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이리야마 아키에(역자: 김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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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21
   
15000
2013�� 11��



■ 책 소개
세계 수준의 최신 경영학 지식을 한 권에 담았다!
MBA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경영전략의 최고봉’

이 책은 세계 경영학의 단면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또한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자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 즉 경영학의 최신 동향을 경영이론과 함께 안내한다. 동시에 경쟁전략, 혁신, 조직학습, 소셜 네트워크, M&A, 글로벌 경영, 국제기업, 리얼 옵션, 벤처 투자 등 경영학이 안고 있는 다양한 개념과 논점에 대한 최신 연구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저자는 17장으로 나뉜 각각의 주제를 분석하기 위해 방대한 학술논문으로 뒷받침하면서도, 그가 쓰는 문체는 쉽고 간결하다. 마치 한 편의 에세이와도 같이 가볍게 페이지를 넘기며 읽을 수 있는 동시에,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오롯이 갖춰야 할 세계 수준의 경영학 지식을 산뜻하게 건네고 있다.

■ 저자 이리야마 아키에 
1996년 게이오기주쿠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98년 동 대학 대학원 경제학 연구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미쓰비시 종합연구소에서 자동차 제조사 및 국내외 정부기관에 대한 조사 및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으며, 2003년 퇴사 후 미국 피츠버그 대학 비즈니스 스쿨원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 

2008년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같은 해 뉴욕 주립대학 버펄로 캠퍼스 비즈니스 스쿨 조교수로 부임하여 현재 재직 중이다. 전공 분야는 경영전략론 및 국제경영론이다.

■ 역자 김은선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통역학과(한일 전공)를 졸업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활자 너머의 마음과 생각을 옮기는 번역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번역서로는 『있는 그대로, 지금 이대로』 『의욕의 스위치』가 있다.

■ 차례
감수의 글 
프롤로그 

PART 1 이것이 바로 세계의 경영학 
1장 경영학에 대한 세 가지 오해 
2장 경영학은 술자리 잡담과 무엇이 다를까? 
3장 어째서 경영학에는 교과서가 없을까? 

PART 2 세계 경영학의 최신 동향 
4장 포터의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경영을 논할 수 없다 
5장 조직의 기억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장 ‘그럴 듯한 경영 효과’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7장 혁신의 필수 요건인 ‘양손잡이 경영’이란? 
8장 경영학에서 말하는 세 가지 ‘소셜’이란? (1) 
9장 경영학에서 말하는 세 가지 ‘소셜’이란? (2) 
10장 일본인은 정말 집단주의 성향이 강할까, 그러한 성향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까? 
11장 기업가정신 활동의 국제화 요인 
12장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사업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13장 어째서 경영자는 과도한 인수 금액을 지불하는 것일까? 
14장 사업회사의 벤처 투자에 필요한 요건은 무엇일까? 
15장 ‘자원기반 관점’은 경영이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PART 3 경영학의 미래 
16장 경영학은 과연 유용한 학문일까? 
17장 그래도 경영학은 진화한다 

에필로그 : 경영학의 국제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놀이터를 통해 지역공동체를 꽃피운 세계 최대의 비영리단체

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이것이 바로 세계의 경영학

경영학에 대한 세 가지 오해

미국의 경영학자는 드러커를 읽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라는 이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위대한 사상가다. 지금도 일본 서점의 비즈니스 코너에는 드러커와 관련된 책이 진열대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일본의 드러커 붐은 놀라운 현상이기는 하나, 드러커 자체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없다. 나는 미국에서 보낸 9년 동안 연구를 위해 드러커의 저서를 읽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원 강의에서도 드러커에 관한 논의를 해본 없다. 단언컨대 미국에서는 경영학의 최전선에 있는 거의 모든 경영학자가 드러커의 책을 읽지 않는다.


