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정영희
ǻ
눈과마음
   
12800
2008�� 04��



■ 책 소개
2030 여성을 위한 알짜배기 정보와사례를 수록하고 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엑기스만을 모아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알파걸이나 골드 미스가 아닌,때로는 사회에 깨지고 상처받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기록이자 지침서이다. 

 


■ 저자 정영희
71년 서울에서 태어나 문학을 전공한뒤 대기업에 입사해 7년 반 동안의 직장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프리랜서로 전업, 그 후 카피라이터, 사보 기자, 다큐멘터리 작가 등 다양한분야를 전전하며 글쓰기를 해왔다. 오랜 경험을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향기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비결임을 깨달았다는 그녀는 혹실패하더라도 시도하는 자세가 나중에 덜 후회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틈틈이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적절한 때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배낭 하나만 훌렁들고 떠날 때가 그녀 인생의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한국과학문화재단 주최 ‘비디오 저널리스트상’, 동서식품 주최 문학상 수필 부문 등 여러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각종 잡지와 사보 매체를 비롯, EBS 다큐멘터리 『카자흐스탄의 사람들』『북한강 대탐사』『JMI 社史』 등을집필했다.


■ 차례
- 추천의 글 
- 프롤로그


Part 1 그녀의 자아 찾기 
Self Test ;그녀의 자존감 지수는 얼마인가? 
당신 자신을 알라 / 한 가지쯤은 사치해도 좋다 / 느리게 사는 여유를 만끽해보자 / 때론 외국으로 훌쩍떠나보라 / 초라한 노처녀와 화려한 싱글녀의 차이 / 잘나가는 여자에게는 멘토가 있다 / 당당하고 씩씩하게 혼자서 하라 / 젊었을 때 저지르고모험하라 / 나이 듦을 두려워 말라 /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Part 2 그녀의 자기 계발 
Self Test ;그녀의 직업 만족 지수는 얼마인가? 
열정으로 무장한 사람을 그 누가 막으랴 / 영어는 언젠가 꼭 써먹을 날이 있다 / 문화생활이 주는긍정적인 영향 / 즐기는 것에서 멈추지 말라 / 당신의 향취와 색깔은 무엇인가 / TV가 퇴근 후 시간을 좌우한다 / 바보가 되는 가장 확실한방법 / 건강은 제일 중요한 자산이다 


Part 3 그녀의 사랑 & 결혼 
SelfTest ; 그녀의 연애 지수는 얼마인가? 
선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조급해 말라 / 더 이상 신데렐라는 없다 / 소개팅에 대처하는 우리의자세 /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보라 / 나한테만 잘하는 남자와 나한테 "더" 잘하는 남자 / 상식이 너무 없는 남자는 대략 난감하다 / 눈치와센스는 연인 사이의 기본 / 당신에게 애인이 없는 이유 / 상처 주도록 허락하지 말라 / 어쩔 수 없는 이별은 담담히 받아들여라 / 결혼 전,이것만은 반드시 체크하라 / 사랑은 썩어도 준치 같은 것이다 


Part 4 그녀의 인간관계 
Self Test ;그녀의 공존 지수는 얼마인가? 
친구 관계에도 급수가 있다 / 인복 많은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 / 돈 몇 푼에 인격을 깎이지 말라 /의리는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 결혼식을 도와준 지인에게는 꼭 감사의 표시를 하라 / 충고를 고깝게 여기지 말라 / 질시와 경계로 시작하는미묘한 여자들의 세계 / 너무 가까워서 소홀해지기 쉬운 가족 


Part 5 그녀의 직장 생활 
Self Test ;그녀의 성공 지수는 얼마인가? 
먹고사는 일은 위대하다 / 실수 만발, 입사 초년병 시절의 추억 / 비굴하지 않게 상사 비위 맞추기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카리스마로 / 화끈하게 도와주고 부드럽게 거절하라 / 적대적인 동료 내 편으로 만들기 / 연봉 협상, 그 험난하고머나먼 길 / 이직과 실직 사이 / 성희롱, 단호하게 응징하자 


