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

   
야오야오(역: 김진아)
ǻ
제이플러스
   
14800
2015�� 03��



■ 책 소개


중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저자 야오야오의 신간!
‘나’를 아프게 하는 깊고 어두운 심리의 이면을 밝혀낸다


시대의 변화에는 어쩔 수 없이 심리적 질병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룻밤 새에도 걷잡을 수 없이 달라지는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 속도에 사람이 적응해 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의 적응 속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심리적 무리가 뒤따르고, 뒤처지는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그렇다 보니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심리 질병도 생겨나고 있다. 이렇듯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각각의 심리 장애를 겪고 있다. 그중에는 타인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문제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심리 장애들은 너무나 깊고 어두워 그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했던, 스스로조차 통제할 수 없었던 가장 강렬하고 자극적인 심리 장애들이다. 저자는 그동안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금기시했던 9가지의 심리 장애들을 깊숙이 파헤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나를 아프게 했던 마음 속 상처들을 심리학을 통해 위로하고,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을 통해 말못할 마음 속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야오야오
응용심리학 박사이자 국가 2급 심리상담사인 야오야오는 자신만의 성(城)에서 생활하며, 성에 난 창문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그 속에서 정신생활의 큰 즐거움을 찾는 것이 특기다. 동시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해 컬트 무비와 공포 영화 애호가이기도 하다.

 

전작인 『자극적 심리학』은 중국 아마존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가 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전작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저자는 오히려 우울증, 불면증과 같은 심리 불안을 겪었다. 그 시련의 기간동안 저자는 자신의 전공인 심리학을 이용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으며 이 책은 그러한 야오야오 자신의 담금질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었다.


■ 역자 김진아
경성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랑한다면 이렇게 말하라』 『그림으로 읽는 군주론』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는 하버드식 자녀교육법』 『회사생활의 달인』 『경영 지혜 : 중국 5천 년 역사에서 배우는 58가지』 『절대권력(상/하)』 『후진타오』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제1부 자신만의 별에서 온 고독별 사람

1장 세상과 동떨어진 채 홀로 서 있는 아이 chr(124)_pipe 2장 그들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chr(124)_pipe 3장 고독별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규칙이 있다 chr(124)_pipe 4장 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외롭다고 말했지,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해

 

제2부 아득한 광야에 혼자 남겨진 듯한 외로움
1장 자신만의 지옥에서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는 사람들 chr(124)_pipe 2장 그들의 마음은 왜 슬픔으로 가득차게 되었을까? chr(124)_pipe 3장 우울이라는 요괴를 무찌를 방법 chr(124)_pipe 4장 봄이 왔지만, 나는 여전히 볼 수 없습니다

 

제3부 심리적 질병을 만들어내는 잠재의식의 세계
1장 일상생활 속 잠재의식의 흔적들 chr(124)_pipe 2장 잠재의식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chr(124)_pipe 3장 잠재의식을 지배하는 방법, 암시


제4부 잠을 잔다는 것
1장 매슬로의 욕구 단계 chr(124)_pipe 2장 질주하는 수면 소년 chr(124)_pipe 3장 고장 난 신호총, 불면증 chr(124)_pipe 4장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 발작성 수면증


제5부 그림을 통해 마음을 읽는다
1. 로르샤흐의 나무 그림 검사 chr(124)_pipe 2. 나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chr(124)_pipe 3. 나무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가 chr(124)_pipe 4. 종합적인 분석


제6부 성에 대한 비밀과 금기
1장 사랑의 삼각형 이론 chr(124)_pipe 2장 애욕의 열차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chr(124)_pipe 3장 빤히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못하다 chr(124)_pipe 4장 성 기능 장애, 그 배후의 진범


제7부 평범했던 그들이 살인광이 되기까지 
1장 한니발이 걸어온 길 chr(124)_pipe 2장 죽음이 그들을 흥분시킨다 chr(124)_pipe 3장 마음의 암, 반사회적 인격 장애


제8부 죽음보다 못한 삶,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1장 살아남았다는 괴로움 chr(124)_pipe 2장 현실에서 꾸는 악몽 chr(124)_pipe 3장 누가 나를 아프게 하는가?


