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불확실성·경쟁·상시위험의 사회
‘날 선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만나본다.
불안한 청춘들의 영원한 멘토 ‘란도샘’ 김난도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2013년의 전반적인 전망과 더불어 10대 트렌드 키워드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에 대해 자세히 전망한다.
불안한 사회는 사람들의 신경을 날카롭게곤두세우고(City of hysterie),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게(Surviving burn-out society) 만들지도 모른다. 사람들은불안을 피해 자신만의 공간으로 숨어들고(Alone with lounging), 육체적·심리적 불안감을 해독하고자 노력할 것이다(It’ detoxtime). 또 규칙을 상실한 사회는 점점 더 즉흥적으로 변해가고(Whenever U want) 우리로 하여금 의미 없는 것들에 더 집착하게만들 것이다(OTL... Nonsense!). 사람들은 존재의 이유를 찾아 미각적 즐거움을 탐닉하고(Taste your life out), 그과정에서 경험과 향유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해(Redefined ownership) 심지어는 불편함까지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탈바꿈할것이다(Trouble is welcomed). 한 가닥 희망적인 소식은 건강한 사고와 건전한 생활양식으로 무장한 새로운 엄마세대가 등장하고있다는 점이다(Bravo, Scandimom)라고 예측한다.
■ 저자
김난도 - 교수, 트렌드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그리고 대한민국 청춘의멘토 ‘란도샘’이라는 별칭을 최근에 얻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소비트렌드를 연구하며,서울대발전기금전략기획위원 등의 보직을 맡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롯데마트, 제일기획, 한라마이스터, 웅진코웨이,애경백화점(AK플라자), 아이패션 비즈니스 센터 등을 자문하며,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경험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경험을 쌓아 ‘소비자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아는 남자’가 되는 것이 변함없는 꿈이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속절없이 흔들리는 ‘어른아이’들에게 큰울림을 전한 2012년 하반기 베스트셀러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세계 10개국에 현지어로 번역되어 이 시대 세계 각국 청춘의 아픔을따뜻하게 격려한, 2011년 30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아프니까 청춘이다』, 우리 사회의 명품 열기를 비판적으로 연구해 ‘정진기언론문화대상’을 수상한 『럭셔리 코리아』, 다양한 통계자료를 해석해 대한민국 소비자의 성향을 산업별로 분석한 『2011 대한민국 소비지도: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공저) 등을 썼다.
전미영 -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 대학원에서학사·석사학위를 받고, 「소비자행복의 개념과 그 영향요인의 구조」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 한국소비자학회 최우수논문상을수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트렌드분석론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소비트렌드를 추적하고 이를 산업과 연계하는 방법론 개발에 관심이많다.
이향은 - 성신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상명대, 건국대, 서울산업대에 출강하고 있다.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에서 학사학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예술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런던의 Central SaintMartins에서 디자인경영으로 두 번째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재)서울디자인센터 국제협력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디자인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트렌드와 디자인 관련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중이다.
이준영 -상명대학교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최우수논문상, 2011년 한국소비자학회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LG전자 LSR(LifeSoft Research)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주요관심분야는 소비트렌드, 소비자행태, 소비자유통(Retailing)이다.
김서영 -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소비자학과 소비자행태연구실에서 「20-30대 기혼여성과 미혼여성의 소비가치 연구」라는 논문으로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책임연구원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과 트렌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의양가성(Consumer Ambivalence)에 관한 심리구조, 소비트렌드 확산 과정과 예측방법 등의 주제에 관심이많다.
■ 차례
서문
2013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제1부 2012년 소비트렌드 회고
2012, 대한민국 소비자 어떻게 살았나
Deliver true heart 진정성을 전하라
Rawganic fever 이제는 로가닉 시대
Attention!Please 주목경제가 뜬다
Give"em personalities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ver the generation 세대공감 대한미국
Neo-minorism 마이너, 세상 밖으로
Blank of my life 스위치를 꺼라
All bymyself society 자생·자발·자족
Let"s ‘plan B’ 차선, 최선이 되다
Lessen your risk 위기를관리하라
신조어로 돌아본 2012
제2부 2013년 소비트렌드 전망
2013년의 전반적 전망
2012년소비트렌드 키워드: COBRA TWIST
City of hysterie 날 선 사람들의 도시
OTL... Nonsense!난센스의 시대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Redefined ownership 소유냐 향유냐
Alone with lounging 나홀로 라운징
Taste your life out 미각의 제국
Whenever Uwant 시즌의 상실
It"s detox time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Surviving burn-out society 소진사회
Trouble is welcomed 적절한 불편
미주
부록
트렌드 코리아 2013
2013년 소비트렌드 전망 OTL... Nonsense! 난센스의 시대 난센스의 시대다. 상식과 일반의 논리가 통하던 시대는 가고 기발한 상상력과 통통 튀는 감성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다. 어둡고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며 사람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보다는 단순하고 가벼운 유쾌함을 추구한다. 기존의 세계를 규정할 수 있는 질서의 세계(cosmos)라고 한다면, 현재의 세계는 규정할 수도 그 진행 방향을 짐작하기도 어려운 무질서의 혼돈세계(chaos)다.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정체성 혼란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아마도 애써 스스로를 규정하고 정의 내리기보다 편안한 선문답 같은 허무한 말을 던지며 생각 없이 살고 싶은 심정일지 모른다. 아무 뜻 없는 무의미한 것들 속에서 오히려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것이다.
