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르게

   
김영안
ǻ
영진닷컴
   
10800
2008�� 02��



 

■ 책 소개


21세기는 창조성, 창의력을 기반으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빛나는 시대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준을 세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창조적 인재가 빛을 발하는 시대인 것이다. 창조성, 창의력이란 살아남느냐, 도태되느냐를 결정짓는 난공불락의 과제인 것이다. 그러나 그 적응이란
과제가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능력을 요구하거나 뛰어난 재능을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에 바로 이 책에서 그
창조성의 시작과 과정을 알려주려 한다.
 

이 책은 창조적, 창의적 인간이란 어떤 사람인가를 되짚어 보고, 자신에게 잠재된 생각의
에너지를 이끌어내고 적용시키는 방법을 시청에 근무하는 신참내기 공무원 크레오를 통해 이야기해 주는 자기 계발서이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형식에서 벗어난 소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의 관점에서 창조적 사고와 창의력 훈련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주인공 크레오는 항상 마음속에 뭔가 갈증을 품고 있는 시대의 자화상으로 평범해 보이는
우리를 친근하게 대변하고 있으며 그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읽는 자신이 책 속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 즉 제3자의 입장에서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창조성, 창의력의 흐름을 따라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또한 컬러 삽화가 포함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각 섹션의 후반부에는 창조적 사고의 습관과 창의력 훈련에 대한 팁이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의 질을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스스로의 생각과 의지를 통솔할 수 있도록 내면의 에너지를 길러줄 최고의 멘토가 되어 줄 것이다.


■ 저자 김영안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고려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서울은행에 16년 근무하고 벤처 기업인 코아정보시스템을 설립했다. 그 후 삼성SDS에서 10년
동안 금융사업본부장, 인터넷 사업 본부장 상무로 근무했다. 현재 벤처 기업인 파수닷컴의 부사장이며, 단국대학교 겸임교수로 벤처 창업과 인터넷
마케팅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정글 CEO』『삼성처럼 회의하라』『삼성신화의 원동력, 특급인재경영』『주식회사, 가족』『인맥을
끊어라』가 있으며, 번역서로 『7인의 베스트 CEO』『고객을 순간에 만족시켜라』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잠재된 창의성 DNA를
끌어내라!


part 1 창조적 사고의 본질 찾기
창조적 사고의
본질 1 변화와 새로움 : 해답은 내 안에 있다
창조적 사고의 본질 2 자신에 대한 믿음 : 중요한 것은 재능보다 용기다
창조적
사고의 본질 3 관점의 순수성 : 순수하고 단순하게 아이처럼 생각하라
창조적 사고의 본질 4 열정과 끈기 : 불확실성을 즐겨라

창조적 사고의 본질 5 수용과 자유 : 창조성을 뛰어놀게 하라


part 2 창의력 훈련하기
창의력 훈련 1 발상의
전환 : 고정관념을 파괴하라
창의력 훈련 2 올바른 생각의 습관 : 끈질기게 생각의 과정을 즐겨라
창의력 훈련 3 모순 해결을
위한 관찰과 분석 : 호기심을 갖고 몰입하라
창의력 훈련 4 경험의 실행 : 생각의 네트워크를 짜라!
창의력 훈련 5 실패 경험의
재구성 :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융합하라
창의력 훈련 완성 도전과 실천 : 매일 새로운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하라


에필로그 - 1%만 다르게 생각하라!


부록 - 창의력 사고 기법들
1. 브레인스토밍
2. 마인드 맵
3.
TRIZ(트리즈) 

 




1% 다르게


자신에 대한 믿음 : 중요한 것은 재능보다 용기다

"크레오! 나 좀 보세!"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될 무렵, 하루 과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크레오를 향해 날아들었다. "자네 요즘 정신을 어디다 두고 일하는 거야?" 하루 과장은 크레오를 보자 대뜸 언성을 높였다.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미래의 인재 좋아하시네! 인재는 무슨 인재? 인재(人才)가 아니라 인재(人災)다. 인사부 놈들은 눈깔이 다 삐었나? 한심한 친구를 인재라고 뽑아서 보내다니 원! 자네 이걸 기획안이라고 올렸나?" 하루 과장이 기획서를 흔들며 핏대를 올렸다. 어제 올린 쓰레기 처리 대책이 통과되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번까지 벌써 세 번째였으니 하루 과장이 화가 날 만도 했다. "좀 머리를 써보라고. 그 머릿속엔 든 게 그렇게 없는 거야? 내일 모레까지 다시 만들어 와."