Part 6 그녀의 테크닉 
Self Test ;그녀의 대화 지수는 얼마인가? 
옷차림으로 책잡히지 말라 / 고수와 하수의 대화법 / 약점을 건드리면 평생 감정이 쌓인다 / 똑 소리 나게타인에게 말 걸기 / 그 여자가 화풀이 하는 법 / 외모는 훌륭한 추천장이다 / 백옥 같은 피부가 단점을 커버한다 


Part 7 그녀의 재테크 
Self Test ;그녀의 부자 지수는 얼마인가? 
경제적 독립을 선언하라 / 재테크는 곧 정보와 실천 싸움이다 / 숨어있는 혜택 알뜰하게 챙기기 / 연봉별월급 알차게 배분하기 / 종자돈 만들기의 중요성 / 알고 하는 펀드 투자로 자산 굴리기 / 효자 3인방 ; CMA, MMF, MMDA / 은행이외의 재테크에는 무엇이 있을까? / 보험 광고에 속지 말라 / 저렴하고 빵빵하게 준비하는 혼수의 모든 것 / 기부, 가치 있게 돈쓰는법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젊었을 때 저지르고 모험하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뉴욕을 좋아한다. 일 때문에, 혹은 여행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도시를 다녀봤지만 뉴욕만큼 다이나믹한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바쁘게 살다가도 문득문득 뉴욕에서 보낸 한철이 그리워지는 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위시한 마천루 풍경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화려한 여주인공의 생활 따위를 동경해서가 아니다. 세계의 용광로라 불리는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활기에 있다. 인종 전시장이라는 비유답게 뉴욕에는 성공과 꿈을 좇아 전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든다. 그리고 그들은 치열한 경쟁자들이 차고도 넘친다는 뉴욕에서 온갖 역경에도 불구, 씩씩한 알레그로 비바체의 몸짓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도전 정신을 불태운다.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할 수 있는 배우는 선택된 소수뿐, 아직 선택받지 못한 다수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면서 낮에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밤에는 끊임없이 연습을 한다. 대형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고 쉽사리 기죽는 일도 없다. 맨해튼의 중심인 미드타운에는 브로드웨이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의 대안으로 형성된 오프브로드웨이가 있고, 또 그보다 더 작은 오프오프브로드웨이 무대도 있다. 그리고 이 작은 소극장에서는 온갖 실험적인 작품들이 공연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는 이들에 의해 참신한 시도와 도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버려진 공장 창고를 개조해 만든 허름한 작업실에서도 수많은 무명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비록 유명 갤러리에 자신의 창작물을 전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왕성한 작품 활동에 브레이크는 없다. 이들은 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교정을 빌려서라도 각자의 개성 어린 그림과 조각, 포퍼먼스 등을 전시한다. 유니언 스퀘어 지하철 역 안에서 만난 한 백인 남자의 원래 직업은 고등학교 교사. 하지만 음악이 너무 좋아 퇴근 후엔 항상 이곳에서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부른단다. 거리에서 첼로 연주를 하던 한 동양인 남자의 공연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수준급이다. 아카펠라를 멋들어지게 불러대던 흑인 소년들도,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삼바 춤을 잘 추던 스페인계 아저씨도 다 나름대로의 꿈과 사연이 있을 것이다.


뉴욕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로 이런 사람들이 가진 역동성 때문이다. 일정한 룰에 맞추어 남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기보다는 자신이 원하고 지향하는 바에 의해 도전하고 실행하는 정신, 이러한 사람들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많이 포진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들이 발산하는 에너지에 나도 모르게 숨통이 트이고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점 등이 뉴욕이 가진 진짜 마력이 아닐까 싶다.