<OTL... Nonsense!> 키워드는 이러한 난센스, 즉 무의미한 것들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트렌드에 주목했다. 여기서 OTL은 오래된 인터넷 유행어로 O는 머리, T는 팔과 몸, L은 다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글자를 붙여보면 머리를 수그리고 무릎을 꿇은 사람의 모습이 되는데, 좌절의 상황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이제 OTL은 속어사전에 “정신 나간, 얼빠진, 부주의한”이라는 의미로 등재돼 있을 정도다. 그러므로 “OTL... Nonsense!”는 굳이 번역하자면, “이런…” 또는 “헐… 난센스로군!” 하는 정도의 의미다.
난센스의 유머로 소비자를 사로잡아라경기는 침체되고 사회는 불안해진 상황에서 펀마케팅(fun marketing)이 인기를 끈다. 한 백화점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 말춤 경연 대회를 여는가 하면, 어느 홈쇼핑에서는 개그맨들이 실제 게스트로 출연해 쇼핑콘서트 형식의 코미디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LG전자는 QR 코드만 등장하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코드 아래에는 ‘요즘 웃을 일이 없다면 지금 여기를 스캔해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찍으면, 인터넷이나 라디오에서 유행하는 유머 동영상이 나온다. 또 일동제약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와이셔츠와 넥타이 대신 티셔츠를 입고 출근한다. 그 티셔츠에는 자사 피로회복제의 광고 모델인 개그맨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이 모든 것들의 목적은 한 가지다. 바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모션, 이벤트 등에 펀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웃음을 잃은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려는 시도를 이어나가려는 것이다.
기업의 대응: 역발상의 중요성이러한 난센스의 시대에는 상식이나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한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매와 영업에서는 이러한 것을 가리켜 ‘상식파괴 마케팅’ 또는 ‘역발상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특히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깬 새롭고 창조적인 마인드가 절실하다. 기존의 것을 답습해서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시장이 불확실해지고 소비자가 포스트모던해질수록 기존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는 승부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접근방식은 바로 상식을 파괴하는 마케팅 전략과 상품 출시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입에 불나는 사탕’은 역발상 상품의 좋은 예다. 원래 사탕은 달콤한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입에 불나는 사탕’은 태국식 매운맛 칠리소스인 ‘스리라차’를 발라서 매운맛이 난다. IBK 기업은행은 기존의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한 현금지급기(ATM)를 선보였다.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퇴물이 돼버린 공중전화 부스가 한 기업의 역발상으로 새 생명을 얻은 경우이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명품관을 열어 프라다, 샤넬, 구찌, 페라가모 등의 명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최초로 명품백 판매를 시작했다. 이와 같은 행보 역시 마트와 편의점은 생활용품이나 식음료만을 판다는 상식을 과감히 뒤집은 것이다.
