영은 그릇 없는 물처럼 모든 것을 치유하고 수용하며, 포용하고 또 변화해야 한다.
“경영학 교과서를 버려라” 또는 “경영의 틀을 버려라”라는 말이 요즘 필자의 화두이다. 정답 없는 경영에 경영기법을 소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문답일까? 그 대신 “경영은 물과 같이 하라”라는 화두는 모든 기업가들도 기꺼이 수긍할 것이다. 교과서와 틀을 버려야만 물과 같이 모든 것을 포용하며 해결해나갈 수 있다. 어떤 틀을 만드는 순간 기업의 환경조건은 그 틀을 벗어나 새로운 틀을 만들기 때문에 임기응변인 물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일대일의 진검승부에서 한 번도 패배가 없었던 전설적인 일본 최고검객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나에게 검법은 없다. 오로지 알아서 물과 같이 싸울 뿐이다”라고 말했고, 세계 정복자인 칭기즈 칸은 군사들에게 “전투기법은 따로 없다. 모두가 싸움에 임해 상황에 따라 물과 같이 싸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이렇듯 자연스런 임기응변의 포용력을 최고의 전략으로 생각했다.
“경영을 물과 같이 하라”는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고정되고 일정한, 그리고 독단적인 대책을 피하라.
② 획일적인 사고방식 대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라.
③ 한두 가지 지식과 기술에만 얽매인 사람을 피하라.
④ 다른 것에 대한 여러 지식과 기술을 두루 섭렵하라.
⑤ 원만하고 융통성 있는 선택과 판단에 따라 최선의 행동을 하라.
⑥ 모든 반대 의견과 사물을 포용하라.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논어(論語)』의 「위정(爲政)」 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는 “공자는 기(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자는 제자인 자공이 군자란 무엇이냐고 묻자 “군자라면 스스로 그릇을 설정하지 않아야 하고, 두루 살피나 비교치 아니한다. 소인배는 비교하나 두루 살펴보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릇은 국그릇, 반찬그릇, 밥그릇 등 원래 만들어진 크기와 용도대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군자는 한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그릇 같아서는 안 되며 또한 그릇이 되어서도 안 된다.
『논어집주』에서 ‘기(器)’란 그 용도에만 적합하여 상호 통용되지 않는데, 군자는 이와 같이 몇 가지 기능과 기예만 연마해 그것에만 정통한 나머지 아집, 독선, 편협이 되면 안 되고, 다른 것도 두루 섭렵하여 획일적인 사고와 행동보다는 자유자재로 융통성과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3篇 기업의 중심은 사람이다
닭의 울음소리 계명구도 鷄鳴狗盜
유기체인 기업 조직 내에는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 산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조직에 대한 CEO의 차별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기업조직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한 분류는 간접부서인 기획, 경리, 인사, 홍보, 영업이고, 다른 한 분류는 직접부서인 자재, 구매, 생산, 창고, 품질출고 등이다. 그런데 간접부서에는 처음부터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고 인사고과시에도 이들 부서에 대한 혜택이 우선시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니 간접부서가 크고 실세이며, 직접부서는 작고 허세인 일종의 기형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머리는 크고 몸체와 손발이 작은 외계인 말이다.
웬만한 기업의 임원이나 CEO는 대부분 기획, 경리, 인사, 홍보, 영업 출신이다. CEO를 둘러싼 인맥들도 간접부서의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기업에는 직접부서가 간접부서보다 백 배 중요하다. 다시 말해 얼굴보다 똥구멍이 백 배는 더 중요하다. 얼굴이야 못 생겨도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똥구멍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한다. 기업의 직접부서인 자재, 구매, 생산, 창고, 품질출고의 기능이야말로 그 기업의 생명을 좌지우지한다. 이 부서들에 대한 차별화는 종사원들에 대한 근무의욕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 저하를 가져오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제나라의 맹상군이 왕명으로 진나라에 사절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진나라 소왕은 훌륭한 인물인 맹상군이 두려운 나머지 계략을 세워 그를 죽이려고 했다. 맹상군이 소왕의 애첩에게 살려달라고 호소하자 그녀는 맹상군이 가지고 있었던 호백구(여우 겨드랑이 가죽옷)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맹상군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호백구 한 벌은 이미 진나라 소왕에게 바쳐서 수중에 없었다.
맹상군이 빈객들에게 대책을 묻자 눈에 잘 띄지 않는 맨 아랫자리에 있던 사람이 말했다. “제가 개 흉내를 낼 줄 알고 도둑질도 잘하는데 진나라 궁궐창고에서 호백구를 훔쳐오겠습니다.”
과연 그는 호백구를 훔쳐왔고 그것을 애첩에게 바쳐 풀려나왔다. 달아나던 맹상군은 굳게 닫혀 있는 함곡관의 성문 앞에 다다라 멈춰서야 했다. 첫닭이 울어야 문이 열리는데 아침이 오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빈객이 닭 울음소리를 흉내내자 아침으로 착각한 문지기들이 문을 열어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람들은 평소 귀한 재주와 천한 재주를 가리지 않고 개 흉내, 닭 울음 흉내를 내는 사람도 귀히 여겨 자신의 빈객으로 삼은 맹상군의 지혜에 감복했다.