알랭 드 보통은 “선망을 멈추지 못한다면 엉뚱한 것을 선망하느라 우리 삶의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보통의 말처럼 나는 선망하던 것을 직접 실행해보고자 막 서른이 되던 해에 오랫동안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왔다. 안정적인 수입과 사회적 정체성을 보장해주던 직장을 그만두는데 어찌 갈등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내 안의 욕구를 억지로 다스리며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매달려 살아가기에는 단 한 번뿐인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둔 뒤로 나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을 원 없이 실행해나갔다. 일 년의 유예기간을 정해놓고 장기 배낭여행과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소설 쓰기에도 도전해본 것이다. 물론 그 결과가 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따지자면 한동안 주류 사회가 말하는 교과서적인 삶에서 비껴 있느라 그만큼의 리스크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동료가 어느덧 고액 연봉의 팀장급 관리자가 된 것을 보면 살짝 부럽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열망하던 것에 대한 시도 자체를 후회해본 적은 없다. 동료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내면의 욕구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그녀와 다른 욕구를 가진 내가 남들과의 보조를 맞추는 데에만 급급했다면 나는 아마 여전히 다른 것들을 갈망하느라 불행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좋은 대학을 나온 후, 꿀리지 않을 직장을 가져야 하며, 적령기에 맞춰 결혼해야 하고, 40대에는 아파트 한 채, 중형차 한 대를 가져야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고 자조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다. 젊은이들의 90%가 공무원이나 공사 기관에 들어가는 것이 꿈인 사회는 정체될 수밖에 없는 법. 건강한 사회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꿈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다.


20대 혹은 30대에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설령 무모하더라도 한 번쯤은 도전하고 저질러보라. 그래야 훗날 미련이나 후회가 없다. 그 시도가 반드시 성공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지 않은 길에 아쉬움이 많다면 현재 생활에 만족할 수가 없다. 실업을 겪어본 사람이 일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것처럼, 자신의 현재 위치를 소중히 여기게 되는 계기도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 더욱 견고해지는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져 지금의 이삼십 대는 평균 수명 100세를 맞게 된다고 한다. 백여 년 남짓한 인생에서 몇 년 정도 할애한다고 인생이 크게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내 삶과 미래를 온전히 내 것으로, 내 의지대로 만들어가고 싶다면 도전하고 모험하라.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만약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에 몰두해보고 싶다면,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1. 퇴직금이든 저축이든, 일 년 동안은 끄떡없이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준비해둔다.
2. 무턱대고 그만둘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할 적정 시간을 먼저 정해야 한다. 6개월, 1년, 2년 식으로, 본인 계획에 맞춰 알맞은 시간을 계산해본 뒤 실행하자.
3. 무엇을 해보겠다고 정했다면 그것에 대한 사전 정보와 공부는 필수. 잘 알지 못한 채 우선 뛰어들고 본다면 그만큼 시간과 돈이 배로 들어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즐기는 것에서 멈추지 말라
최근에 나는 고대 이집트 문화와 아즈텍 문명에 관심을 갖게 되어 보다 많은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어느 개인 블로그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파라오, 투탕카멘의 일대기와 업적에서부터 아즈텍 문명의 번영과 멸망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총망라, 집대성한 블로그였다.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인가 싶어 프로필을 보니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아마 그도 고대 문명에 관심이 많아 수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한 모양이었다. 덕분에 자세히 몰랐던 역사적 사실이나 문화 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신변잡기나 자신의 사생활로 도배한 블로그가 대부분이지만, 웹서핑을 하다 보면 간혹 유용한 정보로 가득한 블로그를 접하게 될 때가 있다. 나야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았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개인의 관심사로만 이렇게 묵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내도 될 만큼 손색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정보 공유를 위해 자신의 블로그를 꾸몄다가 그것이 기회가 되어 실제로 책을 낸 사람도 있다.


