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트렌드 2018

   
한국디자인진흥원
ǻ
쌤앤파커스
   
17000
2017년 11월



■ 책 소개

 

‘가방 속으로 들어간 공장’
밀레니얼 세대의 메가 트렌드, 디지털 네이티브가 주도하는 산업 전망

 

아이디어-기술-인간을 연결하는 국내 디자인 산업의 중추,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2018 트렌드 전망서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담론, 기술 혁신을 향한 맹목적 열망은 실제 판매와 소비가 벌어지는 시장 트렌드와 동떨어진 채로 존재했다.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은 이미 종말을 고했다. 이 책은 소비자 주도로 바뀐 시장 한가운데로 독자들을 안내해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변화를 이끄는 세대는 바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반부터 2000년 초반 사이 출생한 세대)이다. 책의 부제이기도 한 ‘밀레니얼 세대의 노마드 마켓’이란 기존의 정형화된 시장 구조가 앞으로는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유목하듯 끊임없이 이동하게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첨단 기술의 혜택을 받으며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거대한 제조 공장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을 그려보는 데 ‘디자인’만큼 유용한 도구는 없다. 좋은 디자인은 시장을 변화시킨다. 더 나아가 좋은 디자인은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을 바꿔 삶의 질까지 더 나아지게 만든다. 이 책은 변화에 대처하는 사고법을 제시하고, 다가올 미래를 좀 더 윤택하게 그려 나가도록 도와준다.

 

■ 저자 한국디자인진흥원
저자 한국디자인진흥원은 1970년 처음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 선정제 도입, 산업디자인진흥법 제정, 세계산업디자인총회 개최 등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교육, 전시, 창업, R&D, 정보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을 활용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디자인으로 더 나은 삶을(A Better Life by Design)’이라는 슬로건으로 디자인 지원 사업을 비롯한 사회 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다. 2015년부터 미래디자인융합센터 개관과 함께 디자인 미래 전략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2016년 디자인을 국가 소프트 파워의 핵심 자산으로 선포하는 ‘디자인 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디자인 전문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디자인 경영 전략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노마드 마켓에 공장은 없다

 

1. 디자인이 새로운 시장경제의 주체다
인간 혹은 기술의 현주소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만드는 사회
새로운 시장경제에 최적화된 디자인
글로벌 유니콘, O2O에 올인하다
디자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일자리’ 경제에서 ‘일거리’ 경제로

 

2. 비즈니스 혁신, 디자인으로 이룬다
경험과 맥락을 이해하는 디자인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것인가?
디자인이 창조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사회문제 해결사: 공공서비스디자인
좋은 디자인은 행동을 바꾼다

 

3. 무한대로 확장하는 주거 공간 디자인
모든 것은 당신의 집으로 통한다
미래 시장의 중심, 1인 가구를 위한 디자인
인테리어가 집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가전 디자인 혁신으로 주거 공간을 재정의하다

 

4. 밀레니얼 세대의 노마드 라이프스타일
‘이동수단’ 중심에서 ‘이동성’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지표, 퍼스널 모빌리티
밀레니얼 세대에서 찾은 디자인 트렌드
퍼스널 모빌리티는 계속 진화한다

 

5. 디자인, 디자이너, 디자인 산업의 미래
디자인 전문회사, 어디로 갈 것인가?
지속 가능한 디자인 산업을 위하여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의 도전과 기회
창업으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디자이너들

 

에필로그 | 디자인이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드러낸다




디자인 트렌드 2018


디자인이 새로운 시장경제의 주체다

새로운 시장경제에 최적화된 디자인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스마트 공장’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혁신의 핵심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지금까지 제조업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빨리, 더 싸게’ 생산할 것인지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생산자 중심관점인 ‘효율성’만으로는 다양해지는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IT 기술의 발달, 미디어 혁명 등 각종 과학기술의 성과도 사회, 문화, 생활 전 영역에서 수요자의 힘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까지 공급자 위주였던 것이 모두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시장(수요자) 중심으로, 비전(미래 통찰력) 중심으로, 감성과 민감성 중심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필요한 건 ‘세탁’이지 세탁기가 아니다

MP3 플레이어는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실현하는 휴대기기로서 한때 사람들의 이용 경험을 지배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역할을 하는 제품은 MP3 플레이어가 아닌 휴대폰이다. 사용자는 MP3 플레이어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휴대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했던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언제든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용자의 욕구다. 그 욕구는 생산품을 통해 충족되지만 제품의 소유가 주는 만족감은 순간일 뿐 사용자가 본래 원했던 것은 생산품 자체가 아니라 생산품이 매개되어 제공하는 어떤 ‘서비스의 경험’이다.