제9부 죽음, 그 생애 최고의 순간 
1장 피할수 없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chr(124)_pipe 2장 죽음의 5악장 chr(124)_pipe 3장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


옮긴이의 말 어두운 마음의 방에 작은 등불 하나 비추다




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


자신만의 별에서 온 고독별 사람

세상과 동떨어진 채 홀로 서 있는 아이

‘고독’이라는 말은 단어만으로도 슬픔의 색채가 느껴진다. 그래서 누구든 고독에 대해 이야기하면 괜히 서글퍼진다. 만약 창과 문이 모두 닫힌 캄캄한 곳에서 홀로 일주일을 보낸다면, 아마 뼛속까지 스며드는 고독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마치 깊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죽을힘을 다해 소리쳐도 아무런 응답 없이 메아리만 되돌아오는 기분이랄까.


고독은 고립과 달라서, 어떤 때는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여전히 고독하다고 느낀다. 정신적 고독은 아무리 육체적으로 서로 의지하고 있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철저하게 떨어져 지내도 은둔생활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항상 타인과 교류하고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 세상에, 그리고 우리 곁에 ‘고독한 별에서 온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겉으로 보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지만, 몸속 어딘가에 분명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 토마스는 ‘영아’의 기질을 다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별했다.


순한 유형

대다수의 영아는 이 유형에 속한다. 순한 유형의 아이는 비교적 규칙적으로 먹고 자며 새로운 환경과 사물에 잘 적응하고 낯선 사람과도 금방 친해져서, “낯가림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또한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며 부모 말도 잘 듣는다.


까다로운 유형

이 유형에 속하는 영아는 그리 많지 않다. 까다로운 유형의 아이는 한마디로 야단스럽다. 대표적인 특징으로 화를 잘 내고, 툭하면 큰 소리로 울며, 달래기도 어렵다. 또한 새로운 사물이나 환경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느리다. 까다로운 유형 아이의 부모는 종종 힘으로 아이들의 고집을 꺾어야 할 상황을 겪게 된다. 만약 낯선 간호사가 아이의 옷을 입히려 들면, 아이는 고함을 지르거나 울면서 간호사를 발로 차고 손으로 밀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유형의 아이는 부모에게 큰 골칫거리이기 때문에 양육 과정에서 아이와 부모 사이가 멀어지기 쉽다. 때문에 어른들의 인내심과 관용이 뒤따르는 유형의 아이다.


느린 유형

느린 유형의 아이는 순한 유형의 아이처럼 신나게 웃거나 즐거워하지도 않고, 까다로운 유형의 아이처럼 요란하게 울거나 떼를 쓰지도 않는다. 그저 항상 조용하고 위축되어 있으며 의기소침하게 풀이 죽어 있다. 그들은 새로운 사물을 접하거나 특별한 변화와 자극이 생겨도 ‘귀찮아, 나 좀 그냥 내버려둬!’라고 말하며 일단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기분이 좋을 때는 코알라처럼 느릿느릿 다가가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까지 보면 ‘고독별에서 온 아이’는 느린 유형의 영아와 가장 비슷한 기질을 가졌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무관심하고 낯설게 행동하기 때문에 어는 한 유형으로 묶을 수는 없다.


고독별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규칙이 있다

<레인 맨>에서 레인 맨은 월요일 아침마다 똑같은 피자를 먹고, 정해진 시간에 <시민법정>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본다. 이처럼 일부 고독별 사람은 반드시 정해진 선반 위에 자신의 장난감을 두거나, 아침밥도 항상 계란, 주스, 토스트의 순서대로 먹는 등 자신만의 정해진 규칙이 있다. 이렇듯 규칙적인 시간에 규칙적인 순서대로 규칙적인 일을 하는 것은 고독별 사람의 전형적인 ‘의식행위’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만약 하려던 일이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어느 단계가 누락되면, 그들은 세상에 종말이라도 온 것처럼 불안해 하며 화를 낸다. 가령 등굣길에 엄마가 은행에 잠시 들르면, 고독별 아이는 엄마가 늘 가던 길로 가지 않았다며 펄펄 뛴다.


지구별 사람들은 어떤 일에 직면했을 때 우선 정보를 통합적으로 살피고 요점을 파악하는데, 그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세세한 부분은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고독별 사람들은 작은 부분만 집중적으로 신경 쓰느라 전체를 보지 못한다. 예컨대 아래 도표를 보자.