독립생활이 어언 10년이 넘어가는데도 요리 실력이 영 시원치 않은 나는 늘 똑같은 반찬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 식성이 좋아 당최 못 먹는 음식이 없고, 제법 음식 맛 좀 볼 줄 안다고 자부하면서도 정작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건 어찌나 귀찮던지. 그래서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아니면 미역국 정도가 10년간의 주된 메뉴였다. 그렇다고 늘 밖에서 사 먹자니 지출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좀 더 다양한 요리를 배워보자 마음먹고 웹 서핑을 시작했다. 마침 한식에서부터 밑반찬은 물론, 양식이나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레시피가 있는 블로그를 찾아내 따라 하기 시작했다. 재료 선정에서부터 간을 어떻게 맞추고, 어떤 방식으로 요리해야 하는 지가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굳이 이것저것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게끔 잘 정리되어 있는 블로그였다. 더군다나 집에 남아 있는 재료로 간단 별식을 만드는 법까지 알려주어 야참 만들기에 응용할 수도 있었다. 도대체 이분은 못 만드는 음식이 뭘까 싶을 만큼 수백 가지가 넘는 정보로 가득한, 가히 요리 백과사전이라 할 만했던 것이다.


그렇게 공짜로 요리를 배워나가던 어느 날 샤브샤브 만드는 법을 알기 위해 그 블로그를 다시 방문했다가 드디어 그분이 요리책을 발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마침 나처럼 그분의 블로그를 자주 드나들던 팬(?) 중 한 사람이 출판 관계자여서 기회가 닿았다고 한다. 요리의 달인이 요리책을 써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취미와 재미로만 자신의 재능을 즐기다가 요리책의 저자라는 이력을 더하게 된 경우이다.


취미가 부업을 넘어 본업으로 발전한 케이스도 있다. 손재주가 많은 친구 하나는 현재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한다. 이 친구는 결혼을 하자마자 직장 생활을 접고 한동안 전업 주부로 살았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적적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해서 취미로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했던 것. 그녀가 만든 십자수 액자, 침구 세트와 인형들은 꼭 백화점 진열대에 있는 제품 같아서 누가 봐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주위의 권유로 처음에는 하나 둘 주문 판매만 하더니, 지금은 아예 숍을 차려 사장님이 되었다. 기껏해야 주변 선물용이나 집 안 소품으로만 활용하던 그녀의 취미 생활이 이젠 제법 쏠쏠한 수입을 가져다주는 본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알고 보면 이처럼 단순한 취미 생활을 좀 더 생산적인 활동으로 발전시킨 예가 적지 않다. 비단 유형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요즘에는 게이머도 당당한 직업으로 인정받는 세상이 아닌가. 당신이 만약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취미와 특기가 있다면 즐기는 것에서만 멈추지 말고, 그것을 PR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라. 노력하고 연구하면 자신만의 지식이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다.


전업 작가가 되기 전 다방 디제이, 페인트공, 기자, 학원 강사, 화가 등의 직종을 두루 거친 이외수 선생이 언젠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직장이 없어지면 인생이 끝난 거라는 사고를 가진 젊은 사람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 때문에 실업을 하게 되면 아예 자신의 온 삶을 방기한 채 지하도에서 먹고 자는 사람이 나오는 거다. 어떻게 인간이 직장 하나 없어졌다고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나. 노력하는 것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고, 또 세상도 달라지는 거다. 사회가 나를 위해 만든 직장이 없으면 내가 직접 만들면 된다. 뭘 그렇게 만들어진 것만 쓰려고 그래? 내가 만든 길로 다른 사람들을 달리게 하면 되는 거지.”


사랑은 썩어도 준치 같은 것이다
‘죽음이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어떠한 경우에라도 늘 사랑하며 존경하겠습니다.’


