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답게 생각하라

   
가야마 리카(역자: 정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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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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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6��



■ 책 소개
어른들의 생각에 갇힌10대들이여 생각의 바다로 나가라!

‘행복의 형태는이것이다’라고 사회적으로 내세우는 공통의 행복 지수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지수는 다양하다. 어떻게 하면 부모나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장래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될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한 10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면 누구나직면하는 마음속 고민과 의문들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제시한다.

■ 저자 가야마 리카
정신과 의사. 데즈카야마가쿠인(帝塚山學院)대학 인간문화학부 인간학과교수. 1960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임상 경험을 살려 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의 각 매체에서 서평, 사회비평, 문화 비평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현대인의 ‘마음의 병’에 대한 통찰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정신병리학이 전문이지만 비디오게임 등의 서브컬처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 『비디오 게임과 치유』『젊은 세대의 법칙』『취직하는 게 두렵다』『마음의시대』『해체신서 1·2』 등이 있다.

■역자 정난진
상명여자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연세대학교 영상 번역작가 과정을 수료하였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근무했으며, 현재 번역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생각한 것은 즉시 하라』『일찍 일어나는 까마귀, 늦잠 자는 참새』『당당하게NO라고 말하라』『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스트레칭 레시피』『엄마를 선택한 아기』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chapter 1 공부와 장래에 대해 생각하자
심리학자가 되고 싶다!
보람 있는 일이란어떤 것일까?
소리를 내 보자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사회에서 직접 체험하자
주목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아하는일을 계속한다는 것
면접은 까다롭다
일과 결혼의 양립
열여덟 살이 되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연수만 받고입사한 직후 사직해 버린다?
시험이 두려운 이유
여학생은 이과를 싫어한다?
역사 교과서는 끝까지 읽자
지도를 보는 습관을들이자

chapter 2 부모님이나친구들과 잘 지내자
좋아하는 선배가 있니?
화를 내는 방법을 모른다?
또 다른 나로 변신해 보자
아버지가해고되었을 때
우울증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여러분은 친절한 편인가요?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나요?
부모에게 듣는 상처받는 말
엄마가 손수 만든 요리가 아이들을 살린다?
다른 사람과 깊이 사귀지 못한다
닮지 않은 사람 찾기
친구에 대한마음
엄마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

chapter 3 세상일에 눈을 돌리자
앞으로 24시간 후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컴퓨터나인터넷 상에서 중요한 일
텔레비전의 영향력
평화란 무엇일까?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
세상은 불공평하다
집이 마음에 들지않아서 가출했다
외국인 배척
포기하지 마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은?
이제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전기가 없는생활
인터넷 상의 대화에서 주의해야 할 것

chapter 4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자
긴장하지 않는 비결
일기를 써보자
여러 가지 얼굴을 갖자
외모와 마음 중 어느 쪽이 중요할까?
마음의 긴장을 풀어 주겠다
거짓말하는 연기도 진짜가된다
다이어트와 거식증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생활
이완시키는 방법
중학생들이 고뇌하고 있다
자신밖에 할 수 없는일
마음의 눈이 비뚤어지다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 싶다
약간의 일탈





십대답게 생각하라


chapter 1 공부와 장래에 대해 생각하자

시험이 두려운 이유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되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이들은 좋겠다. 1년에 몇 차례나 긴 휴가가 있으니 말이야." 하고 말하곤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시험에 대한 공포나 압박감을 몽땅 잊은 모양이다. 나는 휴가는 적어도 시험이 없는 지금의 생활이 훨씬 마음 편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무엇이 그렇게 공포스러웠을까. 나는 의사와 대학교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학회나 세미나 등에서 이따금 발표를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도 그 나름대로 긴장은 해도 시험 정도의 무시무시한 공포감은 들지 않는다.