문제는 ‘사용자의 욕구’다. 이제 생산자들은 새로운 TV나 휴대폰이 아니라 사용자가 갖는 욕구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떤 대상물 또는 서비스로 실현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백준상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의 말처럼, “필요한 건 세탁이지 세탁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디자인

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첨단의 기술력’과 같은 공급자 관점에서의 경쟁력보다는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등의 수요자를 이해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또한 제품 자체보다도 수요자가 얻게 될 경험을 어떻게 잘 설계/디자인해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 두 가지 이유가 디자인이 주목받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근대 디자인 이론이 확립된 이래 디자인은 수요자의 경험을 통찰하여 잠재된 니즈를 찾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오랜 도전 과제로 삼아왔다. 즉 디자인은 수요자의 니즈를 다루는 학문, 기술이며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을 잘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서비스 시스템과 전달체계를 인간 중심으로 혁신하는 분야다.


지금까지는 디자인이 특정 서비스의 구현 단계에서 형상화(스타일링)에 기여했다면, 이후의 디자인은 서비스 전반의 개발을 제안하는 역할로서 확장되었다는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부분적 스타일링의 합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서비스 비즈니스의 문제를 사용자의 관점에서 재정의하여 기획하고 본원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는 역할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혁신, 디자인으로 이룬다

사회문제 해결사: 공공서비스디자인

공공정책과 디자인은 왜 만나야 할까?

흔히 한국 사람들이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것을 ‘국민성’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가입 후 지금까지 교통 안전부문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것이 오롯이 ‘국민성’ 탓이기만 할까? 독일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시민들의 행동은 디자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조절 가능하다. 즉 법을 지키는 시민을 만드는 것은 섬세하게 디자인된 환경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공정책에 디자인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 민간 서비스산업에서는 서비스 고도화 방법론으로서 고객 관찰을 바탕으로 잠재적 욕구를 발견하고 서비스 경험을 향상시키는 디자인 방법인 ‘서비스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이란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유발하는 심리적 스위치를 켜는 역할을 하는, 인간 중심의 서비스 개발 방법론이다.


공공서비스디자인,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내다

자동차를 개발한 헨리 포드는 “내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고객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라고 했다.


기존의 공공정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요자 참여 방법은 해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답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정책과정에서 수요자의 참여를 통해 수요자 욕구를 파악하는 기존의 언어적, 문자적 접근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수요자의 욕구를 찾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바로 디자인에 그 답이 있다. 디자인은 선입견 없이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여 숨겨진 욕구를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좋은 디자인은 행동을 바꾼다

해적선으로 변한 MRI 장비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24년간 일해온 개발자 더그 디츠는 자신이 2년간 공들여 개발한 MRI 스캐너가 설치된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던 소녀가 무서워 우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날 처음으로 80%의 아이들이 MRI 검사를 받기 위해 진정제를 투약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는 더없이 훌륭해 보이는 기계가, 어린아이에게는 단지 무서운 괴물 같은 존재라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낀 그는 어린 환자들도 겁내지 않을 MRI를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그의 디자인은 MRI 검사실을 어린이를 위한 모험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 소아병원에 시범적으로 설치했는데, 우선 MRI 촬영기사들을 아동전문가와 디즈니랜드의 캐스터들에게 교육받도록 조치하여 아동을 위한 박물관이나 테마파크 직원들처럼 만들었다. 기술적 부분에는 전혀 변형을 주지 않고도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MRI 촬영 기사용 시나리오를 만들어 그들이 어린 환자들을 모험의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용 MRI 기계 덕분에 소아환자에 대한 마취제 투여를 80%에서 10% 정도로 크게 줄일 수 있었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90% 상승했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진정제 투입을 위해 마취의사를 쓸 필요가 줄었고 하루에 더 많은(검사와 치료가 시급한) 아이들을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행동을 변화시키는 디자인