주책없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 서약하는 장면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주기적으로 날아드는 청첩장에 지갑 사정을 떠올리며 투덜거리다가도 막상 식장에서 결혼 서약 장면을 접하게 되면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것이다. 3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을 남남으로 살아왔던 두 사람이 만인 앞에서 부부가 됨을 선포하며 서약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결혼이란 참으로 엄숙하고 숭고한 일이구나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긴 인생이라는 여정을 함께 헤쳐가야 할 동지이면서 서로의 마지막을 지켜봐줄 보호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혼으로 맺어진 남녀는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깊은 연대감을 가지게 된다.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각자가 기준으로 내세우는 것들인 백인백색만큼 다양할 것이다. 어떤 이는 외모를, 어떤 이는 학벌과 직업을, 또 다른 어떤 이는 경제적인 능력 등을 조건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조건을 다 들이대도 ‘사랑’만 한 최상의 조건은 없을 터이다. 이는 무턱대고 사랑 하나만을 보라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결혼을 하더라도 사랑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보다 온전히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


가끔 먼저 결혼한 유부녀 친구들이 ‘결혼은 현실, 절대 사랑 뜯어 먹고 사는 거 아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도 실은 다 사랑을 바탕으로 결혼했다. 사랑이 있었기에 결혼 생활이 양산해내는 수많은 문제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헤어지지 않았고, 격렬한 부부 싸움 끝에 ‘남편이 아니라 웬수’라고 쏘아붙이면서도 결국은 이해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잦은 야근으로 부쩍 핼쑥해져 곤히 잠든 남편 얼굴을 보면 안쓰럽고, 바쁜 출근 시간에 국에 밥이라도 말아 먹여 보내야 안심이 되고, 어디 아픈 기색이라도 보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은 모두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서양 속담에 이런 얘기가 있다. ‘바다로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여라. 전쟁터로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여라. 그러나 결혼식장에 나갈 때는 세 번 기도하여라.’


그만큼 결혼 생활이 험난하고 어려운 현실이라는 뜻일 게다. 결혼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내 편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결코 사랑만으로 모든 고난을 이겨낼 수는 없지만, 사랑이 없다면 단 하나의 고비마저도 극복하기 어려워진다. 설령 고비가 없이 무난한 생활을 한다 한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 생활이 얼마나 공허할 것이며, 또한 얼마나 외로울 것인가. 지금은 별 애정이 없지만 살다 보면 생기겠지, 라는 마음으로 결혼하는 것은 도박이다. 연인으로서, 아내로서의 내 존재감을 높여주는 것은 그의 든든한 배경이나 돈이 아니라 사랑이다.


인간의 최종 목표는 행복한 인생이다. 그리고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들어가려 한다. 어떠한 계산을 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결혼만큼은 서로 마주 바라볼 때 슬며시 미소짓게 되는 사람과 해야 함을 잊지 말자.


질시와 경계로 시작하는 미묘한 여자들 세계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곤 동호회든 모임이든 직장이든 새로 들어갔을 때 여성 선배가 내뿜는 이유 없이 싸늘한 공기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치 ‘너 어디 어떻게 하는가 보자’ 라는 듯. 이렇게 여성들 사이에는 눈에 보이는 듯 아닌 듯 묘한 알력이 존재한다. 왠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개인적인 감정이 있지 않는 한 타인의 행동에 무심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조금 더 민감한 것은 사실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나보다 뛰어나거나 튀는 여자를 경계함으로써 남성들 혹은 다수의 시선을 차지하고 싶은 유치한 욕망이 내재된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능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보다 지엽적인 것에 천착해 같은 여자를 험담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설문에 의하면 여성 직장인 1452명 중 86.5%가 ‘여자의 적은 여자’ 라는 말에 공감한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상황은 바다 건너에서도 다르지 않아 외국 잡지의 여론조사에서 75%의 여성이 남성 동료보다는 여성 동료에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응답했다는 것.


말이야 바른 말이지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보자면 남성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니, 더 심화된 비즈니스 세계에서 훨씬 많은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남성은 자신의 인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서로 다른 방식이나 차이를 굳이 쌍심지 켜고 바라보진 않는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무슨 일을 도모할 때 남성 집단과 같이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하는 여자들도 적지 않다.