       H                           A     A

     H   H                        A      A

    H     H                       A A A A

  H  H  H  H                     A      A

 H            H                   A      A

H              H                  A      A


지구별 사람들은 대체로 전체적인 형태에 먼저 주목한다. 좌측 도표를 보면 알파벳 ‘H’가 ‘A’ 형태로 그려져 있는데, 이때 대부분의 지구별 사람들은 ‘H’라는 작은 글자보다는 ‘A’와 닮은 도형의 전체적인 형태부터 보게 된다. 이와 정반대로 고독별 사람들은 전체적인 형태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들 대뇌의 주의력은 온통 흩어져 있는 작은 부분인 ‘H’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른쪽 도표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한편 대다수의 지구별 사람들은 익히 잘 아는 구적을 읽을 때는 사소한 오타나 실수로 겹쳐 쓴 글자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전체적인 그림보다 작은 부분을 보는 특징은 그들에게 큰 장점이 될 수 있는데, 가령 사소한 것도 꼼꼼히 살펴야 하는 교정 같은 일에 매우 유익하다.



아득한 광야에 혼자 남겨진 듯한 외로움

그들의 마음은 왜 슬픔으로 가득차게 되었을까?

우울증의 발병 원인은 어느 한 가지로 확실하게 규정지을 수는 없다. 여기서 나는 내 보물 상자를 꺼내 놓을 생각이다. 그것으로 우울증의 발병 원인 하나하나 꿰뚫어 보겠다.


상자 속 물건 하나 : 심리적 발병 원인

이 책이 심리학 책인 만큼 심리적 발병 원인부터 살펴보겠다. 심리학은 크게 행동주의, 정신분석주의, 인본주의 학파가 크게 삼국을 이루고 있고, 그 외 인지주의, 기능주의, 형태주의 등이 각각 학파를 형성하여 논쟁하고 있다. 그렇다면 각 파별로 몇 가지 대표적인 원인을 알아보자.

우선 일찍이 행동주의는 ‘습관적 무력증’ 개념을 이용하여 ‘인간은 왜 사회교류의 두려움에 시달리는가!’ 하는 문제를 해석했다. 여기에서는 그것으로 ‘인간은 왜 우울한가!’에 대해 설명하겠다.


습관성 무력증이란 무엇인가? 다음의 실험을 보자.


개 + 커다란 상자 (상자 문은 닫혀있다) + 전기막대 → 개를 상자 안에 가두고 상자 문을 닫은 뒤 전기막대로 전기 충격을 가한다. 그러면 개는 격렬하게 움직이며 울부짖고 이리저리 날뛰며 부딪친다. 그러면서 얼른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빠져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의미 없는 몸부림을 계속한다. 그 후 똑같은 실험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진행한 뒤에, 다음과 같이 실험 내용에 약간의 변화를 준다.


개 + 커다란 상자 (상자문은 열려있다) + 전기막대 → 개를 상자 안에 가두고 상자 문을 열어놓은 후 전기막대로 전기 충격을 가한다. 그러자 개는 또다시 격렬하게 움직이며 울부짖지만, 이리저리 날뛰거나 부딪치지는 않는다. 상자의 문이 열려 있는데도 개는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상자 안에서 전기 충격이 끝날 때까지 절망적으로 울부짖기만 한다.


습관성 무력증이란 말 그대로 습관적으로 무력함을 느끼는 것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 개는 이미 자신이 처한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도망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노력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전기 충격을 견딘다.


완벽하고 순탄한 인생이란 없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저런 공격과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이런 일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일어나거나 오랫동안 계속된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낀다. 그 결과 상황을 적극적으로 제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마치 실험 속의 개처럼 전기 충격의 횟수가 많아지고 고통이 심하며 괴로운 시간이 길어지면, 반항을 하거나 상황을 바꿀 기운조차 잃어버리고 무참히 짓밟히는 것과 같다. 자기 스스로 상황을 어찌할 수 없으니 그저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다.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이런 습관성 무력증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자기 주변을 좌우할 능력이 없다고 믿으면서 점점 의기소침하고 우울해진다.