상식파괴 바람은 식품업계에서도 몰아친다. 특히 일본의 사례가 눈여겨볼 만하다. 즉석 사발면은 뜨겁게 먹어야 한다는 상식을 뒤집고 뜨거운 물로 면을 익힌 다음에 얼음을 넣어 차갑게 먹는 사발면이 등장했다. 또 ‘여름의 카레’라는 제품은 데우지 않고 그대로 밥에 부어 먹을 수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게 카레를 즐길 수 있다. 기린맥주는 ‘맥주에는 얼음을 넣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얼음을 넣어 마시는 ‘아이스 비어’를 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의 2011년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된 ‘꼬꼬면’이 상식을 깬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라면 국물은 빨갛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꼬꼬면’은 하얀 국물라면 붐을 일으키며 라면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신발업체 자포스(Zappos)는 상식을 깨는 경영방식으로 유명하다. 자포스는 고객과의 최일선 접점인 콜센터야말로 기업 경쟁력의 근간이라 여겼다. 그래서 전체 직원 1,500명 중 27%인 400명가량을 콜센터에 배치했다. 고객 응대를 위해 정해진 매뉴얼도 없고 고객만족을 위해서라면 회사 규칙을 어기는 것도 용인된다. 다른 기업들은 불황으로 콜센터 직원을 감축하는 상황에서 자포스의 이러한 상식파괴 경영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회사가 제대로 유지될까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포스 고객들의 재구매율은 75%에 이르고, 아마존에 인수되기 직전 자포스의 매출은 10억 달러(11조 원)에 달했다. 온라인에서 신발을 파는 비즈니스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상식과 회사경영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파괴한 자포스의 경영 방식은 상식파괴와 고정관념 탈피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시사점과거의 이성적 경제 질서와 합리적 계산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긴 불황의 그림자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접근방식을 모색하게 만들고 있다. 불황의 굴레와 틀에서 벗어나는 거의 유일한 대안은 기존의 틀을 깨는 혁명적 솔루션을 가진 해결사의 등장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야말로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의미를 분절시키며 정체성을 파괴하는 멘붕스쿨의 갸루상 같은 무의미적 해체 캐릭터가 어쩌면 그 실마리를 제공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완전하게 결정되고 질서가 잡힌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비결정적이고 모순되며 역설적인 측면이 다양하게 내포돼 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뚜렷하게 구분되던 기존의 의미가 해체되는 과정을 겪고 나서야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긴장의 해체와 질서의 전복 없이는 새로운 진보도 혁명의 역사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축제 속에 벌어지는 일탈과 또 그 속에서 일어나는 유희적 요소들이, 결국 사회 안에 있던 긴장과 부조리적 요소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난센스의 시대!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모든 것을 뒤집고 역발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재구축하는 새로운 시장이 다가오고 있다.
Alone with lounging 나홀로 라운징 원래 라운지란 공항이나 호텔 같은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가볍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여기에 ing를 붙인 용어인 ‘라운징’은 장소의 개념에서 조금 더 확대된다. 다시 말해서 디지털로 매개되는 장소의 개념에서 조금 더 확대된다. 다시 말해서 디지털로 매개되는 인간관계의 폭은 넓어졌지만 오히려 그 집단 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개인들이 그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펼치는 적극적인 활동을 의미하는 새로운 트렌드 용어다.
휴식이 필요한 시대다. 직장생활에 치이고 학업에 지친 사람들이 일제히 자기만의 라운지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을 만나는 기능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해결하고 자기만의 취미에 몰두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휴식과 재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Alone with lounging> 트렌드는 휴식과 재미를 통한 자아찾기에 대한 갈망, 개체화되는 사회인구학적 변화 그리고 날로 진보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이 만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라운징이 중요해지는 사회인구학적 배경은 무엇이며 그것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먼저 최근 관찰되는 라운징의 사례에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분위기와 환대를 소비하는 사람들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기만의 분위기를 만들며 혼자서 놀기, 새로운 문화권으로 혼자 여행 떠나기, 색다른 음식과 스파 등의 휴양을 통해 재충전하기 등 라운징을 위한 레저와 서비스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중저가 항공업체가 늘고, 나홀로 여행족을 겨냥한 합리적인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라운징을 목적으로 한 1인 여행객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스트레스 산업으로 분류되는 스파 산업도 피부 관리 에스테틱을 포함해 시장 규모만 지난해 이미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경기불황 속에서도 성업 중이다. 이러한 환대산업의 호황은 라운징 트렌드의 부상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행동으로 ‘광(狂)박적 수집’을 들 수 있다. 수집은 소유욕에서 비롯되는 행위이다. 수집을 하게 되면 자연히 그것을 진열하고 감상할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이곳은 그 어느 장소보다도 ‘자기만의 공간’이라는 강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라운지’의 공간적 기능도 자연히 함께 수반된다. 따라서 정신적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수집은 라운징 트렌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주요 현상 중 하나이다.