시험은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거나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싫었던 것 같다. 학회나 세미나 등에서의 발표는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는 있어도 점수로 매겨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점수가 매겨지는 것이 그토록 싫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간혹 어떤 학교에서는 시험 석차를 복도 등에 붙여놓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가 다니던 학교는 그렇지는 않았다. 따라서 설령 점수가 좋지 않더라도 그것이 주변 친구들에게 알려지는 일은 없었다. 더욱이 나는 좋은 성적을 받고 싶어서 아등바등하는 노력파도 아니었고, 점수가 좋지 않다고 낙담하는 타입은 더군다나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면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꾸중을 듣는 것이 무섭다는 이유밖에 생각할 수 없다. 확실히 시험 성적표를 나누어 줄 때 선생님께서 "아니, 이번엔 성적이 왜 이렇게 떨어진 거야?" 하고 말씀하시거나 성적표를 본 엄마가 "매일 만화책만 붙들고 있으니 성적이 이 모양이지!" 하며 한숨을 내쉬곤 하셨던 것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결국 나는 스스로를 위해 공부를 했던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혼나지 않기 위해, 가능하다면 칭찬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한 셈이다.


나같이 천하태평인 성격의 소유자도 이렇게 칭찬받고 싶다. 혼나기 싫다고 생각하니 좀 더 성실하고 진지한 타입이라면 분명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마음에 무척 신경을 쓸 것이다.


병원을 찾는 성인 환자들 중에도 어렸을 때 항상 좋은 아이로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지나쳐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동안 자신의 진정한 감정이나 의사를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소중한 친구나 연인이 생겨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없어 괴로워한다.


따라서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또는 희망이 없다며 날 버리는 건 아닐까 하며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기 바란다. 시험 점수나 성적표를 보고 기뻐하거나 실망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은 부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래야 한다. 그것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chapter 2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잘 지내자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나요?

교수들끼리 모이면 반드시 거론되는 화제가 있다. "요즘 학생들은 미리 약속도 하지 않고 느닷없이 연구실에 들이닥친다니까." "맞아. 내가 다른 일에 열중하고 있는 것을 보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교수님, 지난번 레포트 말인데요. 하며 자기 얘기만 하는 학생들도 많아."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오키노 안나 선생의 책에도 "노크를 하고 지금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하고 말할 수 있다면 학생이 아니라 사회인"이라는 대목이 있다. 그 정도로 노크도 하지 않고 불쑥 찾아가 자신의 용건만 늘어놓는 학생들이 많다는 얘기다.


내가 아는 어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학생에게는 따끔하게 말해 주고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볼 일이 있을 때는 그날 아침에라도 나중에 찾아뵈어도 될까요? 하고 상대방의 형편을 미리 물어보라는 것. 그리고 방에 들어갈 때도 노크를 하고 나서 문을 열라는 것이다."


그러자 어떤 학생이 "전 부모님께도 야단을 맞은 적이 없는데 왜 교수님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며 오히려 발끈하더라는 것. "자네가 사회인이 되었을 때 곤란을 겪지 말라고 애정어린 마음에서 하는 말일세."하고 아무리 설명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분명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읽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놀랐을 것이다. 물론 나도 학생 시절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께 고민 상담을 하러 갔을 때 "지금은 좀 바쁜데." 하고 거절하시는 바람에 정말 너무해.하며 속상해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어떤 선생님께서 "누군가의 시간을 빼앗아야 할 때는 정중하게 지금 시간을 내주실 수 있나요?하고 물어봐야 한단다."하고 해 주신 말씀은 나중에 커서 사회인이 되었을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만약 여러분 중에 지금까지 가족 이외의 다른 어른과 대화를 할 때 "지금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을까요?"하고 말해 본 경험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분명 상대방 어른은 "정말 예의바른 아이로구나."하며 잠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지은 후에 빙그레 웃으며 "그래, 괜찮아. 그쪽에 앉으렴."하고 말해 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신도 마치 어른이 된 듯 뿌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부모에게 듣는 상처 받는 말