상자 속 물건 둘: 생물적 발병 원인

여러 해 동안 가벼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의 사소하지만 인상적인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 “약을 먹어서 우울한 감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크게 한숨을 돌렸다. 그토록 우울했던 내 감정들이 내분비 장애로 인한 것이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치료만 받으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모든 게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저 생물작용이었던 것이다.”


‘생물작용’이라는 말은 인간의 혐오스런 행동,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실연, 타인에 대한 증오 때문에 생겨나는 온갖 나쁜 감정의 책임을 다소 덜어준다. 그래서 일단 ‘생물작용’과 연관시키면 사람들은 죄책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우울증의 발병 원인이 내분비 계통과 확실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장시간의 과학연구 결과 밝혀졌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는 ‘발병 원인 상자’에서 또 하나의 물건을 꺼내어보겠다. 바로 생물적 발병 원인이다. 아래 도표는 내분비 균형과 우울함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혈청소 ↓ ↔ 부신 코르티솔 ↑ ↔ 우울함 ↑


혈청소가 감소하면 부신 코르티솔(cortisol,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우울함이 가중되는데, 이 세 가지 일은 동시에 발생한다! 사실 혈청소가 감소하면 우울한 건지, 아니면 우울함이 혈청소의 감소를 야기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반적인 상황 하에서 부신 코르티솔의 분비는 매우 규칙적이다. 이것은 24시간을 주기로 아침에 가장 수치가 높았다가(이것 때문에 당신은 일어날 수 있다) 낮에는 점점 내려간다. 그런데 우울증 환자의 체내 부신 코르티솔은 하루 종일 수치가 높다. 왜냐하면 수치를 조절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아침에 가장 큰 두통을 느끼고, 우울한 감정이 하루 종일 계속되는 원인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말 그대로 특정한 계절이 되면 발작하는 우울증으로, 계절 중에서는 겨울이 가장 많다. 수많은 동물들이 추운 겨울을 어렵게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울증은 길고 지루한 겨울 동안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욕과 희망의 발걸음이 솟아나는 방해한다.


계절성 우울증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멜라토닌(melatonin)이다! 멜라토닌이 숙면을 돕는 호르몬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숙면 보조 건강식품의 주요 성분도 바로 멜라토닌이다. 그런데 이 멜라토닌은 빛을 받으면 분해되는데, 이로 인해 어두울 때 많이 생산된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겨울철에는 멜라토닌의 생산이 더욱 증가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멜라토닌의 증가가 사람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고 한다.


심리적 발병 원인과 생물적 발병 원인의 해석 이외에, 천성적으로 타고난 ‘우울증 유망주’도 있다. 사람이나 동물에게는 각자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듯이, 질병도 그것이 편애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생리적, 외적 요인으로 인해 여성이 우울증에 빠질 확률은 남성의 두 배나 된다. 심지어 여자들만이 앓는 우울증도 많은데, 대표적으로는 산후우울증, 생리 전 우울증, 생리 중 우울증이 있다.



잠을 잔다는 것

고장 난 신호총, 불면증

수면의 신호총이 고장 나면 수면 소년이 아예 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면증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 장애로, 거의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겪는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불면증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절대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도 이미 불면증으로 인한 졸음 때문에 사망사고, 가정파괴, 경제적 손실 등 참담한 대가를 치루고 있다.


그렇다면 수면의 ‘신호총’은 왜 고장 나는 것일까? 심리적 압박감, 환경, 약물 등의 요인을 제외하고, 일부 불면증 환자들은 체온 조절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증세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잠이 들면 약간의 한기를 느끼는데, 일다시피 그것은 잠이 들면서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체온이 도통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한밤중까지 피로를 느낀다. 마치 어두운 밤의 횃불처럼 체온이 ‘신호총’을 불태워 버리는 것이다.

불면증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점은 바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악순환 때문이다. 누워있는 데도 잠이 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람은 괜히 초조해진다. 그렇게 초조해질수록 더욱 고통스럽고, 고통스러워질수록 더욱 초조해져서, 결국 점점 더 잠들기 어려워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만약 전날 밤에 잠을 자는 데에 실패했다면, 오늘 밤에는 반드시 잠을 자야겠다는 압박감이 커진다. 압박감이 커지면 잠자기에 성공할 도리는 더더욱 없다. 그렇게 매일 밤 최전방에 죽으러 가는 심정으로 침대에 누우면, 시일이 지날수록 불면증과 수면 환경(침대와 침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반사가 형성된다. ‘침실을 보기만 해도 잠이 달아나고, 침대에 누우면 더 말똥말똥해진다.’ 그래서 불면증 환자들 중에는 여행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잠을 청하면 오히려 잠을 더 잘 자기도 한다.