집단의 분화현상이 라운징 트렌드 불러이처럼 라운징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소비행동이 이루어지는 기본단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가정의 모습과 가치관이 근원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구원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끝에 이제 1인 가구의 수가 무시하지 못할 비중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수적인 감소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대안가족이 등장하는 등 질적인 변화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과거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핵가족이 대표적인 가족 형태가 되면서 이미 한 차례 혈연집단의 분화를 경험했다. 이후 혈연이 아닌 필요에 따라 뭉쳤다 흩어지는 대안가족이 출현하였다. 대안가족은 소속감보다는 효율성에 기반을 둔 가족 형태이다. 따라서 구성원들 간의 결속력이 약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특성은 구성원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개인주의 팽배와 혈연중심 가족의 해체 등은 남에게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지키려는 라운징 욕구를 더 빠르게 확산시켰다.
삶을 편리하게 하는 실용적 지식은 차고 넘치지만 삶을 윤택하게 할 ‘지혜’는 찾기 힘든 시대. 나홀로 라운징은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개체화된 현대인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나서는 의식과도 같다.
솔로 이코노미의 성장사회 구성원의 개체화가 촉발한 라운징 트렌드는 솔로 이코노미가 성장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물리적 휴식과 심리적 위안을 추구하는 라운징은 철저하게 개인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혼자만의 시간에 익숙한 싱글족의 확산과 함께 라운징 트렌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해 내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는 다인 가구 중심의 주거 트렌드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 우선 주택구조의 소형화, 개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나홀로족의 증가는 단지 주거 공간의 소형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의 질적인 변화로 이어진다. 1인 가구의 가구주이자 유일한 가족구성원인 나홀로족은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인테리어를 과감히 포기한다. 나홀로족에게 집은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삶의 안식처이다. 자신의 만족과 편의가 공간 구성의 최우선 기준이 된 것이다. 외식업계는 싱글들을 위한 전용좌석을 마련하거나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분주하다.
시사점인구구성의 변화를 감안할 때, 라운징의 경제적 가치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신대륙과 같다. 개인에게는 최상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복원력을 극대화시켜줄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취미와 휴식을 위한 서비스산업과 개인 위주로 이루어지는 솔로 이코노미를 발전시킬 것이다. 1인 가구의 연간 지출액이 50조 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라운징 트렌드는 새로운 기회영역이 될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이 가구와 가전제품 등 소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 안전과 힐링에 주목할 때다. 왜냐하면 라운징에서는 프라이버시가 힐링을 위한 중요한 방법이자 그 핵심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들은 소비의 개별화 경향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1인’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1인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개인이 아니라 개개인의 존재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생활패턴을 이해하고 그 사람에게만 최적화된 라운징을 제안해야 한다. 지금 세상은 특이한 원료와 향의 고가 입욕제를 수집하며 반신욕을 즐기는 사람에게 ‘특이 취향’이라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자기만족의, 자기만족을 위한, 자기만족에 의한 라운징 트렌드가 점점 더 개성화되고 있다. 휴식의 개성화가 몰고 올 다양한 시장의 확장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라운징은 비즈니스를 넘어선다. 브랜드 이상(brand ideal)과 관련된 트렌드가 되고 있다. UCLA 경영대학원의 짐 스텐겔 교수는 그의 저서 『미래기업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에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함께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기업 가치’를 브랜드 이상이라고 정의했다. 사회 인구구성과 소비자들의 생활 단위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즐거움과 이상도 함께 변하고 있다. ‘Alone together’, 즉 “홀로 함께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이중적인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함께하고 싶은 욕구’와 ‘홀로 있으려는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앞으로 라운징을 즐기는 인구가 급속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그러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터치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새로운 ‘브랜드 이상’을 정립할 것이다.
Whenever U want 시즌의 상실 ‘시즌’이 사라지고 있다. 단지 하우스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아무 때나 소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느 시기에,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기준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계절의 뚜렷한 구분 자체가 흐려지고 있는 데에도 영향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자들이 굳이 때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순간에 하고 싶은 행동을 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소비자들의 행동이 시즌과 상관없이 ‘수시화’되는 것이다. 계절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은 식품업계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 영역에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며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Whenever U want> ‘시즌의 상실’ 트렌드의 확산이다.
사라지는 시즌 개념전통적인 ‘시즌’의 인식이 눈에 띄게 무너지고 있는 영역은 휴가와 여가생활이다. 요즘 직장인들에게 여름휴가의 개념은 점점 사라진다. 대신 편할 때 떠나는 ‘상시 휴가’의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수시로 떠나는 주말여행, 아이들을 동반한 체험여행, 캠핑 등 새로운 휴가 문화가 생기면서 사계절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급격히 발달한 펜션사업과 더불어 게스트하우스도 부쩍 많아졌다. 특별한 날에 맞춰 기획되는 호텔패키지를 비롯해 여행패키지 상품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어 간다. 또한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도심 속 주말소풍 등 여행의 개념이 일상화되고 있다.