물론 나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나 그의 독자를 비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비판은커녕 오히려 드러커의 명언이 주는 깊은 통찰력에 언제나 감명을 받곤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미국 내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는 대부분 드러커의 저서를 학문으로서의 경영학 서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드러커의 사상 역시 그들의 연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만일 미국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가 드러커의 영향을 받았다거나 드러커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커다란 오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째서 미국의 경영학자는 드러커에게 관심이 없는 것일까?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추론이지만 드러커의 말이 명언이기는 해도 과학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의 경영학자는 경영학을 사회과학의 일부로 인식하는 시각을 중시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사회과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발전 단계의 학문이 바로 경영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미국의 주요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기업 경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고 그 성과를 교육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비즈니스 스쿨에 몸담고 있는 학자들의 소임으로 여긴다. 과학은 기업 경영의 진리를 탐구하는 미국 경영학자의 한결같은 지향점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영학자는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만으로 만들어진 드러커의 사상을 비즈니스 스쿨의 교육에 반영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과학적으로 구축되고 검증된 것이 아니어서 진리에 가깝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학술지가 아니다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은 절대 학술지가 아니다. 이것은 앞서 말한 드러커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HBR에 게재되는 논문은 새로운 경영 분석 기법 및 최신 기업 전략 등을 다루고 있지만 자세한 과학적 분석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사실 미국의 대다수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HBR에 대한 논문 게재를 교수의 중요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미국 상위권 대학의 교수는 A 혹은 적어도 A- 등급의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지 않으면 연구 성과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출세에 지장을 받는다. 그리고 뉴욕 주립대학의 기준에 따르면 HBR은 B등급에도 들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경영학자가 HBR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HBR에 발표되는 논문은 대체로 이미 축적된 연구 성과를 현실에 응용하기 위해 쓰인 것이기에 비즈니스 스쿨 학생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MBR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절대로 미국 주요 대학에 소속된 경영학자의 본업이 아니다. 그들의 본업은 가능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경영의 진리에 다가서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여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그 이론 및 분석 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다.


강의를 잘하는 것과 출세는 무관하다?

비즈니스 스쿨 교수에게 교육은 연구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미국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에게 있어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연구에 비해 그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중상위권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경영학자는 강의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비즈니스 스쿨은 다른 학술 분야에 비해 교육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적정 수중의 교육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조건일 뿐 출세를 결정짓는 것은 역시 연구 실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영학자의 보다 중요한 소임은 연구를 통해 경영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명문 대학은 연구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고 싶어 하기 때문에 소속 교수에게 무엇보다 뛰어난 연구 실적을 요구한다.



세계 경영학의 최신 동향

포터의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경영을 논할 수 없다

경영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경쟁전략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를 떠올릴 것이다. 경쟁전략론의 체계를 정립한 사람이 바로 마이클 포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포터의 이론은 경쟁전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스쿨 전략론 강의에서 반드시 공부하는 5세력 모형 및 가치사슬 모형과 같은 분석 방법 역시 포터가 창안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포터만큼 근대 경영학의 확립에 큰 공헌을 한 학자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터의 이론만으로는 앞으로의 경쟁전략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세계의 경영학자가 추진하고 있는 경쟁전략 연구는 포터의 전략론보다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 이 장에서는 바로 그 최신 연구 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포터의 경쟁전략론(SCP 패러다임)이란 경쟁사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 즉 방어적 전략이다. 위긴스와 루프리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에는 경쟁우위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즉 무한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무한 경쟁 시대에는 공격적 경쟁 행동이 효과적일 수 있다. SCP가 주장하는 방어적 전략과 다베니들이 주장하는 공격적 경쟁 행동은 서로 모순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최근 경영전략 분야에서는 통계분석을 통해 포터의 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실들이 검증되고 있으며 그 결과로서 다양한 개념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은 2~5%에 불과하다. 요즈음과 같은 무한 경쟁 시대에는 현재의 위치에 안주한 채 팔짱만 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경쟁 행동을 통한 공격에 나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포지셔닝을 통해 공격 태세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동안 해온 대로만 하면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요즘 같은 무한 경쟁 환경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연구 성과가 시사하고 있다.


경영전략론의 대표적 학술지인 「전략경영저널」은 2010년에 일시적 경쟁우위를 주제로 특집을 발간했다. 특집호를 장식한 것은 다베니와 스미스의 논문으로 앞으로 경영전략론이 해답을 찾아야 할 여러 연구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경영전략론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조직의 기억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학습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약 조직도 과거의 경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면 그리고 조직에 따라 학습능력에 차이가 있다면, 그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조직의 효율을 높여 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시킬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동안 경영학자들은 다양한 기업 및 조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직의 학습곡선이 실존하는지의 여부를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실험을 해왔다. 그리고 많은 연구에서 학습곡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조직도 과거의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은 경영학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조직의 학습 효과가 더 뛰어날까?


먼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인간 기억의 메커니즘과 조직 기억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이다. 예컨대 100명이 새로운 지식을 학습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100명이 개별적으로 학습하여 습득한 지식을 모두 합친 지식의 총량과 100명이 하나의 조직을 형성하여 학습하는 경우에 얻은 지식의 총량은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을까? 다시 말해, 인간이 조직을 이루면 기억의 효율은 높아질까, 아니면 오히려 떨어질까? 이 중요한 물음에 대해 경영학자들이 내놓은 대답 중 하나가 바로 분산기억이라는 개념이다.