‘신호총’을 수리하는 방법에는 ‘자극-조절’ 요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불면증과 수면 환경 사이에 형성된 악성 조건반사를 없애는 것으로, 아래의 몇 가지 지시사항을 따르면 된다.


1. 출발해야 할 때 출발하자 - 졸리면 무조건 자야 한다!

2. 침대 위에서는 오직 잠과 사랑, 이 두 가지만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침대에 누워서 책이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음식을 먹거나 일을 해서는 안 된다.

3. 정신이 맑고 또렷할 때는 침실에서 머무르지 말자. 침대에 누워 15~20분이 지나도 전혀 잠이 오지 않으면 얼른 침실에서 나오고, 다시 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되돌아가면 된다.

4. 알람시계는 무엇에 사용하나? -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5. 잠깐 쉬려다가 푹 자는 경우가 있다. - 낮에는 웬만해서는 자지 말자!

6. 얼마나 자야 한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만 자면 된다. - ‘나는 무조건 8시간은 자야 돼’라는 식의 잠에 대한 ‘완벽한’ 기대를 버리자. 또한 ‘5시간밖에 못 잔다면 정상적으로 생각하거나 일할 수 없을 거야.’처럼 부족한 잠이 초래하는 결과를 과장해서 생각하지 말자.



죽음보다 못한 삶,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살아남았다는 괴로움

수많은 사람이 온갖 끔찍한 테러, 강간, 지진, 교통사고, 화재, 전쟁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는다. 그런 외상 때문에 생기는 심리적 장애가 바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세 가지 증상은 다음과 같다.


죽거나 헤어진 사람의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이 떠오르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오히려 그렇지 않다. 이런 장애를 앓는 환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비극적 사건을 다시 볼 필요도 없이 당시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왜냐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끔찍한 기억과 악몽 같은 장면이 그들의 머릿속에 갑자기 난입하거나 현실과 악몽 속에서 끊임없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플래시백(flashback, 갑자기 너무 생생히 떠오르는 회상)’이라고 하는데, 환자는 이 때문에 잠시도 숨을 곳이 없다고 느낀다. 이처럼 상처 받은 사건을 또다시 겪는 것이 바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첫 번째 증상이다.


아주 작은 먼지가 피부 위에 떨어지면, 우리는 그것의 존재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이 먼지들이 뭉쳐진 덩어리가 한꺼번에 우리 몸 위로 떨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부에 주는 압력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어떠한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자극의 세기를 감각 역치(sensory threshold)라고 한다. 감각 역치가 크면 클수록 반응을 불러일으키는데 필요한 자극의 세기는 크다.


감정 역치도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은 상처가 너무 크면 오히려 둔감해진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럴까? 어떤 때는 정말로 그렇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감정적으로 둔해지고 주위 상황에 대해 아무런 느낌도 받지 않는다. 그것을 보고 우리는 그들의 감정 역치가 올라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일들은 그들의 감정을 자극할 방법이 없다. 그야말로 ‘냉정’해지는 것이다. 둔해지는 것 이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은 주변 사람들과 소원해지고, 외상과 관련된 생각, 느낌, 대화, 활동, 사람 등 모든 것을 회피하며, 심지어 외상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활동에도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 이처럼 ‘감정적 마비, 소원해짐’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두 번째 증상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한다. 고통스러운 기억 속 목소리나 장면이 다시 생각나면 환자는 곧바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살이 떨려서 얼른 피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전쟁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얻은 제대군인은 우연히 자동차 템퍼링 소리만 들어도 어디에 숨고 싶을 만큼 놀라며, 머릿속으로 전쟁 장면이 떠올라 전쟁터의 공포를 또다시 경험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고통이 다시 나타날까봐 수시로 경계한다. 이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세 번째 증상은 바로 ‘지나친 경계심’이다.


이상의 세 가지 증상 외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은 종종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생존자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들은 자신이야말로 죽지 못한 것이 한스럽고, 사고에서 홀로 무사히 살아나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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