휴가 장소를 정할 때도 시즌개념이 적용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제는 한 여름에도 스키장을 찾는다. 겨울에 스키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비던 스키장을 여름에도 만날 수 있다. 박진감 넘치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슬라이드와 수영장을 구비한 워터파크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따뜻한 온천수로 노천욕을 할 수 있는 가을시즌 워터파크로까지 변신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여름과 겨울을 시즌권 하나로 즐길 수 있는 ‘12/13시즌권’이라는 새로운 상품도 생겨났다.
하루 일상의 변화하루 24시간을 자기 편한 대로 쓰는 사람들, 특히 심야시간대를 활용하는 올빼미족도 늘고 있다. 특히 여름철 더울 때는 자정이 넘는 시간에도 쇼핑과 영화감상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시즌’의 축소판인 ‘시간’ 개념도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계절과 날씨를 초월한 공간인 복합쇼핑몰에서 여가를 즐기는 몰고어(mall-goer)족도 늘고 있다. 쇼핑은 주말 혹은 저녁에 한다는 고정관념이 바뀌는 것이다. 백화점과 영화관, 호텔과 서점 등을 두루 갖춘 복합몰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해결해준다. 또 기존의 백화점이나 단순 쇼핑몰과 비교해 FB(food and beverage) 비중을 늘렸다. 이렇게 패션과 문화시설뿐 아니라 고품질의 식도락까지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몰링 라이프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2년 전 문을 연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디큐브시티가, 최근에는 IFC몰이 오픈했다. 몰링이 좋은 이유는 특별한 계획을 짜거나 날을 잡지 않아도 언제든 내키는 날, 내키는 시간에 찾아가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쾌적한 실내, 몰링 라이프를 즐기는 데 시즌은 그야말로 무의미하다.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 현재 시간 또한 무의미해진다.
기업의 대응소비자의 일상생활을 더 많이 지배하기 위해 기업들은 타임마케팅에도 공을 들인다. 소비자들의 각 시간대 속에 숨겨진 시장을 발견하려면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행동패턴은 물론이고, 구매의사결정에 어떤 것들의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분석해야 한다.
시즌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제품의 틈새기능을 찾느라 분주하다. 시즌을 타는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하고, 전혀 없던 상품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시즌에 맞춰 사용하는 제품에는 더 많은 기능을 장착한다. 겨울에도 쓸 수 있는 에어컨, 여름에도 사용하는 가습기 등 시즌을 가리지 않는 팔방미인 제품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역시 시즌별로 정해져 있던 수요의 질서에서 틈새를 찾으려는 시도다.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한 셔츠매거진은 새 셔츠를 한 달에 한 장씩 구독자의 집으로 배달해준다. 셔츠를 구독하는 것이다. 가격은 새 셔츠를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40여 가지 셔츠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쇼핑의 번거로움도 해결하고, 보관과 관리도 쉬워 셔츠가 필요한 이들의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미리 내면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판매자가 특정 상품들을 선별해 한 상자에 담아 배달해주는 유통 방식이다. 소비자는 바쁜 시간을 쪼개 매장에 직접 나가지 않고도 최신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물건과 최신 정보를 꽤 저렴한 가격에 접해볼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정기고객을 확보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뷰티제품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엔 식품, 남성 속옷, 공연 티켓까지 서비스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배송 방식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시사점시즌의 의미가 모호해진다는 것은 수시화, 상시화에 대한 니즈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제든 취할 수 있는 인식이 퍼지면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이클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 해마다 또는 계절마다 만나는 것을 넘어서 ‘내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이라고 말하는 소비자들의 변덕을 간파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업은 이제 시즌이라는 제약조건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잘게 쪼개진 시간단위에 맞춰 시의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은 기술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기분은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다. 위기마저 상시화 되어버린 오늘날, 충동과 감수성 그리고 개별적인 취향과 같은 시시콜콜한 감성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간단위로 쪼개어진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이해하고 보다 더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한정된 시간을 무기로 시즌에 맞춰 제작한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보다 고객의 삶 속에 파고들어 일상과 함께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어필하는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여기서 성공의 관건은 좋은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매력적이라서 늘 함께하고 싶은 니즈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즌의 상실>이라는 트렌드를 수요 창출로 연결시킬 수 있다. 시즌의 상실은 기업들의 민첩성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면밀히 쪼개어 분석함으로써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잠재수요를 발견하라는 메시지다. 핵심은 새로운 수요를 발견하고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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