여러분은 부모님에 대해 분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가 하면 최근 우리 병원에 상담을 하러 오는 젊은 환자들로부터 "부모님께 이런 심한 말을 들었어요. 정말 분하고 원통해서 도저히 용서가 안 돼요." "할 수만 있다면 복수라도 해주고 싶어요."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부모에게 듣는 말 중에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지?하고 생각하게 한 일은 나에게도 자주 있었다. 아니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지금도 이따금 있다. 얼마 전에 친정에 들렀을 때도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릴 생각에 "이 근처에 강연이 있어서 왔어요."하고 말씀드리자, "이런 시골까지 오다니 도쿄에서는 이제 할 일이 없어진 거냐?"하고 말씀하셔서 속상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금세 당신이 하신 말씀을 깡그리 잊으셨는지 "그럼, 조만간 또 오겠구나. 그래, 뭐 먹고 싶은 거 없니?"하고 다정하게 물어보셨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내 자식이니까 농담 반 진담 반 놀려도 괜찮겠지.하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나도 지금은 분하고 원통하여 씩씩거릴 나이는 아니어서 아휴, 또 시작이군.하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게 되었지만 어렸을 때라면 정말 너무하셔! 다음번에 오면 절대 집에 들르지 않을 거야!하고 마음속으로 맹세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닌 모양인지 30대, 40대 친구들끼리 모이면 "옛날에 부모님께 들었던 그 한마디는 절대 용서할 수 없어."라는 식의 화제가 종종 거론된다. 개중에는 어른이 된 최근에야 "엄마는 가 초등학교 다닐 때 왜 오빠는 저렇게 똑똑한데 넌 대체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니?하고 말했어?" 하고 용기를 내어 물어보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부모는 "아니, 내가 그런 말을 했어? 전혀 기억나지 않는구나."라든가 "오빠보다 네가 성적도 좋고 착한 아이라고 줄곧 생각했어."라고 말씀하셔서 내가 오랜 세월 동안 분한 마음을 품어 온 것이 대체 뭐였지?하고 오히려 자신에게 반문하며 어리둥절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린이는 뭐든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부모도 반쯤 농담하듯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른의 입장으로서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부모도 자식에게는 자칫 마음이 편해져 남에게는 할 수 없는 말도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물론 어른이 한 말에 대해 분하다든가 절대 잊지 않을 거야!하고 생각하는 것도 인간의 성장에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부모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복수하겠다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분명히 자기 손해다. 너무 심하다고 화를 내면서도 또 시작이군!하며 여유 있는 태도로 대하는 것도 부모와의 성숙한 교류인지도 모른다.



chapter 3 세상일에 눈을 돌리자

외국인 배척

잡지를 읽고 있는데 차별 국가 일본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부제는 이랬다. 외국인 배척 국제화가 무색한 외국인 배척 의식.


외국인 배척 의식이란 외국인 또는 외국의 문물이나 사상을 멀리하고 싫어하는 것을 말한다. 요컨대 외국 사람이나 물건은 우리가 사는 곳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우리는 프랑스 브랜드나 미국의 록밴드 등을 미치듯이 좋아하지 않는가. 배척 의식은커녕 외국인이나 외국 문화는 대환영!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프랑스나 미국 등 이른바 구미인이나 그들 나라의 문화에는 관대한 편인 일본인도 남미나 러시아,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내가 한때 살았던 적도 있는 훗카이도의 오타루시에서는 대형 온천욕장 입구에 외국인 입장 사절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온천 측은 "어선이나 화물선을 타고 오는 러시아 승무원들의 입욕 매너가 너무도 좋지 않아 다른 손님들에게서 불평이 끊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 외국인을 차별할 마음은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너가 좋지 않은 사람만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온천을 찾는 미국이나 독일에서 온 관광객들도 입장을 거절당해 급기야 소송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삿포로 지방 법원이 온천 측의 대응은 인종 차별이라고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배상을 명했다.(그 후 삿포로 고등 법원에서 확정) 그 외에도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아파트를 임대하지 못하거나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


언젠가 외국인 친구가 "전철을 타면 내 옆자리가 비어 있는데도 아무도 앉지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저 자리, 비어 있는데 어떻게 할까?", "외국인 옆에 앉는 건 싫어."하며 속삭이는 소리가 일본어가 상당히 능숙한 편인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것은 물론이다.