분산기억은 최근 조직학습 분야에서 대단히 중요시되는 개념으로, 개인의 기억 메커니즘과 조직의 기억 메커니즘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분산기억의 기본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조직의 기억력에 있어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들이 서로 누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비즈니스 서적을 읽다 보면 정보의 공유화라는 표현이 자주 눈에 띄는데 이는 자칫 조직 구성원 전원이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조직 구성원 전원이 동일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른바 지식의 인덱스카드를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정보 인프라에서도 지식의 인덱스카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요소를 찾을 수 있다. 그러한 요소를 잘 활용한다면 조직의 기억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구성원 간에 서로 무엇을 알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한 경영 효과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여러분이 기업 경영과 관련해 정말 알고 싶은 것은 결국 기업의 실적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은 그 해답을 얻기 위해 경영 효과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혹시 기법을 도입한 경쟁 기업의 실적이 20%나 향상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과연 정말일까? 내 생각에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라고 의심해본 적은 없는가? 경영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여러분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통계분석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경영 효과에 관한 많은 분석은 내생성 및 조절효과가 고려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영전략이 실적 향상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제3의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내생성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은 곧 경영 효과가 과대평가될 가능성 역시 간과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의 요점은 전략과 실적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앞세운 경영 효과는 어쩌면 내생성이나 조절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그럴 듯한 경영 효과일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기업을 벤치마크할 때는 대상 기업의 전략과 실적을 안이하게 연결시키기보다는 그러한 전략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철저히 분석하여 혹시라도 다른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조건을 달리해도 해당 경영 효과가 항상 성립하는지의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일반인이 내생성 및 조절효과를 고려한 회귀분석을 활용해 가며 경영 효과를 일일이 검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무언가 좋은 방법은 없을까? 지금부터 누구나 할 수 있으면서도 비교적 효과적인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단,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제안일 뿐 전체 경영학자의 의견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첫 번째 방법은 경영 효과에 관한 데이터를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스스로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벤치마크 조사를 할 때 실적 1위의 기업만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일본인은 정말 집단주의 성향이 강할까, 그러한 성향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까?

이 장에서는 국제경영론 분야에서 그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국민성의 차이와 비즈니스라는 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인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라는 말은 과연 사실일까? 만일 사실이라면 이러한 성향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계의 경영학자는 이와 관련한 연구 주제를 National Culture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이 말을 그대로 옮기면 국가 문화라고 해야겠지만, 이 책에서는 보다 직관적으로 와 닿는 국민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이 장에서는 개인주의(vs 집단주의)에 주목하겠다. 일본의 개인주의 지수는 46으로, 69개국 가운데 32번째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흥미로운 결과이지 않은가? 일본 사람들은 스스로 세계에서 집단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국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홉스테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69개국 가운데 일본인이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한 가지 분석 결과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지표만으로 일본인이 집단주의적이지 않다고 단언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일본인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막연한 이미지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일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홉스테드 지수가 발표된 이후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정확한 지표를 만들기 위해 연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다양한 국민성 지표가 발표되었다. 그중에서도 홉스테드 지수와 더불어 최근 경영학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지표는 GLOBE 지수라는 것이다. 지금도 경영학자들은 홉스테드 지수와 GLOBE 지수 중 어느 쪽이 더 믿을 만한 지수인지, 국민성 분석에 어떤 지표를 활용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나는 우리의 성향에 대해 왈가왈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과 협력 사항을 추진하면서 "그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전제의 조화를 흐트러뜨린다."라고 불평하는 일만큼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향후 일본에 있어 아시아 각국이 지금보다 더욱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그들과 다소 집단주의적인 일본 사람들이 서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사업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것이 비즈니스의 세계다. 특히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지극히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도 우리는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할까? 여러분의 사업 계획에 실제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본다. 아래의 내용은 개인적 견해로 경영학자 전체의 의견은 아니다.


첫째, 사업 계획을 세우기 전에 불확실한 요소를 모두 적어보자. 불확실성은 곳곳에 숨어 있다. 그것을 가능한 많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외생적 불확실성과 내생적 불확실성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얼 옵션을 적용한 사업 계획에서 중요한 것은 전자다. 후자에 관해서는 어떻게 하면 내생적 불확실성을 적극적으로 없앨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셋째,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외생적 불확실성)을 선별했다면, 낙관적인 경우와 비관적인 경우를 각각 상정하여 어떠한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 검토하자. 단계적 투자를 고려하면 그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옵션이 생겨날 수도 있다.

넷째, 단계적 투자라는 전제 아래 사업 환경이 비관적인 경우와 낙관적인 경우의 사업 수익성을 각각 평가하자. 단계적 투자를 상정하면 기존 DCF법보다 경우의 수가 늘어나므로 수익성 평가가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불확실성이 큰 사업 계획의 경우 이러한 계산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계적 투자를 통해 낙관적인 경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유념하자.