크레오는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서까지 기획안을 가지고 씨름을 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즐거워야 할 퇴근 시간이지만 그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이봐 크레오. 자네 어깨가 왜 그리 처져 있나. 오늘 상사한테 된통 당하기라도 한 건가?" 크레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만났던 그 노인이 커다란 막대사탕을 들고 서 있었다.


"뭐 또 속상한 일이 있는가?" "요즘 제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을 잃은 것 같아요." "흐음! 어째서?" "전 제가 꽤나 똑똑하고 쓸 만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는데 실제론 이상주의자처럼 꿈만 컸지 하는 일은 매번 제자리걸음이거든요. 상사에게 깨지는 거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예전에 비해 게을러지고, 좋은 아이디어 하나도 제대로 못 내고, 의욕도 없고…. 이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미칠 것 같아요. 게다가 오늘은 사람들이 저를 두고 뒷담화하는 것까지 들었지 뭐예요. 저보고 삼류라더군요. 정말 최악의 하루였죠."


"그렇다면 자네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요. 일에서도, 생활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창조적인 일을 했잖아요." "그럼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창조성이 없다고 생각하나?" "그게 아니라 업무를 보면서 절실히 느낀 게 있어요. 제가 공무원이 된 것은 이쪽이 다른 직업에 비해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는 성실성으로 승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마음이 변했다는 건가?" "맞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내가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결국엔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창조성이라는 것을요." "…."


"그 놈은 삶에 있어 뭔가 한 단계를 뛰어넘으려면 반드시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죠. 아니요. 어쩌면 제 성공을 집어 삼키려는 괴물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그 괴물을 동경해요. 그 놈만 굴복시키면 뭐든지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노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옛말 중에 이런 말이 있지. 아는 것에서 모르는 것으로 옮겨가야만 인간은 배울 수 있다고." 몰라야 배울 수 있다는 뜻인가? "그 괴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배울 필요가 없네. 그저 자네 안에서 잠자고 있는 괴물을 깨우기만 하는 거야." 신선한 충격이 크레오의 머리를 강타했다.


"창조적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종이 한 장 차이지.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멋지고 근사한 꿈을 꾸다가 결국 현실을 탓하며 자신의 꿈과 멀어져 간다네. 하지만 그들 모두는 처음엔 우리가 말한 성공한 사람들이나 출세한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잃어버리지 않았고 자네는 잃어버린 것이 딱 하나 있지." "그게 뭔데요?" 크레오의 간절한 눈빛에도 노인은 그저 허허 웃기만 했다.