4篇 멈출 때를 아는 혜안
멈출 때를 아는 혜안 기호지세 騎虎之勢
경영에도 손절매를 해서 호랑이 등에 올라타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당시 W통신은 컴퓨터 사업 부문을 최대의 역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H, L사와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생산에만 열중하던 3사는 시장판매를 전문으로 대행해줄 전문 유통회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때 신기루같이 나타난 회사가 바로 S컴퓨터였다.
컴퓨터 대리점을 하던 사람이 전문 유통체계의 기치를 앞세우고 광고를 홍수처럼 쏟아붓는 일대 회오리를 일으켰다. 연일 텔레비전과 신문에는 그 회사의 로고와 진돗개를 모델로 한 대규모 광고가 판을 쳤고, 저렴한 대량할인 판매의 구호는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회사는 가전 3사에 유통대행을 제의했고 서로 질세라 계약을 체결했다. 가전 3사는 S컴퓨터에 제품을 외상으로 쏟아부었고, 같은 판매점에서 경쟁을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수많은 광고비와 유통체계를 관리해야 했던 그 회사는 가전 3사에 대한 판매대금 입금을 점점 늦추기 시작했다. 당시 H사는 50억 원 대, L사는 60억 원대, W사는 70억 원대의 돈이 물려 있었다. 가전 3사는 외상매출금이 누적되고 자금 회수가 안 되자 S컴퓨터에 대한 정밀 실사와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오너의 좋지 않은 소문과 외상매출금을 갚을 수 있는 정상 경영으로의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H와 L사 등은 과감히 손절매를 했지만, W통신은 경영진들이 모여 손절매에 대해 날마다 논쟁을 벌였다.
“지금 그 회사와 손을 끊으면 우리 회사는 외상매출 70억 원을 손실로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도 우리 회사의 컴퓨터 판매를 제일 많이 해주는 데가 그 회사인데 지금 관계를 끊으면 앞으로 무슨 수로 판매를 합니까? 아직까지 그 회사의 유통 장악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너는 판매의 천재입니다. 조금 더 믿어 보고 거래합시다.”
“아니오. 알아본 결과 그 회사를 설립한 오너가 사기꾼이라고 합니다. 다른 회사들도 관계를 끊고 정리했답니다. 지금이라도 손절매를 해야 합니다.”
결국 W사는 양극을 달리는 침 튀기는 설전 끝에 좀 더 거래를 하기로 결정했다. 2년 후 회수가 불능한 외상매출이 400억 원을 넘어섰고, 다급한 W사의 경영진과 그룹 측은 다시 비상대책을 소집했다.
“지금 관계를 끊으면 400억 원 손실로 확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회사도 망합니다. 계속 끌고 가야 합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인데 지금 내려가면 당장에 물려 죽습니다. 기호지세라 죽든 살든 계속 가야 합니다.”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호랑이 등에 왜 올라탔는지 후회만 밀려올 뿐이었다. 기호지세의 형국 속에서 거래는 지속되었다. 8년 후 그 외상매출금은 무려 1조 원에 달했고 이는 그룹 붕괴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렇듯 경영인이라면 호랑이 등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혜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남북조시대 북조 최후의 왕제인 선제가 죽자 재상 자리에 있던 양견(陽堅)은 평소 한족이 다스리던 땅이 이민족에게 통치당하고 있음을 분통하게 여겨 점령당한 나라를 되찾으려 고심하고 있었다. 그는 죽은 선제의 아들인 정제가 나이도 어리고 똑똑치 못하여 그를 보필하여 국정을 운영하다가, 후에 제위를 물려받고 국호를 수(隋)라 일컫고, 8년 후 천하를 통일한 사람이다.
황제가 되기 전 양견에게는 훗날 독고황후가 된 부인이 있었다. 왕이 되려는 남편의 큰 뜻을 알고 있었던 그녀가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천리를 달리는 호랑이의 등에 올라탄 이상 중도에 내릴 수는 없습니다. 도중에서 내리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말테니까요. 호랑이를 탄 형세이니 어떤 일이 있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호랑이와 함께 가야 합니다. 이미 큰일을 도모한 이상 그만둘 수 없습니다.”
양견은 부인의 말에 힘을 얻어 마침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5篇 닮고 싶은 위대한 기업을 정하라
닮고 싶은 위대한 기업을 정하라 망양지탄 望洋之歎
기업에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흔히 5년장기계획, 10년장기계획으로 매출목표, 수익목표 등을 설정해 기업의 미래 청사진을 설정하고 이를 근거로 경영활동을 한다. 그러나 이런 청사진의 장기계획이야말로 종이 위에 쓴 한 장의 그림에 불과할 뿐, 살아 움직이지 못한다.