분명 여러분 같은 젊은 세대는 자신이 쓰는 말과는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문화나 사고방식을 가진 외국인이 같은 학급에 있거나 동네에 살고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다르기 때문에 즐겁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얘기지만 아직도 여전히 이질적인 것은 무섭다., 낯선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오타루시에서는 외국인 차별 재판을 계기로 호텔이나 온천 등지에는 외국인을 환영합니다.라는 다양한 언어로 씌어진 팸플릿을 비치해 두거나 외국인 종업원까지 고용하게 되었다. 물론 그 이후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 있기에 즐겁고도 재미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해 주기 바란다.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

내가 어렸을 때는 부모나 학교 선생님들께 자주 이런 말을 들었다. "집 밖에서 혹시라도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따라가거나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것은 물론 유괴 등의 범죄를 우려했던 것.


하지만 이런 말씀도 덧붙였다. "길을 가다가 아저씨나 아줌마가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대답해 드려야 한다." 이것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직 어린아이였던 나는 머릿속이 잠깐 복잡했지만 어른들은 "그것은 네 눈으로 제대로 판단하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지금은 어떨까. 아이들을 둘러싼 사건은 여전히 많이 일어난다. 여러분 중에도 어른들로부터 "누군가 말을 걸어도 절대 따라가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종종 들었을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그저 길을 물으려는 것뿐이었다고 해도 미심쩍을 때는 무시하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줄어드는 것은 어느 면에서는 서글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어느 신문에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도쿄도의 조사에서 인터넷이나 휴대폰 등을 사용하는 고등학생의 43.7%가 메일만으로 친구를 사귀고 있다는 것. 이른바 메일 친구인 셈이다. 그리고 23.2%는 실제로 그 상대와 직접 만난 적도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낯선 사람의 메일을 받고 답장을 보낸 적이 있다.는 고등학생의 비율이 32.9%나 된다는 것. 길을 걷고 있는데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이 갑자기 "안녕하세요? 저와 친구가 되어 주시지 않겠어요?"하고 말을 걸어 온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런 제안에 "네, 그럽시다."하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였다면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메일로는 3명 중에 1명은 답장을 보낸다고 한다. 물론 그 중에는 진짜로 좋은 사람도 있어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는 메일 친구가 되거나 실제로 만나 친구나 연인으로 발전하는 일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중에는 물건을 파는 것이 목적이거나 거짓 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현실 세계에서는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절대 대답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메일 세계에서는 낯선 사람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어도 괜찮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메일이니까 괜찮아. 조금이라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더는 메일을 주고받지 않으면 되니까.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최근에는 메일 주소를 이용해 실제 주소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메일 세계에서도 역시 낯선 사람을 조심해야 할 듯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혹시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도.



chapter 4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자

일기를 써 보자

여러분 중에도 현재 일기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최근까지만 해도 일기 같은 것을 쓰지 않았다. 매일 무엇인가를 조금씩 한다는 것에 정말이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방학 때마다 써야 했던 생활 일기나 중학교 때의 독서 일기는 정말 고역이었다. 대부분 제출하기 전날 한꺼번에 쓰기 일쑤였다.


그랬던 내가 벌써 2년 동안이나 일기를 써 오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매일 매거진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이번 주의 나라는 코너에 1주일 분량의 일기를 게재하면서부터다. 지금은 매일 매거진은 없어졌지만 일기는 꾸준히 쓰고 있다.