"그래, 힌트를 하나 주지. 오늘 자네가 잊어버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까지 가지고 온 것을 찾아보게. 뭐가 있는지." "뭐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이렇다 할 재능이 없다보니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플 따름이죠. 그리고 일할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인다는 것 정도." "바로 그것이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오는 핑계들." 크레오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노인을 바라봤다. "자네의 그런 부정적인 생각들은 기회를 가려 보이지 않게 만들지. 그러면서 자신에겐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또다시 핑계를 대지. 기회가 와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또 다른 핑계를 대면서 기회를 외면하지. 안 그런가?"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옛날 한 현자가 왕을 보좌할 유능한 인물을 골라내기 위해 문제를 내었네. 산꼭대기 상자 속에 뭐가 있는지 알아내면 그 속에 있는 것을 갖게 해주겠다고 했지. 참가한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에 잠겼네. 물건이 뭔지도 모르고 참가하는데 그게 별거 아니면 어쩌지? 비가 올 것 같으니 가지 말자 마땅한 등산화가 없으니 저 산을 오르기 힘들어 갔다가 아무것도 없으면 나만 바보가 되잖아? 이 걱정 저 걱정들을 많이 했지. 그 사람들이 왜 그런 걱정과 고민을 했을까?" 상황은 달랐지만, 지금 크레오의 처지와 그들의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루 과장이 맡겼던 기획안이 산꼭대기의 상자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크레오는 노인이 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행동에는 여러 종류의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모두들 망설이고 고민한 거라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임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행동하는 것밖에는 없네." "…." "그걸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은 절대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과 같지. 그렇게 산 아래서 망설이는 사람들은 누군가 먼저 상자에 도착했다면 처음부터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잃은 셈이 되네. 가서 뚜껑을 열었더니 상자 속에는 보물이 들어 있었다더군. 사실 보물이 아니었어도 괜찮았겠지. 문제는 상자 속에 뭐가 있는지만 알아 오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보물은 결국 먼저 행동한 사람의 차지가 되었지."


"행운은 그런 것이라네. 행동의 다른 이름이 기회고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 행운이란 얘기네. 그 셋은 다르게 보이지만 같은 것이지. 결국 행운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에 따라오는 것이야. 누구나 행운아가 될 수 있는 것이지." 크레오는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 막혀 있던 것이 뚫리는 느낌이었다. 그래, 내가 지금까지의 생각에 사로잡혀 핑계를 대고 있는 동안 성공한 사람들은 행동했어. 가능성을 자로 재고 있는 동안 그들은 이미 가위와 연필을 들고 꿈을 재단하는 일에 착수했던 거야. 내가 결과를 걱정하는 동안 그들은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나갔어. 모르는 것으로 넘어갈 때 그들은 걱정만 하면서 망설이진 않았어.


노인은 크레오를 바라보면 빙그레 웃었다. "자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어떤 능력이나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네를 두렵게 하는 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라네." 크레오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 이제 자네는 창조성에 대한 해답도 얻었네. 창조성이란 괴물을 뛰어넘는 단 한 가지 해답. 그건 이미 자네 안에 있고 자네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 아닌가."



발상의 전환 : 고정관념을 파괴하라

"자, 그럼 이제 자네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고민을 했는지 한번 얘기해 보게." "쓰레기 때문이죠." "그래, 요즘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더군. 더군다나 시청 직원이라니 신경을 많이 쓰겠구먼." 크레오는 한숨을 내쉰 뒤 최근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회의를 주재했던 일,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아이디어 모으기 등 오늘 있었던 일까지 모두 얘기해 주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은데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서 고민 중이에요." 처음보다는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빈치를 바라보았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뭔가 정의된 아이디어 발상의 툴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문제의 해결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내 말이 틀린가?" 다빈치의 지적은 정확했다. 크레오는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이미 정의된 회의 방식을 통해 쓰레기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다빈치의 말처럼 유연하지 못한 생각이었다. "기법은 경험을 통해 확률을 높인 것을 체계화시켜 정의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네. 문제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것은 그런 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네. 생각하는 방법부터 아기가 걸음마를 떼듯 자꾸 연습해야 하네. 이건 아이디어 싸움이야. 누가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는가가 해결의 실마리지." "정말 제가 창조적으로 사고할 수 있을까요? 제 안에 창조성이 있다는 건 알지만 단지 행동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전 잠재된 제 창의력을 끌어내는 부분에 있어선 자신이 없어요."