더그 디츠의 사례는 몇 가지 의미심장한 점을 시사한다. 첫째, 사용자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그 디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GE)에서 오랜 경험(24년)을 가진 전문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경험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에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현장에서 어린이 고객이 제품과 만나는 장면을 목격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자기가 만드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즉, 제공자는 사용자를 모른다고 가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적인 사용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적인 사용자’라는 것은 막연한 사용자가 아니라 ‘이제 막 여덟 살이 된 홍길동’과 같이 구체적인 누군가를 상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것은 그 사용자의 경험(느낌, 감정, 위화감, 불편함 등)을 세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조사와 실제 고객에 대한 애정, 관심, 배려, 공감력이 필수적이다.


둘째, 사용자에게 적합한 디자인이 ‘굿디자인’이라는 점이다. GE의 MRI 장비는 좋은 디자인으로 평가받아 많은 디자인 대회에서 ‘굿디자인’ 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하지만 어린이 사용자들에게 권위 있는 디자인상은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일 것이다.

셋째, 좋은 제품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느끼는 공포심을 흥미진진한 경험으로 바꾸기 위해서 단지 환경뿐 아니라 MRI 촬영기사를 디즈니랜드에 보내서 캐스터 교육을 받게 하는 식으로 조직과 시스템을 바꾸고 제공자의 역량을 변경해야 했다. 환경디자인은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했던 대상 중 하나였다.


디자인이 추구하는 혁신은 기술 중심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둔다는 점이며 공급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관점을 갖는다는 것이 일관된 특징임을 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성, 효율성보다는 인간의 감성적, 심리적 행동의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지엽적 문제 해결이 아닌 통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거대한 변화 대신, 사소한 변화라도 즉시 시작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좋은 디자이너는 민감성과 공감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관점으로 경험의 세계를 다시 살필 수 있다는 점, 상상력과 창조력, 시각화 능력으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있다.



무한대로 확장하는 주거 공간 디자인

미래 시장의 중심, 1인 가구를 위한 디자인

작아도 가치 있게

싱글족들을 겨냥해 1인용 식당, 호텔, 노래방, 여행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1인 가구가 원하는 것으로 흔히들 소량화, 경량화를 꼽는다. 그런데 작은 것이 전부일까?


국산 소형차나 경차는 감소세이나, 수입 소형차는 오히려 증가세이다. 불황으로 경기는 나빠졌지만 해외 여행객은 더 늘고 있다. 외식비는 줄고 있지만 디저트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작은 것만이 아니라 작아도 가치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가 집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공사 대신 가구와 소품으로

전/월세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집 꾸미기 열풍은 인테리어 업체보다 가구와 소품을 파는 업체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가구 소매 판매액은 전년도보다 7% 성장한 5조 33억 원이다.


최근 홈퍼니싱 열풍과 과거 집 꾸미기의 열풍의 차이는 단순히 집을 잡지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개성을 담아 집을 꾸민다는 점이다.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홈 인테리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8%가 집 인테리어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기술 융합 기능성 가구 시장

주거 환경은 스마트홈으로 진화하고 있다. ICT기술이 가전기기에 적용되면서 집안일을 쉽게 하거나 화재, 범죄 등의 사고를 예방하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구의 경우 물리적 형태가 기능으로 연결되는 제품으로 기술 융합보다는 물리적 융합이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구 시장에도 기술 융합형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가구에 터치스크린과 유무선 인터넷 기능을 넣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퍼니처’를 개발 중이며, 일룸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밸런스 모션 데스크’를 출시했다. 이처럼 가구와 전자기기의 물리적 결합부터 가구가 제공하는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기술 융합형 가구까지 기능성 가구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공존을 지원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구가 천만 명을 넘었지만, 여전히 집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반려동물과의 공생 기간이 긴 일본의 경우에는 ‘펫또만숀’(pet과 mansion)이라 하여 반려동물 인구를 위한 주거형태까지 별도로 있다고 하니, 반려동물과 사람의 공생을 위한 변화는 용품에서 공간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필요에 따라 확장하는 가구

1~2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 주택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구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집이 크거나 별도의 창고가 있을 경우 손님을 위한 간이 테이블/의자를 마련해둘 수 있겠지만, 소형 주택 거주자에겐 어려운 일이다. 또한 전/월세 거주자들의 경우 이사가 잦기 때문에 공간 제약 없이 확장과 축소가 가능한 가구를 필요로 한다.