매일 매거진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몰랐지만 아주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보내는 전자 메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홈페이지는 이용자가 직접 URL(홈페이지 주소)을 입력해야만 볼 수 있지만 메일 매거진은 상대방이 보내주는 것을 읽는 것뿐이기 때문에 아주 편하다. 게다가 왠지 자기에게만 보내 오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기쁘기까지 하다. 나도 직접 메일 매거진 발행을 시작하고 나서 항상 반가운 마음이 든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다양한 내용이나 형식으로 된 메일 매거진을 쓰고 있지만 나는 일기를 중심으로 한 수필을 매주 한 번 보내고 있다. 정직하게 말하면 무엇을 쓰지?하고 매번 고민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 일기라면 쓸 내용이 없어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지.하고 생각한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기다운 일기를 써 보니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하루에 몇 번이나 낙담하는지, 사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횟수가 의외로 많다는 것 등. 게으름을 피우는 시간이 남들보다 많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그 또한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내 경우는 그다지 좋은 발견은 없고 역시 난 구제 불능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그것을 확실히 알게 되어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일상적인 교제도 남에게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 않고 "전 좀 물러터진 편이라 호되게 말씀해 주세요."하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인간의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정작 나 자신의 마음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놀랄 때가 있다. 나처럼 일기 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인터넷에서 일기 매거진 같은 것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요즘은 아주 간단하게 발행할 수 있는 듯하다. 그러면 분명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정말 의외야. 하고 자신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처럼 구제 불능형이 아니라 멋진 자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일기를 써 보지 않겠는가? 


중학생들이 고뇌하고 있다

대학 수업 시간에 100명 가까운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당신은 살기가 괴롭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이다.


80% 정도의 학생이 느낀 적이 있다., 직접 느껴 보지는 않았지만 이해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중학생 시절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대답한 학생이 많았다. 그 이유는 부모와의 관계, 따돌림, 진학 등 다양했다. 물론 그런 문제는 고등학교나 대학 시절에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어려운 일이 있어도 어떻게 잘 되겠지., 지금은 조용히 참는 거야.하고 어느 정도 대처법을 알고 있다. 맞아,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지.하고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거나 그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지.하고 만화나 소설 등의 작품을 참고로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직 중학생 정도의 어린 학생들은 무슨 일이 있으면 이런 건 처음이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학생 무렵은 자아가 싹트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마찰이나 충돌도 초등학교 때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아빠와 사이가 좋았는데 왜 이렇게 의견 충돌이 심해져 버린 걸까?, 요즘은 친구들하고 싸움만 한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하고 불안해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학교 때 발생하는 문제는 인생의 다른 시기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무겁게 와닿게 된다.


학생들은 이렇게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우리 반 아이들이 나랑 얘기도 안 하는 거예요. 따돌림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학교에 갈 수 없어 매일 멍하니 강가나 공원을 헤매고 다녔어요." "중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아 늘 머리가 아프고 살아 있는 것조차 싫었던 적이 있어요."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반 아이들과 잘 지내지 못한다고 해도 1년만 참으면 졸업하잖아., 성적 같은 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 없어.하고 생각하겠지만 중학생 때는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학생들은 제각기 너무도 힘들다고 느꼈던 중학생 시절을 회상하고는 "대학생이 되니까 마음이 너무 편해졌어요. 지금이 훨씬 좋아요."하고 말했다.


무슨 일이나 신선한 기분으로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중학생 시절. 하지만 그것은 고민이나 문제에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괴로운 일을 겪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편해질 거야."하고 말을 해 주어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대학생들이 "중학교 때는 정말 살기가 괴로웠다. 지금은 정말 편하고 좋다."고 대답해 준 설문 조사에 어느 정도 위안을 받았으면 한다. 어른들은 "너희 때가 가장 행복한 거야."하고 쉽게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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