크레오의 얘기를 들은 다빈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가로 갔다. 그리고 낡은 책 한 권을 뽑아서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여기에 보면 말이야. 역(逆)발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네. 즉 기발한 아이디어란 남과 조금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것일 뿐이야. 역발상도 그중 하나야. 거꾸로 생각해 보는 것이지." 다빈치의 말처럼 기존의 상식이나 고정관념들과는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도 기발한 것을 찾아내는 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크레오는 여전히 걱정이 되었다. "무조건 거꾸로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나요? 제 머리로는 그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오르거든요." "뭐, 걱정할 것 없어. 물론 창의력을 타고난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창의력도 훈련하면 누구나 늘게 되어 있는 거야. 창조성은 이미 자네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창조성이 최대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창의력 훈련이네." 다빈치는 책장을 넘기면서 한 가지 예화를 찾았다. 그리고 다빈치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에 두 나라가 있었는데 서로 앙숙이라 자주 전쟁을 했네. 그중 힘이 센 나라가 전쟁의 구실거리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숙제를 냈지. 아주 커다란 코끼리를 보내 무게가 얼마인지 알아내라고 한 거야. 전쟁을 일으키고자 하는 일종의 계책이었던 거지. 물론 그 나라에는 코끼리를 잴 만한 큰 저울이 없었지. 코끼리를 잴 저울이 없으니 무게를 알 수가 없을 거라고 믿고 그런 문제를 낸 거야. 한 신하가 코끼리를 토막을 내서 저울에 재자고 했네. 하지만 코끼리를 죽일 수가 없었지. 만약 코끼리를 죽이면 그것도 전쟁의 구실이 되기 때문에 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고민만 하고 있었지. 자, 이런 상황에서 자네는 어떻게 하겠는가?"


"아 예, 그러니까… 그게…. 음, 코끼리를 잴 수 있는 큰 저울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갑자기 질문을 하니 크레오는 급한 마음에 임기응변으로 답을 했다. "그래, 그것도 방법이겠구먼. 그런데 대충 코끼리 무게가 얼마인지 알아야 그것을 잴 수 있는 큰 저울을 만들 게 아닌가?" 크레오는 당황해 얼굴이 붉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네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지. 일종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문제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리어 문제 갇히고 말아." "그럼 달리 잴 방법이 있나요?"


"들어보게. 그때 늙은 한 신하 한 사람이 왕에게 방법이 있다고 말했지. 왕은 귀가 번쩍 띄어 그 방법을 물었다네. 그랬더니 늙은 신하는 코끼리를 강가로 데려가 준비된 배 위에 태웠지. 그러고는 배가 물에 잠긴 부분에 표시를 하고는 다시 코끼리를 내리게 했지. 그 다음에 준비해 놓은 돌을 배에 표시해 놓은 부분이 잠길 때까지 실었지. 그런 다음 하나하나 그 돌들을 꺼내 돌의 무게를 재고 각 돌들의 무게를 합해 코끼리 무게를 계산했다네. 자, 어떤가? 새로운 큰 저울을 만들지 않고도 해결되지 않았나?" 설명을 다 듣고 나니 과연 그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너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주위의 수많은 방법들을 잊고 살지. 조금만 문제 밖에서 보면 주변에 해결책은 수없이 많은데 말이야."


"자, 그럼 지금부터 잠자고 있는 자네의 창의력을 깨우도록 도와줄 테니 새겨듣도록 하게. 자네 다게브라는 말을 들어 보았나?" 크레오에겐 생소한 단어였다. "그건 무슨 의미죠?" "다게브(DAGEV)라는 것은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론이지. 즉 창조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서는 순서가 있지. 첫 번째 문제 정의(Define), 두 번째 문제 분석(Analyze), 세 번째 해결안 도출(Generate), 네 번째 해결안 평가(Evaluate), 다섯 번째 해결안 검증(Verify)이네. 다게브는 이 다섯 개의 단어 머리글자를 합성한 말이지." 크레오는 다게브라는 단어가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창의력 계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단계인 문제의 정의라네. 해답의 전부를 아는 것보다 문제의 일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옷 전체가 삐뚤어지는 것처럼 말이야. 처음 나로 동상 앞에서 자네와 만나 창조성에 대해 얘기한 것처럼 자네가 가진 문제는 어떠한 문제이든지 간에 그 해결 방안은 이미 존재하고 있네. 단지 올바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지." 다빈치는 문제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까지 설명하고 다빈치는 서랍 속에서 작은 봉투를 꺼냈다. 그 속에는 네 장의 카드가 들어 있었다. 다빈치는 그중 첫 번째 카드를 크레오에게 주었다. 그 카드에는 고정관념을 파괴하라라고 씌어져 있었다. "이것이 오늘의 창의력 계발 첫 수업이네. 앞으로 3장의 카드가 더 남았네." "남은 세 장은 뭐지요?" "그건 차차 알려주도록 하겠네." 크레오는 뭔지 모르지만 창의력과 쓰레기 사이에 서광이 비치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도전과 실천 : 매일 새로운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하라