가전 디자인 혁신으로 주거 공간을 재정의하다

주방기기의 소품화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집에서도 전문가처럼 요리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의 셰프컬렉션, 일렉트로룩스의 마스터피스 컬렉션처럼 전문가를 표방한 제품이 고가임에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둘째, 주방가전의 소품화다. 인테리어 열풍과 함께 주방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주방을 독특하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스메그, 발뮤다 등의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주방기기는 소비자가 전문가처럼 요리할 수 있도록 기능적 전문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인테리어’ 관점에서의 디자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동성을 고려하다

집 안에서 가능한 일과 집 밖에서 가능한 일, 침실에서 가능한 일과 서재에서 가능한 일이 분리되어 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집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지고, 방과 방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거실이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TV를 보기도 하고,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기도 한다. 사용자의 목적과 의도에 따라 공간의 성격을 바꿔가며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가전제품들은 이동성이 배제된 채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정된 위치에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제 가전을 사용하는 공간과 사용패턴이 다양해짐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서 제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동성을 함께 고려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전의 컨버전스화

과거 멀티 제품은 전문성보다는 비용에 이점이 있었다. 집이 소형화되고 가정 내 가전기기의 수가 증가하면서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기능을 원해서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냉방, 제습, 공기청정 기능이 합쳐진 에어컨의 경우 동일 평형대 에어컨 가격이 200만 원대인 것에 비해 멀티 에어컨의 가격은 300만 원대로 100만 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멀티가전이 주는 가치가 비용 절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기능이 합쳐지면서 시너지를 발휘해 더 전문적인 제품이 되어야 한다.


오감으로 소통하다

최초의 반려로봇 ‘아이보’는 사람과의 의사소통뿐 아니라 학습을 통해 감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아이보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아이보를 직접 사용해본 사람들은 명령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오히려 진짜 강아지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이처럼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바로 ‘감성’이다. 얼마나 정확하냐보다 사용자에게 어떤 감성을 전달하느냐, 어떤 존재로 포지셔닝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동안 가전 업계에서는 디자인을 통한 시각적 감성 전달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이제 체험을 통해 감성이 전달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노마드 라이프스타일

‘이동수단’ 중심에서 ‘이동성’ 중심으로

개인용 이동수단은 출퇴근, 배달업무 등의 생활밀착, 관광/레저 등에 맞는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 중에 있는데, 무엇보다도 ICT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차세대 스마트카 기술을 창조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개인용 이동수단의 부상은 100여 년 동안 발전해온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동성이 향상되면서 인간은 더욱 먼 거리를 빠른 시간에 여행하게 된 한편, 직업 선택이나 여가 활동, 소비 활동 등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이동 과정에서 환경 친화성이나 효율성, 형평성 등 이른바 이동의 사회적 책임이 중시되면서,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이동성’의 실현이 교통 부문의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업계의 미래 전략도 자동차라는 제품 자체가 아닌 전반적인 미래 이동성 향상으로 초점을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박준영, 『이동성의 발전과 자동차의 미래』, 2011.)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지표, 퍼스널 모빌리티

전체적으로 멀티 모빌리티를 지향하게 되는 이동수단의 진화 속에서 개인용 이동수단은 소형 이동수단을 확장시키고 신개념 이동수단을 탄생시키는 시작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동수단 자체가 센서 역할을 하면서 향후 교통정보 서비스와 인프라 구축 및 발달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특히 향후 자율주행 기술 구현과 함께 공유 서비스가 결합된 개인용 이동수단으로 진화하여 개인과 사회의 이동성을 극대화시키는 지능화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PM 시장 동향 및 전망

개인용 이동수단의 성장도는 시기/지역별로 용도(대중교통 연계, 생활형, 사회 취약자, 관광레저 등)와 구동방식(엔진, 전기 등)이 달라질 전망인 가운데, 주로 대중교통과 연계하여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인용 이동수단은 무동력과 엔진동력에서 서서히 전기동력으로 대체되어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자전거, 오토바이 등의 개인용 이동수단 외에도 세그웨이, 휠체어, 미니전기차 등이 등장하여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어 신개념 개인용 이동수단들에 대한 공급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계속 진화한다

GROUP 01 | 어번 힙스터

‘자유’를 핵심가치로 추구하는 어번 힙스터들에게는 일과 여가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지원해주는 똑똑한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업무지원을 위한 소프트에어 시스템과 유연한 내부 인테리어를 갖춘 PM이, 다른 한편으로는 액티브한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해주는 PM이 필요하며, 새로운 형태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적용될 필요성이 있다.