모임이나 학교, 혹은 직장에서 아예 여자들과 교류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다소 치사한 감이 들더라도 적당히 맞춰주는 게 좋다. 첫째, 같은 여자들 앞에서는 남자에게 너무 친절한 인상을 비치지 않는 게 현명하다. 특히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남자부터 찾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괜히 잘 보이려 한다는 둥, 약해 보이려 한다는 둥의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 둘째, 뒷담화의 대상이 되었다면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도록 노력해라. 마음 같아서야 당장 달려가 소문낸 당사자를 아작 내고 싶겠지만, 그렇게 하면 일만 더 커지게 된다. 사실 이 뒷담화라는 게 엄청난 실수나 큰 잘못을 가지고 험담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그저 자연스럽게 그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불식시키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신뢰와 친분이 쌓이면 처음 같은 말도 안 되는 트집으로 뒷담화를 하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 시작은 불편했으나 나중엔 돈독해지는 관계도 얼마든지 많다. 그러니 여성들이여, 포용하고 이해하라. 아직까지 여성은 사회에서 많은 불이익과 싸워야 하는 약자인 셈. 그런 만큼 서로 이끌어주고 챙겨주는 든든한 동지가 돼야 하지 않을까.


화끈하게 도와주고 부드럽게 거절하라
K 양의 별명은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다. 좀처럼 화를 내는 일이 없을뿐더러 워낙 마음이 여려 웬만한 일에는 차라리 손해보는 쪽을 택하고 말기 때문이다. 성격이 이렇다 보니 직장에서 온갖 뒤치다꺼리는 K의 몫이다. 보증을 서달라는 살 떨리는 부탁에서부터 잔업을 도와달라는 사소한 부탁에 이르기까지 각종 잡다한 일이 K에게 주어진다. 싫은 내색 못하는 건 당연지사. 가끔은 되바라진 후배가 뒷목 잡고 쓰러질 만한 하극상을 벌여도 그저 꾹꾹 눌러 참을 뿐이다. 영 내키지 않는 일조차 거절을 못하니 나중에는 스트레스로 병이 다 생길 지경이란다.


결국 자기도 이젠 실속 차리고 살아보겠다며 사람들의 부탁을 나름대로 거절해보지만 깔끔하게 ‘안 된다’라고 말 못하는 건 여전하다. 속앓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K의 문제는 우유부단해 보인다는 점이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이는 그저 ‘사람 좋다’라는 장점으로 상쇄될 수 없는 커다란 이미지 타격이다. 당연히 성공 가도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보통 K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그녀가 ‘노력해보겠다’, ‘생각해보겠다’ 라고 말하는 건 거의 수락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일이 틀어지면 처음에는 될 것처럼 얘기하더니 나중에 딴소리한다며 제멋대로 실망들을 하는 것이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할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부탁하는 입장에서도 단칼에 싫다고 잘라버리는 사람은 정나미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부탁하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거절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부득이하게 거절해야 할 상황이라면 그냥 곤란하다는 말로만 끝내지 말고 그 이유를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거절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라. 가령 상사나 동료가 업무적인 일을 부탁하면 ‘지금 맡고 있는 일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당신이 부탁한 일과 지금 일을 동시에 하려면 양쪽 일 다 제대로 마무리하기 어렵다. 미안하지만 이것부터 끝내고나서 다시 얘기하면 안 될까’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긍하고 동의할 것이다.


후배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후배의 업무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일단 고쳐야 할 점을 일목요연하게 지적해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는 반드시 칭찬거리를 찾아서 후배의 의욕을 북돋아주자.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번 일은 실효성이 좀 부족하니까 이런저런 점을 수정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는 아이디어가 좋으니 조금만 더 연구하면 얼마든지 신선한 아이템이 나올 것이다.” 후배 입장에서도 비록 일단은 거절당했다 할지라도 결국 기분 좋게 상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리 어렵지 않은 부탁이라면 바로 해결해주는 것이 낫다. 어차피 손해 보는 일도 아니고 내 역량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흔쾌히 수락하라. 개인적인 대인 관계도 그렇지만 특히 사회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믿음을 얻는 일이다. 부드럽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이미지는 그 믿음과 신뢰를 공고히 하는 디딤돌이 된다. 도와줄 땐 화끈하게 도와주고 거절할 땐 부드러운 말투로 거절하라. 거절의 노하우를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한층 더 돈독해진 대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고수와 하수의 대화법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 같은 자유기고가나 방송작가 같은 글 밥 먹고 사는 사람들 중에도 간혹 문장력이 형편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보통 회사원이라든가 글 쓰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업종에 있는 사람 가운데 글 쓰는 내공이 출중하다 못해 어느 누구를 갖다 대도 감히 대적할 자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이들이 종종 있다.