크레오는 자신이 새로운 쓰레기통을 만드는 데에만 열중했지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서는 조금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선 새롭게 나타난 문제들을 하나하나 쪼개 개별적으로 접근해 보기로 했다. 부분의 문제들을 잘게 쪼개서 하나하나 해결하니 생각보다 쉽게 대안이 나왔다. "좋아. 이 부분은 해결이 됐고…. 그렇다면 이번엔 쓰레기통의 디자인이 문제인데." 쓰레기통의 디자인을 어떻게 고쳐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크레오는 잠시 일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계속 작업에 매달리면 판단력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 음표 사이에 있는 쉼표다, 라고 하듯이 적절한 쉼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그 휴식은 문제를 문제 속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 밖에서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자네 주위의 모든 것, 환경, 문화, 자연. 이 모두가 창조성을 안겨 줄 수 있는 복권인 셈이네. 이 복권을 긁다 보면 아주 큰 선물을 받게 될 걸세.


크레오는 이데고 시의 외곽에 있는 호수로 가서 낚시를 드리웠다. 문제로부터 벗어나 다빈치의 말대로 자연과 벗하며 아이디어를 낚기만 하면 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크레오는 조용히 낚시를 드리우고 상념에 잠겨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개구리 한 마리가 옆으로 다가왔다. 개구리는 허공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조용히 앉아 있던 개구리가 갑자기 혀를 날름 하더니 파리를 잡아먹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크레오는 무릎을 탁 쳤다. 개구리가 파리를 잡아먹는 것처럼 모든 쓰레기를 날름 받아먹어치운다면 정말 재미있겠는데? 게다가 이 개구리란 놈은 입도 크고 말이야. 크레오는 쓰레기통을 개구리 모양으로 디자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창조적 본능이 발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크레오는 그 날로 곧바로 팀을 정비하고 수정한 아이디어의 실행에 들어갔다.


일주일 후 여러 기술과 디자인이 융합된 새로운 쓰레기통이 해변의 주차장에 등장했다. 바로 개구리 쓰레기통이다.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 시장과 모든 시청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크레오는 가슴을 졸이며 해변을 주시했다. 처음 그 옆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못 보던 개구리 쓰레기통을 보고 신기해했다. 하지만 잠시 둘러보고는 금세 쓰레기통인 것을 알아챘다. 사람들은 입 벌린 개구리 모양이 재미있었던지 하나 둘 쓰레기를 개구리 입 속으로 가져다 넣었다. 어린아이는 물론 많은 관광객도 이 명물을 보기 위해 쓰레기를 주워 왔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져 이젠 일부러 쓰레기를 넣으려고 오는 사람도 생겨났다. 결과적으로 골치 아픈 쓰레기 문제는 말끔하게 해결된 셈이다. 해변은 노래하는 개구리 쓰레기통으로 인해 다시금 새로운 명소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고 시에서는 해변의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사람을 따로 고용할 필요도 없게 되어 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리게 되었다. 크레오의 쓰레기 처리 문제 해결안이 검증(Verify)되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이제는 해변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개구리 쓰레기통이 설치되었다. 노래하는 개구리 쓰레기통은 이제 이데고 시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동안 크레오는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평범하고 무기력했던 크레오에서 재능 있고 자신감 있는 크레오로 거듭난 것이다. 크레오는 다빈치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불현듯 다빈치 선생이 보고 싶어졌다. 그동안 바쁘게 지내다 보니 몇 주일째 찾아뵙지 못했던 것이다. "선생님, 계세요?" 언제나처럼 문은 열려 있었지만 마치 아무도 없는 양 조용했다. 응접실과 모든 방이 말끔히 정리된 채로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던 크레오는 탁자 위에 뭔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책 한 권과 곱게 접은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크레오 군에게라고 쓰인 편지에는 작별인사를 적혀 있었다. 크레오는 편지를 다 읽고 나서 책을 집어 들었다. 다빈치가 직접 쓴 책이었다. 크레오는 조심스럽게 첫 장을 넘겨보았다.