GROUP 02 | 모던 히피

‘행복’을 핵심가치로 추구하는 모던 히피에게는 환경과 건강을 위한 친환경 이동수단이면서 내적인 조화와 편안한 생활을 위해 언제든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을 위해 운송수단 안에서 테라피 기능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


GROUP 03 | 스마트 옵티마이저

‘편안한 생활’을 핵심가치로 추구하는 스마트 옵티마이저에게는 실용적이고 유익한 여행 가이드가 되어주는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또한 경량화와 소형화, 트렌스폼 되는 디자인을 통해 여행활동을 콤팩트하게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하며, 그때그때 필요한 이동수단을 공유서비스를 활용하여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접근방법도 필요하다.



디자인, 디자이너, 디자인 산업의 미래

디자인 전문회사, 어디로 갈 것인가?

디자인 전문회사의 가치 사슬 확장

다수의 글로벌기업이 리더십, 마케팅, 생산관리와 기획 부문에서 디자인 기법을 활용하여 디자인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디자인 전문회사도 디자인 역량을 제품/서비스의 개선에 한정 짓지 않고, 디자인적 사고를 활용한 자체 프로세스에 기반하여 문제 해결이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품 디자인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요 디자인 전문회사의 가치 사슬을 비교했을 때, 아이데오, 컨티늄, 세이무어파월 등 해외 주요기업의 경우, 가치 사슬 전반을 다루는 토탈 디자인 비즈니스를 수행할 역량을 보유하고, 그 규모와 명성을 바탕으로 수익률이 높은 디자인 종합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의 경우 활용기업의 필요에 따라 제품뿐 아니라 시각, 환경을 넘나들며 디자인 콘셉트 차원의 제한적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탓에 소비자 조사 및 자체 디자인 컨설팅 역량이 미비하다.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가 토탈 디자인 비즈니스를 수행함으로써,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독자적 디자인 프로세스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바이오,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등 미래 유망 산업군을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갖춘 특화 디자인 전문회사를 육성하여 세계 디자인 시장에서의 국내 브랜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 산업을 위하여

디자인 전문회사에 부는 인수/합병 열풍

2004년 이후, 글로벌 대기업 및 유망 스타트업과 디자인 전문회사의 인수/합병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자인 전문회사가 기술/서비스/금융업 기반의 타 업종으로 인수되거나 주식의 일부를 매각한 사례는 총 42건이며, 인수기업은 구글, 페이스북 등 IT 업종 외에도,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경영전략/회계 컨설팅,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타 분야의 디자인 전문회사 인수합병은 경영활동에 있어 디자인의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 및 적극적인 투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디자인이 제품과 서비스의 성능과 품질 향상뿐 아니라,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역할이 확대된 것이다. 인수된 디자인 전문회사는 제품/서비스의 혁신뿐 아니라 창의적 기업문화의 전파를 통해 다방면의 시너지를 창출할 뿐 아니라, 전략적 디자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혁신을 위해 무엇에 투자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디자인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지 등 디자인 경영의 핵심적 의사결정을 수행한다.


디자인 전문회사, 스타트업과 상생하다

최근 해외 디자인 전문회사들은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으로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실리콘밸리 유니콘 스타트업의 21%가 디자이너와 공동으로 창업하고 있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이며, 이 밖에도 유투브,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등 해외 디자이너의 창업 성공 사례는 무수히 많다.


특히 초기 창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모바일 분야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스타트업 성공의 핵심 키워드로 작용할 정도다. 이 밖에도 디자인은 새롭게 시작하는 기업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비전과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가시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세계적 창업 열풍을 디자인 전문회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위주의 단발성 디자인 프로젝트는 그 가치가 지속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디자인 전문회사와 스타트업 간 협업은 로열티 지불 등을 통해 장기적 파트너십 형성 및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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