끝으로 사업이 시작된 이후에는 맥그래스의 주장처럼 불확실성이 낮아지는지를 꾸준히 체크하고 실제로 낮아졌을 경우에는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지 검토하자.


나는 이처럼 사업 계획에 리얼 옵션을 도입하는 것이 계획주의와 학습주의를 절충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얼 옵션에 의거한 접근 방법은 앤소프의 계획주의처럼 모든 사항을 사전에 치밀하게 결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유연한 방법이다. 리얼 옵션은 단계적 투자라는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불확실성이 높을 때가 진정한 기회이므로 일부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리얼 옵션은 불확실성이 높은 때야말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민츠버그 등의 학습주의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리얼 옵션은 학습주의가 주장하듯 일단 행동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식의 모호한 개념이 아니다. 사전에 불확실성을 철저히 파악하고 분류한 다음, 단계적 투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 시나리오를 세워 사업 계획에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계획주의적인 요소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리얼 옵션은 오랫동안 침체되어 온 경영전략론의 계획파가 부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리얼 옵션은 지금 한창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최신 연구 주제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보다 실용적인 사업 계획 방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사업회사의 벤처 투자에 필요한 요건은 무엇일까?

이번 장에서는 이미 미국에서는 새로운 조류를 형성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이를 채택하는 기업이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기업 전략에 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 그 시사점을 생각해 본다.


새로운 기업이 전략이란 사내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 CVC)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사내 벤처링(Corporate Venturing)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사내 벤처링과 사내 벤처캐피털(CVC) 투자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전자는 주로 대기업에서 하나의 기업처럼 독립성을 가지는 새로운 사업부를 사내에 출범시키는 것이다. 한편 CVC 투자는 소니나 도요타 같은 일반 사업회사가 마치 벤처캐피털 기업처럼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기업(또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CVC를 리얼 옵션의 개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리얼 옵션이란 다시 말해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 환경 속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을 말한다. CVC 투자는 일반적인 기업 인수에 비해 낮은 비용과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높은 스타트업기업의 기술 및 사업 모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인수에 비해 CVC 투자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데다 펀드를 조성하여 다른 기업과 공동 출자(Syndication)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유연성이 큰 CVC 투자는 인수를 대신하는 리얼 옵션 전략이 될 수 있다.


여기까지의 내용만 보면 CVC는 오로지 장점만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업회사가 CVC를 실시했을 때의 이점 중 하나는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기업의 기술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스타트업기업의 입장에서는 대기업에 기술을 빼앗길 위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일 이러한 리스크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되면 스타트업기업이 투자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CVC에는 또 하나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CVC 투자의 경우 투자처인 스타트업기업이나 공동 투자 파트너인 벤처캐피털 기업이 사업회사의 사정에 휘둘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사업회사의 인사제도상의 이유로 CVC 담당자가 빈번하게 교체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CVC를 통해 스타트업기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기술을 도용하지도 않으며 전략의 변화에 투자 방침이 흔들리는 경우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CVC 투자가 사업회사의 전략의 일환으로서 확산, 정착되고 있다. CVC는 사업회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될 수 있다. CVC 투자는 장점만큼 리스크도 크다. CVC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걸쳐 업계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도 CVC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CVC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 비하면 그 규모나 실시 비율 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경영학의 미래

경영학은 과연 유용한 학문일까?

지금까지 세계의 경영학자가 무엇을 연구하고 논의하고 논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연구 주제를 소개했다. 그런데 한 가지, 지금까지 일부러 아껴둔 주제가 있다. 이는 경영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문이 아닐까 한다. 그것은 바로 경영학이란 과연 유용한 학문인가라는 의문이다. 현재 세계의 경영학자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와 그 성과는 과연 현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경영학이 유용한 학문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경영학의 과제를 정리해보자.


1. 경영학의 이론 편중 현상은 이론의 난립을 초래한다.

2. 재미있는 이론에 대한 집착은 중요한 경영 사실 및 법칙의 분석을 저해한다.

3. 평균에 입각한 통계 방법은 독창적인 경영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의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모두가 현재 경영학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의 경영학자는 이러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그저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모든 과제에 대해 완벽한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도 경영학은 진화한다

경영학이 해결해야 할 세 가지 과제를 살펴보았다. 이는 곧 이러한 과제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경영학을 더욱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연구자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시도가 경영학이 안고 있는 과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많은 학자들이 경영학의 본질적인 문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경영학은 아직 어린 학문이다.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비교하면 경영학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아기나 다름없다. 따라서 경영학의 연구 방법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논쟁을 통해 경영학이 발전해나간다면, 현실 비즈니스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보다 유용한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전 세계의 경영학자는 경영학 지식의 전변을 더욱 넓히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기원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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