그런데 매년 청사진의 장기계획이 바뀌지 않는 적이 있을까? 고치고 바꾸고 제멋대로이다. 그럴 때 기업이 본받아야 할 위대한 기업을 선정해 벤치마킹하며 닮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닮아야 할 위인을 정해놓으면 알게 모르게 그 위인을 닮아간다. 항상 그 위인의 전기나 관련된 책, 기사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심신이 가까이 가 있는 최면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부가 닮는다는 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자기의 생각, 행동, 습관 하나하나를 그 위인과 동일시하는 동안 자연스레 잠재의식에 작용되어 무궁무진한 힘을 낸다. 또한 위인과의 동일화 의식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미 죽은 위인보다는 살아 있는 위인을 정하는 것이 더 유연하고 활동적일 수 있다.
모름지기 기업은 자기가 닮아야 할 위대한 기업을 정하여 본받고, 그 위대한 기업이 움직이는 궤도를 모방하고 창조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위대한 스승의 그림자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모방, 반추, 창조할 궤도는 다음 사항에 국한해야 한다.
기회와 위기시의 전략 | 구조조정전략 | 경영혁신전략 | 투자전략 | 판매전략 | 생존전략
상기사항 외에 절대 본받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위대한 기업의 CEO이다. 위대한 기업은 영원하지만, CEO는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장자』의 「추수」 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가을에 홍수가 넘쳐 황하로 흘러들었다. 황하의 물이 워낙 멀리까지 퍼져서 무엇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온 천하의 훌륭함이 자기에게 모여 있다고 생각하는 황하의 신 하백이 동쪽으로 가 바다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본 바다가 어찌나 넓고 광활한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백은 무궁한 그 모습에 경외를 표하며, 자신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바다의 신인 약을 올려다보며 탄식했다.
“전에는 나보다 나은 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의 모습을 보니 내가 얼마나 작은지 비참할 뿐이오.”
6篇 조직의 인맥을 없애라
재능 있는 사람을 잃기는 쉽다 읍참마속 泣斬馬謖
어느 회사의 임원 중 절반 정도가 우수한 실적과 능력을 보여주는 비오너파였던 반면, 나머지는 실적과 능력은 별로였지만 오너의 친인척으로 구성된 충성부대였다.
1년 후 임원들의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충성파들이 대거 승진을 한 반면, 비오너파 중 1명이 사직 처리되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그 임원은 실적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실수를 저질렀다고 한다. 다름 아닌 업자로부터 유흥접대를 받고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회사 사손이 별로 없었고 충분히 묵인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회사 기강 차원에서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는 오너의 주장 때문에 그를 회사에서 쫓아낸 것이다.
그 임원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회사를 떠났다. 대신에 고지식하고 영업거래에 먹통이었던 충성파 임원을 그 자리에 보임하였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모든 비리와 부조리는 사라졌지만 영업 관행에 익숙하지 못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영업점도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매출도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오너에게 다음 얘기를 들려주었다.
“회장님, 삼국지의 유비는 훌륭한 장수인 장비, 관우, 조운, 마초, 마속을 거느리고 방통이나 제갈량 같은 훌륭한 참모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천하통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회장은 갑자기 삼국지 얘기를 하는 필자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멀리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멀리 못 봐? 제갈량은 천하의 귀재잖아.” “예. 그런 그가 읍참마속을 했다는 것입니다.” “읍참마속?”
회장은 어릴 때 읽은 삼국지 내용을 더듬어내는 듯 필자를 쳐다보았다. “예. 마속은 정말 훌륭한 장수입니다. 당시 제갈량에게는 관우와 장비의 대를 잇는 절대 필요한 장수였지요. 그러나 제갈량은 군기를 세우기 위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울면서 마속을 죽였지요. 허나 아무리 실수를 한 장수라도 능력과 실력이 겸비된 이는 살리고 미래에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죠.” 회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년 후 그 회사는 매출이 급성장하여 규모가 커졌다. 알고 보니 그만둔 임원이 다시 복직되었고, 그는 회장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멸사봉공의 자세로 불철주야 뛰었다고 한다.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삼국시대 제갈량은 위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기산으로 진격하였다. 조조는 사마의를 파견하여 산기슭에 진을 치게 하고 대치하였다. 제갈량은 사마의를 치기 전에 먼저 군량 수송로인 가정을 수비해야 했다. 그때 마속이 지원했다. 그는 친구인 마량의 동생으로 제갈량이 아끼는 장수였다.
제갈량은 마속의 어린 나이가 탐탁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마속의 간청에 그 일을 맡기게 되었다. 제갈량은 마속에게 산기슭을 굳게 지키라고 명했다. 그러나 마속은 제갈량의 말을 따르지 않고 산 정상에서 진을 쳤고, 이때 산기슭에서 마속의 군대를 포위하고 있던 사마의에게 패하게 되었다.
주위에서는 유능한 장수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지만, 제갈량은 “아끼는 사람일수록 처단하여 군율의 엄함을 알려야 한다”고 말하며 마속의 목을 베고 밤새 울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