"창의성은 낯선 것에 대한 즐거움이다. 우리가 전혀 모른다는 것은 기쁨이다. 우리가 그것에 대한 정답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깨달음은 축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창의적이라는 것은 인생 문제에 있어 기회를 보거나 상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기회나 상상을 선택할 수 있다.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창조적이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인간의 창조적 작업은 대부분 끈질긴 노력의 소산이다. 우리가 재능이라고 믿는 창의력도 마찬가지로 노력의 산물이다. 이것이 창조성의 제1원칙이다. 다음으로 준비할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모든 성공은 믿음을 씨앗으로 삼는다. 믿음의 법칙이 바로 삶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준비할 것은 상상력을 뛰어놀게 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공간은 자신의 내부에 있다. 상상력은 사실적이고 영원한 세계이며 인간에게서 영원히 죽지 않는 부분이다. 상상력은 우리의 꿈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의 실현이 자기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성공이란 그 사람이 이룬 업적이 아니라 그가 만난 장애물에 의해 평가된다. 그 장애물을 넘으면 성공은 바로 현실이 된다. 그리고 창조성은 그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우리 내면의 가장 폭발적인 힘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위해 창조성이란 폭발적인 힘을 사용하는 사람은 1%에 불과하다. 그 1%에 대한 도전을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성공은 당신 코앞에 와 있다."


그 다음 장에는 바로 다게브에 대해 설명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창의적 발상을 위한 많은 사례와 방법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다빈치가 그동안 연구 분석한 내용들이었다. 크레오와 같이 풀었던 사례들도 모두 실려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다빈치가 크레오에게 건네준 카드가 가지런히 끼워져 있었다. 크레오는 다시 한 번 카드들을 차례차례 살펴보았다.


첫 번째 카드 : 고정관념을 파괴하라.

두 번째 카드 : 끈질기게 생각의 과정을 즐겨라.

세 번째 카드 : 호기심을 갖고 몰입하라.

네 번째 카드 :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융합하라.


크레오는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그러자 책의 마지막 갈피에서 두 장의 카드가 툭 하고 떨어졌다. 하나는 개구쟁이 삐삐의 모습을 한 귀여운 아이가 메롱하면서 혀를 날름 내놓고 있는 재미있는 그림 카드였고, 다른 하나는 다게브를 설명할 때 쓰는 카드였는데 다섯 번째란 글씨와 함께 설명란은 비어 있었다. 그림 카드는 큐리가 자기 모습을 그려 놓고 그 아래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메시지를 남긴 것이었다. 크레오 오빠. 쓰레기 문제가 해결된 것 축하해요. 근데 이젠 뭘 할 거죠? 크레오는 큐리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자신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큐리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듯 새 카드에 다음과 같이 또박또박 적어 내려갔다. 다섯 번째 카드 : 매일 새로운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하라.


이제 크레오는 똑똑히 느끼고 있었다. 성공의 기쁨은 잠시뿐이란 것을. 그에겐 매일같이 새로운 도전이 기다릴 것이다. 크레오는 긴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크게 기지개를 켰다. 우리는 매일 조금 변화된 채 깨어나고, 어제의 우리는 죽는다. 크레오는 옛 명언을 떠올렸다. 그리고 매일 매순간 창조성을 충만한 자신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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