비단 글 쓰는 일뿐이겠는가. 음악이면 음악, 미술이면 미술, 학문이면 학문 등, 살다 보면 이 세상 구석구석에는 숨겨진 진자 고수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고수를 발견하면 나는 감탄해 마지않다가 “아니,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당장 그 분야에 출사표를 던지라”고 부추기는데, 그러면 대부분은 “그냥 관심이 좀 있을 뿐이다”라거나 “날고 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슬며시 웃어넘기고 만다. 마음 같아서는 ‘사부님, 거두어주소서’라며 무릎이라도 꿇고 싶을 만큼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어떤 사람은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전문가를 자처하며 그 분야에서 밥 벌어 먹고 살고, 어떤 사람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전혀 상관없는 생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어느 모임에 가서 술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며 뒤풀이 자리를 즐기다 제 잘난 줄만 아는 사람을 본 적 있다. 소위 지역 전문가라는 사람이었는데, 툭하면 “잘 모르나 본데, 이 분야는 말이야”라는 말투가 입에 붙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요즘 내색하지 않으면서도 경험 많고 알 것 다 아는 숨겨진 지역 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가 침 튀기며 열변을 토하는 중에 진짜 고수가 그의 잘못된 정보를 살짝 정정해주면 그는 어물쩍 넘겨버리고 말았다. 자기가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점이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이고 다 옳은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꺼내든 단정적이다. 자리를 함께한 누군가가 “혹시 다른 면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면 어투는 정중하지만 결국은 그 의견을 묵살하는 쪽으로 결론을 만들어간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이 생각하는 현명하고 바른 사람이란,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고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반면 자신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신념을 피력하면 그는 곧 한심하고 생각 없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개념 규정이 될 수 없는 것들조차 함부로 재단하니 오류가 날 수밖에.


아는 체, 잘난 체를 넘어서 가르치기까지 하려는 사람만큼 꼴불견은 없다. 사람들이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해주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대화나 행동만으로도 사람들은 그 혹은 그녀가 정말 잘나고 현명한 사람인지, 아니면 입만 살아서 제 잘난 척만 하는 사람인지를 다 알고 있다.


친구 중에 한마디로 고고한 학의 이미지를 지닌 아이가 있다. 외모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인격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녀가 흥분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토론이나 논쟁의 자리에서도 일단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대에도 대부분 “나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이라면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대개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정작 모른다고 말하기 싫어하는데, 그녀는 모르는 잘 모른다며 양해를 구하고 겸손히 상대의 의견을 묻기도 한다. 나대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자신의 지식을 말할 줄 알고, 설령 상반된 의견일지라도 타인의 생각을 존중해주니 누군들 좋아하지 않을까.


지적이면서도 은근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그녀를 닮고 싶어 나름 애써본 적이 있다. 아무리 열 받는 상황이어도 흥분하지 않기, 아는 척, 잘난 척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일단은 꾹 참고 경청해주기 등. 그러나 이놈의 내공이 미천하여 얼마 못 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어디 절에 들어가서 수양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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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는 아주 세련되게 말을 잘한다고 한다. 그러나 힐러리는 수려한 말솜씨와 함께 “내가 앞장설 테니 여러분은 저를 따라오십시오”라는 식으로 말한다는 것. 그래서 적어도 연설에 있어서만큼은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자’는 뉘앙스인 오바마에 비해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자신감 있는 말투는 분명 좋은 것이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겸손과 배려가 스며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